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國學)은 말 그대로 나라의 학문이다. 외래 문물이 들어오기 이전 그 민족만의 고유한 학문과 문화를 지칭하는 말이다. 일본과 중국은 민족적, 국가적 정체성 확립을 위해 국가가 나서서 국학을 교육시키고 있다.

 대한민국에도 국학을 전문으로 교육하고 전하는 곳이 있다. 바로 '국학원'이다. 충남 천안에 본원을 두고 전국 16개 시도에서 수많은 '국학강사'들이 한민족 고유의 정신과 철학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일본, 중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 '국학원'은 온전히 개인에 의해 만들어진 사단법인이다. 즉, 국가기관이 아니라는 말이다.

▲ 단기 4346년 전국 국학강사대회가 11월 16일 충남 천안 국학원 본원에서 개최되었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300여 명의 국학강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새로운 1년을 다짐했다.

 국가 정체성을 잘 알리고자, 민족적 자긍심을 널리 전하고자 지난 33년을 국가 지원 없이, 오로지 순수한 열정과 자부심으로 활동해온 이들이 있다. 바로 '국학강사'들이다.

 한 세대가 바뀔 시간 동안 섬마을 보건소에서 직장 회의실까지, 유치원 어린이들부터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들에게까지 대한민국 국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국학을 알려온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잔치를 벌였다.

 국학원은 지난 16일 충남 천안 국학원 본원 4층 대강당에서 전국 16개 시도 국학강사들과 함께 '4346 전국 국학강사대회'를 개최했다. '핵심 중에 핵심'을 자처하며 모인 300여 명의 국학강사들은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새로운 1년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 국학원 장영주 국학원장(좌)과 국학운동시민연합 이성민 대표(우)

 3대 국학원장인 장영주 국학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국학을 통해 국학강사인 우리가 먼저 얼이 커져서 신과 같이 된 '국학 어르신'이 되자"며 "여러분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주인공"이라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먼저 한 명의 국학강사가 일당백으로 국학을 전해야 한다"며 "내가 사는 지역에 숨어있는 국학 요소들을 발굴하고 또 연구하며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연계해서 공유하고 또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격려사를 전한 국학운동시민연합 이성민 대표는 "우리의 노력으로 국학이 자리잡게 되었지만 여전히 국학을 오해하고 왜곡하는 이들이 있다"며 "국학은 이 민족, 이 지구 모두의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그만큼 우리 국학강사의 활동 무대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라며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더욱 크게 발전해나가자"고 말했다.

▲ 전국 16개 시도 지역 국학원 깃발을 든 기수대가 입장하고 있다.

 이어 16개 시도 국학원에서 준비한 지역별 UCC(동영상)와 포트폴리오 발표가 진행되었다. UCC에서는 지역 국학강사들과 함께 광화문을 배경으로 모델과 같은 워킹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은 서울국학원이 1등의 영예를 차지했다. 포트폴리오에서는 각 지역이 지난 1년 진행했던 프로젝트와 성과 등을 자랑하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또 다가올 2014년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각 지역 대표 국학강사들이 무대로 나와 '5분 스피치'를 하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5분 스피치에서는 '백 만 명의 국학회원을 염원하며'라는 주제로 발표한 울산국학원 손현주 국학강사가 1등을 차지했다. 손 강사는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고 싶다면, 이 세상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 바로 국학활동에 동참해 달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호소했다.

 5분 스피치 2등에 오른 서울국학원 박화정 국학강사는 자신이 사는 지역 백제 유적지를 소개했다. 박 강사는 "무심코 지나쳤던 공원이었는데 국학활동을 하면서 내 주변부터 살펴보다가 백제의 혼이 바로 곁에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다양한 사진과 역사적 배경에 대해 발표했다.

▲ 국학강사대회에서 마련된 '5분 스피치'(사진 왼쪽)와 지역별 'UCC-포트폴리오'(사진 오른쪽)에서 입상한 국학강사들이 국학원 원암 장영주 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번 국학강사대회에는 단기연호연구소 고덕원 소장이 참석해 '단기연호 법제화'의 진행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 소장은 "지난 2011년 종교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로 폐기했던 단기연호 법제화가 오는 12월 3일 국회안전행정위원회에 상정되어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국학강사인 우리가 중심으로 추진한 법안인 만큼 꼭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33년 '국학' 한 길을 걸어온 국학원(www.kookhakwon.org)은 한민족의 정신과 문화의 뿌리를 연구하고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순수 민간 교육 및 연구기관이다. 분기별, 월별로 다양한 국학특강과 국민강좌, 동북아 학술회의 등을 개최하고 있다. 특히 매년 삼일절과 광복절, 개천절은 전국 16개 시도 국학원이 중심이 되어 3대 국경일을 대국민축제의 날로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더불어 사는 홍익정신의 실천을 위해 국학평화봉사활동으로 실직자 무료급식, 소년소녀 가장 돕기, 북한동포돕기, 난민 구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