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제6회 한민족 역사·문화 청소년 글짓기 논술대회에서 고등부 장려상을 받은 윤정하 학생(안화고 1)의 글. 국학운동시민연합과 동북아역사재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논술대회에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총 816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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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도, 뜨거운 감자였던 동북공정이 공식적으로 끝났다. 그러나 중국은 동북공정 연구 결과들을 일반 지도나 박물관 안내문, 일반도서와 같이 실생활 곳곳에 여전히 쓰고 있다. 이런 점에서 동북공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중국은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만들어, 동북아 역사에 대해 중국에 유리하게 연구하고 그 결과를 실생활에 적용시켜 자국민들에게 동북공정 결과를 주입시키는 등 단계적이고 치밀하게 고조선, 고구려사 등의 한국사를 중국사로 편입시키려고 노력 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동북공정에 바르게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동북아 역사재단’의 예산을 최근 정부가 15% 정도 깎고 있다는 소식과 올해에서야 국회의원들이 동북지역을 공식적으로 방문했다는 일들을 통해 우리의 노력이 부족하다 것을 알 수 있다.

 공식적으로 동북공정이 끝났다고 안심하고 마음을 놓을 수 있지만 최근에는 언급했듯 실생활에 적용시키고 이전보다 더 많은 동북아 역사 전문 연구가들이 등장하면서 동북공정에 대한, 더욱 심화되고 구체적인 연구를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역사적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누구보다 중국이 주장하는 동북공정의 내용을 정확히 알고 그에 반박할 수 있는 적당하고 적절한 근거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펼치는 이유는 단순하게 역사를 편입시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의 정세를 파악한 후 동북공정을 통해 한반도가 통일한 이후 동북아의 국제 질서 정리에 적극 가담하고, 중국 내의 소수민족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정치적, 사회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이러한 의도를 가진 동북공정은 고조선사, 부여사, 고구려사, 발해사, 국경에 대한 내용으로 나뉘는데, 여기서 다룰 내용은 순서대로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사에 대한 내용이다.

 첫째로, 중국은 고조선에 대해서 ‘고조선은 기자조선, 위만조선, 한사군으로 이어지는 나라’라는 주장과 ‘진나라 때의 장성이 대동강까지 미쳤으므로 그 고조선이 중국에 속했었다.’라는 주장을 연구 결과로 발표했다.

 그러나 고조선은 기자가 조선으로 이주해 오기 전부터 형성된 중국과는 양식이 다른, 독창적인 청동기 문화를 이어오고 있었으며 그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고 계속 유지하였다. 위만 조선도 최상위 지배층만 바뀌었을 뿐, 조선인 고위관료들은 여전히 많았다. 조선이라는 국호도 계속 사용했으므로 국가의 정체성에는 변화가 없었다. 또한 만리장성에 관해서는『사기』에서 만리장성의 동쪽 끝이 요동까지 이어져있다고 적은 기록이 있다. 게다가 중국이 연, 진이 축조한 장성이라고 주장하는 대령강 일대의 장성은 조사결과 고려시대 것으로 밝혀졌다.

 둘째로, 중국은 부여에 관해서도 ‘부여가 선비족의 문화이거나 중국 지방 문화’라고 주장했다. 『삼국지』「위지」동이전에는 부여가 예맥 땅에 있었으며 고구려를 예맥인(濊貊人)으로 칭해 고구려가 부여의 별종이라는 내용이 있다. 또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것과 같이 고구려와 백제 모두 그 뿌리 부여에 두고 있다고 말하며 동족의식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셋째로, 고구려에 관해서는 고구려를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명명하며, 고구려와 중국왕조의 조공과 책봉관계, 고구려와 수. 당과의 전쟁 모두 지방정권과 본국과의 관계로서 풀어낼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고구려는 요동과 한반도의 토착세력인 예맥족의 후예로, 삼한의 한족과 같은 민족이었다. 또 그들은 독자적인 천하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大王이라는 황제와 같은 수준의 단어를 사용하며 고구려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말은 성립될 수 없다. 그리고 중국과의 조공, 책봉관계는 중국과의 교류를 위해 동아시아에 널리 퍼져있던 일종의 무역양식으로 신라, 백제, 일본, 베트남 등지에서도 당연시되던 방법이었다. 수. 당과의 전쟁도 고구려를 물리쳐 한반도를 정복하려는 수. 당의 야심에 고구려가 대응한, 나라와 나라간의 전쟁이었다. 고구려가 망한 뒤에도 고구려인들은 끊임없이 검모잠과 안승 등이 부흥운동은 일으켰고, ‘보덕국’이 잠시 존재하기도 했다. 또한 발해, 후고구려, 고려가 고구려 계승의식을 드러내며 나라를 성립하였고 대외적으로 이를 알렸다. 이 중 고려는 고구려의 수도였던 서경을 중시하여 북진정책을 내세우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으로 보아 고구려는 우리 민족의 나라이고 우리의 역사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발해도 자신의 역사라고 주장하는데, 중국은 『신당서』, 『구당서』의 ‘말갈이라는 호칭을 버리고 발해라고만 했다.’라는 기록을 바탕으로 ‘발해가 자신의 소수부족 중의 하나인 말갈족의 나라’라고 주장하며, 따라서 발해는 그들의 지방정권이었다고 주장한다.

