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은 무슨 날일까. 많은 이들이 '빼빼로 데이'라고 답할 것이다. 숫자 '1'의 모양새가 어느 막대 과자의 모양과 비슷하다는 이유에서 만들어진 날이다. 

 하지만 11월 11일 오전 11시를 콕 집어 말한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 세계는 부산을 향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부산 남구 UN기념공원에서 열린 '부산을 향하여' 추모식에 참석한 캐나다 참전용사 빈스 커트니씨가 헌화를 하고 있다. [제공=국가보훈처]

 미국과 캐나다, 뉴질랜드, 남아공, 터키 등 6.25전쟁에 참전했던 5개국은 우리나라 부산의 시각에 맞추어 11월 11일 오전 11시가 되면 부산을 향해 묵념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부산을 향하여(Turn Toward Busan)'를 통해 6.25전쟁 중 전사한 참전용사들을 기리기 위해서다.

 국가보훈처(처장 박승춘)는 오는 11일 오전 10시 50분에 부산 UN기념공원에서 '부산을 향하여' 추모식을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최완근 국가보훈처 차장, 영연방 4개국 대사관 관계자, 보훈단체장, 참전용사 및 일반시민, 학생, 군인 등 300여 명이 참석한다. UN기념공원에 안장된 영연방 4개국 참전용사의 유가족 30여 명도 참석하여 그 의미를 더한다.

 추모식은 오전 11시 정각에 6.25전쟁 중 전사한 참전용사를 위한 묵념으로 시작된다. UN기념공원 안장자 유가족 대표 및 참석내빈들의 헌화, 최완근 국가보훈처 차장 추모사, 학생대표의 감사편지 낭독, 추모공연의 순으로 진행된다. 추모식 후 유가족 30여 명은 UN기념공원에 안장된 자신들의 아버지 묘역을 찾아가 60년 만에 애틋한 마음을 전한다.

▲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부산 남구 UN기념공원에서 열린 '부산을 향하여' 추모식에서 이번 행사를 제안한 캐나다 참전용사 빈스 커트니 씨가 추모사를 하고 있다. [제공=국가보훈처]

 '부산을 향하여(Turn Toward Busan)' 추모식은 지난 2007년 캐나다의 빈스 커트니(Vince Courtenay, 6.25전쟁 당시 종군기자)씨가 세계 유일의 UN군 묘지인 UN기념공원을 향해 추모행사의 개최를 제안하면서 시작되었다.

 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이자 영연방국가(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현충일(Remembrance Day), 미국의 제대군인의 날(Veterans Day)이다. '부산을 향하여' 추모 행사에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남아공, 터키 등 해외에서도 동참의사를 밝혔다. 참전국 현지 상황에 맞춰 추모행사를 개최한다. 국가보훈처에서는 UN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를 표하는 국가보훈처장 명의의 추모 메시지를 각 참전협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