“지구는 내가 하늘나라로 돌아가기 전까지 잠시 빌려서 사는 곳이다. 내가 가도 다음 세대들이 살아야 하기에, 나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다 같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살아가야 한다. 봉사는 행복을 나누는 삶의 방식이다. 몸이 힘들어도 마음이 사랑으로 살아나서 몸도 다시 좋아지는 보약과도 같은 것이다.” _ 지구시민운동연합 경기지부 주용숙 봉사팀장

레스토랑, 패스트푸드점, 야식집 등 먹을 것이 넘쳐나는 세상이라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끼니를 걱정할 만큼 생활고에 시달리는 어려운 이들이 많다. 추운 겨울이 되면 몸도 마음도 더욱 추워지는 만큼, 가슴 시린 이들에게 가장 그리운 건 값비싼 그 무엇이 아닌 고된 삶을 녹여 줄 ‘따뜻한 밥 한 그릇’이 아닐까?

매주 토요일 소외된 독거 어르신과 어려운 장애우들을 위해 사랑의 음식을 전하는 이들이 있다. 지구시민운동연합 경기지부에서 ‘사랑의 반찬배달’ 활동을 하고 있는 주용숙 씨(봉사팀장)와 장영아 씨(배달팀장)가 그들이다.

▲ 지구시민운동연합 경기지부 주용숙 봉사팀장(왼쪽)와 장영아 배달팀장(오른쪽) [사진=이효선 기자]

지난달 25일 두 사람을 만나기 위해 팔달구 지동에 있는 지구시민운동연합 사무실을 찾았다. 이들은 ‘사랑의 반찬배달’ 봉사활동의 메인 멤버다. 매주 반찬 메뉴 선정에서부터 장보기, 재료 준비, 음식 요리, 반찬 배달까지 모든 일을 서로 의논하며 함께 진행한다.

주 팀장은 “경기지부는 11년 전부터 어려운 계층을 위해 수원 매탄동에 있는 효원공원에서 무료급식을 해왔다. 이것을 내가 이어 받아 지난해 5월부터 사랑의 반찬배달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무료급식에 못 나오시는 힘든 분들을 위해 더 발로 뛰며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동사무소에서 어려운 분들을 추천해 주신다. 현재는 추천해 준 이들을 중심으로 27가구에 반찬을 배달한다”고 말했다.

반찬은 쇠고기 메추리알 장조림, 취나물, 멸치볶음 등 어르신들 몸에 좋은 먹거리로 5가지를 준비한다고 한다. 아침 9시부터 모여 요리를 시작, 오전 10시 30분에서 11시 사이에는 반찬을 꼭 전달해드린다. 최대한 따뜻하게 드실 수 있도록 요리 시간을 아끼기 위해 집에서 요리 구상을 미리 해올 정도다.

장 팀장은 “정말 챙겨줘야 하는 어려운 집들이 있다. 이 반찬으로 일주일을 사시는 분들도 계신다. 그래서 이 반찬만 드셔도 영양이 채워지게끔 메뉴를 구성한다. 토요일만 되면 이 반찬을 받으려고 밖에 나와 우리를 기다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계신다. 일 때문에 피곤해도 어르신들 생각만 하면 장을 소홀히 볼 수도, 봉사에 빠질 수도 없다”고 한다.

▲ 사랑의 반찬배달 봉사활동 참가자들 모습 [사진제공=지구시민운동연합 경기지부]

이들의 사랑과 정성에 어르신들은 반찬 통에 고맙다는 쪽지를 넣어 보내거나 전화를 직접 하기도 한다. 수화기 너머로 그저 “고마워서 어떡해, 미안해서 어떡해”란 말만 되풀이하지만 이보다 더 감동적인 말도 없다. 이들 반찬에 감동한 이웃들은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추천하며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장 팀장은 “반찬 다 배달하고 나면 남는 음식이 없다. 우린 뭐 먹느냐며 남은 김치로 부침개 부쳐 먹으며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다 주는 그 마음이 바로 봉사자들의 마음"이라며 "봉사하면서 내가 커지는 느낌이 든다. 마음이 넓어지고 편안해진다. 봉사는 마음을 채우는 보물 통장과 같다. 누군가를 도울 때마다 저금통에 돈이 쌓이듯이 마음에 정이 쌓인다”고 활동 소감을 밝혔다.

주 팀장은 “함께 더불어 잘 사는 공존의 삶, 서로 어울려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다. 음식 만들 때 정말 정성을 다한다. 이 음식을 드시는 어르신들이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며 봉사활동에 대한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지구시민운동연합 경기지부(대표 정옥랑)는 ‘사랑의 반찬배달’ 외에도 선행한 학생을 위한 홍익장학금' 지원, 교복지원 사업, 불우이웃돕기 쌀 기증, 소외계층을 위한 생필품 지원, 하천정화 환경사업(안양천, 정안천), EM 친환경 강의 및  천연비누 제작 등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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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Intro: 가슴 따뜻한 지구시민 이야기 시작합니다
"남을 돕는 일, 내 행복의 시작입니다"

[2편] 인터뷰: (주)동곡농산대표 김산태 씨
"서로 기대며 사는 인생, 나눌 수 있어 감사합니다"

[3편] 인터뷰: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지부 정혜영 사무국장
"봉사, 남을 위한 희생 아닌 나를 위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