 『신당서』와『구당서』의 기록 중 말갈이라는 호칭은 발해의 국호가 아니라 그저 말갈족이 많았던 것을 칭한 것이며, 발해인 들은 그들의 나라를 스스로 ‘振國’이나 ‘고려’, ‘고려국’이라고 칭하였다. 실제로 일본에 보낸 외교문서에, 발해왕이 스스로 자신을 고려국왕이라고 칭하였던 기록과 자신들이 고구려 땅을 바탕으로 부여를 이어받았다고 한 기록이 있다. 발해는 또한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하고, 당나라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빈공과에서 많은 발해인 들이 급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발해는 고구려 계승의식을 가지고 있던 독립국가가 확실하다.

 이렇게 잘못된 주장이 많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역사를 지켜내려면 국민들이 기본적으로 한국사에 관심을 가지고 서희가 거란의 소손녕과 논리적으로 고려가 고구려를 계승한 것임을 말하며 외교 담판을 벌였던 것처럼 그들의 논리에 적절히 반박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동북공정에 관해 의견을 물어보면 당연히 우리가 맞다고만 하거나 중국인을 무조건적으로 욕하는 게 대부분이다. 우리는 그런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료를 바탕으로 인정된 사실을 잘 알고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덧붙여 우리 주변 국가의 역사도 정확히 알고 당시 주변국들의 상황과 우리와의 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하여 역사왜곡을 바로 잡아야 한다.

 동북공정 이후 중국에서는 전문적인 연구자들이 계속 등장해 더 활발하게 여러 사료를 바탕으로 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상황을 고려해 한국 고대사에 관해 연구지원을 늘리고 전문적인 연구원들을 많이 발굴해야한다. 우리가 그동안 등한시했던 고대사, 특히 고조선, 고구려 발해에 대한 본격적으로 깊이 있는 연구와 그에 대한 지원이 필수이다. 이를 바탕으로 동북공정에 관한 올바른 사실을 세계에 알릴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사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사, 동아시아사의 관점으로 한국사를 더욱 객관화하여 관련된 연구를 심화시켜서 세계적인 학술 대회 같은 곳에서 발표하는 등의 일을 해야 한다. 세계인 어느 누구라도 한국사에 관한 진실을 알 수 있도록 해 세계적으로 한국고대사를 한국사로 당연히 인정하고 중국의 숨겨진 의도에 대한 비판하는 분위기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 학생들에게 한국사교육에 관한 기회를 많이 마련해 주어야한다. 요즘 새로운 교육 과정에서 한국사가 선택과목으로 정해져 말이 많다. 국사라는, 국어만큼이나 기초적인 교육과정을 선택하라는 것은 우리에게 ‘혼’을 선택하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러한 교육적 측면에서 교과서의 내용도 객관적이고 세계사적인 관점에서 서술하는 것과 국민들과 학생들이 국사에 더욱 관심을 갖고 역사적 지식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국가적인 입장에서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우리에게 역사적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역사분쟁에 시달릴 것이고 간도분쟁, 독도영유권분쟁과 같은 영토분쟁도 계속될 것이다. 역사분쟁은 그저 과거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현재 혹은 향후의 국제적인 위치와 국내에서의 안정도모를 위해 벌이는 일이다. 역사는 현재, 미래까지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위에서 제안한 노력을 장기적으로 개개인, 더 나아가 정부 차원에서 대응한다면 동북공정, 독도영유권, 간도분쟁을 올바르게 해결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후에 통일사회가 왔을 시 중국, 일본, 미국 등의 나라에 뒤지지 않고 유구한 역사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입지를 더 확고히 하고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