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시여, 새해에도 열심히 바른 역사를 알리는 사업을 펼쳐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만드는 일에 매진하고자 하오니 굽어 살펴주소서."

2014년 새해를 맞아 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는 강화 마니산 참성단에서 신년 천제를 올리며 첫 활동을 시작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하늘의 자손이라는 자부심이 있었고, 해마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왔다. 많은 기록을 통해서도 단군에 대한 제사가 해마다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역사 말살 정책으로 단군을 신화로 만들면서 그 명맥이 끊어졌다. 주변국들이 그렇게 빼앗으려 했던 우리의 조상과 우리의 역사를 잊지 않고 지켜낸다는 자부심으로 설산을 올랐다.

▲ 마니산 참성단 가는 길 곳곳에 기암괴석이 있어 산을 찾는 이를 반겨준다.

기운이 좋다고 알려진 마니산에는 새해를 맞아 많은 인파들이 몰렸다. 마니산 입구에 ‘마니산과 기(氣)’라는 안내판이 있어서 흥미롭게 읽어보았다. 강화도 마니산은 북쪽의 백두산과 남쪽의 한라산까지의 거리가 같아 한반도의 중심, 배꼽이라고 한다. 지형, 풍수, 역사적으로 기가 충만하여 상서로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 마니산은 기운이 좋은 곳이다. 강화군에서 이를 알리는 표지판을 세웠다.
자기탐사기 ‘엘로드’의 측정값이 합천해인사나 대구 팔공산보다 높아 우리나라에서 가장 기가 센 곳이라는 설명이다. 또 「비평과 전망」(2001. 3.)의 글을 인용해 놓았는데, “우주선 아폴로 16호가 달에 착륙하여 탑승한 우주인들이 지구를 내려다보니 유난히 보라빛 서기(瑞氣)가 뻗치는 곳이 보여 사진을 찍어두었다. 후에 지구로 귀환하여 그 곳이 어디인지 알아보았더니 그곳은 바로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 정상이었다 한다.” 이런 정보를 얻고 나니 더욱 진지한 마음으로 올 한해의 계획을 다짐하며 한 발 한 발 정상을 향해 올라갈 수 있었다.
▲ 마니산 참성단.

마니산 정상에 있는 참성단은 사적 제 136호로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쌓은 제단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오늘날에도 전국체전 때 이곳 참성단에서 봉화를 채화하고 개천절에는 제천행사가 거행된다. 오를 때는 가파른 계단의 참성단 등산로가 아닌 평지인 단군 등산로로 올라갔다. 그래도 마지막 372개의 계단은 숨이 턱에 차오를 듯 올라야했다. 추운 겨울임에도 다들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며 계단을 오르면 기암괴석들이 장관을 이루며 힘겹게 올라온 보람을 느끼게 한다. 또 산 아래로는 김포와 영종도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강화바다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 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회원들이 정성을 다하여 천제를 올리고 있다.

멀리보이는 참성단의 뒷모습은 잉카문명의 마추픽추가 떠오르며, 강화도에서 본 많은 고인돌과 함께 우리나라가 세계 거석문화의 중심지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참성단은 둥근 기단 위에 네모나게 제단을 만들어 ‘천원지방(天圓地方)’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우리 전통의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 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회원들이 강화도 마니산참성단에서 천제를 지내고 힘찬 새해를다짐했다.

현재는 참성단에서 제를 올리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참성단이 보이는 바로 옆 봉우리에서 천제를 지냈다. 준비해간 제수를 올리고 시민연대 회원들 모두 정성스런 맘으로 천제를 지냈다. 잔을 올리는 손길마다, 삼배를 하는 몸가짐 하나하나에서 ‘정성’이란 단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정성(精誠),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 작년 한 해 동안 시민연대는 학교에서 ‘국경일이야기’수업, 우리의 역사현장을 알기 위한 현장답사, 역사강사 양성 등의 활동을 하며 열심히 달려왔다. 2014년에도 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는 정성스런 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고 그 결과는 겸허히 하늘에 맡기는 무심(無心)의 자세로 임할 것임을 하늘에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