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은 중요한 정신문화 자산으로 '충효정신'으로 꼽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하 한중연)은 25일 한중연 장서각 세미나실에서 '현대 한국 시민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적 가치 재정립'으로 시행된 이번 조사는 일반 국민 1천 200명, 전문가(윤리학 전공 교사 등) 79명 등 모두 1천279명을 대상으로 했다.

응답자들은 중요한 정신문화자산으로 충효정신(18.5%), 생명존중(11.9%), 경로정신(9.6%), 인문정신(8.6%), 상부상조(7.2%), 자비(6.5%), 선비정신(4.5%) 순으로 꼽았다.

정신문화를 발전시켜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문화자산으로는 한글(34.7%), 한식(22.4%), 아리랑(6.6%), 한복(6.0%), 한옥(5.9%), 팔만대장경(5.7%), 태권도(4.7%) 순으로 응답했다.

정신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인물은 세종대왕(21.2%), 이순신(11.8%), 광개토대왕(6.2%), 김구(6.2%), 안중근(5.7%), 신사임당(5.1%), 태조 왕건(3.2%), 정약용(2.3%) 순으로 높았다.

응답자들은 한국인으로서 갖춰야 할 자격으로 한국 국적을 갖는 것(19.0%)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 출생(17.1%), 부모공경 등 전통문화를 따르는 것(16.1%), 한국인임을 느끼는 것(14.1%), 한국의 정치제도와 법률을 존중하는 것(14.0%) 순이었다.

한국에 대한 자부심의 분야별 총 평균은 3.45점(5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세부분야별로는 스포츠(3.86점) 분야가 가장 높았다. 과학기술(3.74점), 역사(3.68점), 문화 예술문학(3.66점), 민주주의(3.54점), 경제(3.31점), 군대(3.22점), 사회 전반적 공평 대우(3.21점), 사회안전망(3.17점),
전세계 정치적 영향력(3.15점)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에 대한 동의 정도는 5점 기준으로 3.54점으로 중간보다 약간 높은 정도였다.
특히 나라가 잘못하면 부끄러움을 느낌에서 3.92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더라도 국민은 나라를 지지해야 함에서 3.19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한국의 부정부패에 대한 점수로 5점 만점에 2.44점을 줬다. 주변 국가인 북한(2.03점), 중국(2.06점)보다 높았지만 러시아(2.54점), 일본(2.89점), 미국(3.05점)보다는 낮았다. 5점에 가까울수록 부정부패가 없음을 의미한다.

국제기구의 역할 확대에는 긍정적(3.14점)이었다. 주변국의 친밀도는 미국(3.71점), 중국(3.02점), 북한(2.59점), 일본(2.55점), 러시아(2.53점)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미국을 협력의 대상으로, 북한을 경계 및 지원 대상으로, 러시아와 중국은 경쟁 및 협력 대상으로, 일본은 경쟁 및 경계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았다.

다문화 인식을 묻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어느 정도 이웃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마약복용자(1.51점), 범죄자(1.92점), 동성연애자(2.54점), 음주자(2.85점), 외국인 노동자·이민자(3.47점), 타인종(3.59점), 타언어 사용자(3.68점), 동거인(3.74점), 타종교인(4.05점) 순으로 답했다.

현재의 남북한 관계에 대한 우호 정도는 5점 기준으로 2.52점으로 중간보다 다소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남북한 통일의 필요성은 3.25점으로 중간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남북한 통일에 대한 생각은 '통일을 서두르기보다 여건이 성숙하기를 기다려야 한다'(53.6%), '현재 대로가 좋다'(29.6%), '통일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8.7%),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가능한 한 빨리 통일이 되는 것이 좋다'(8.1%)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 공동체 가치에 대한 평균은 3.51점으로 중간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으며, 법 준수가 3.66점으로 가장 높았고, 질서의식이 3.34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마음에 안 들어도 해외이민을 생각해 본 적이 없음'에 대한 동의 정도는 5점 기준으로 3.54점으로 중간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침략을 받게 되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귀국하겠다'에 대한 동의 정도는 5점 기준으로 3.34점으로 중간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5점 기준으로 응답자들은 일반적으로 '타인을 신뢰'(3.07점)하고 있고, '현 한국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유·인권·평등이 실현되고 있다'(3.26점)고 응답했다.

'현 한국 사회가 자유 시장 경제 질서를 존중하고 있다'(3.39점)는 데에도 높이 동의했다. 응답자들은 자신의 이념을 중도(40.0%), 보수(33.9%), 진보(26.1%) 순으로 파악했다.

한중연 관계자는 "이번 시민의식조사 결과는 기존의 정부수준에서 실시하는 안보의식조사, 통일의식조사 등과 같이 한국인의 시민의식 전반에 대한 진단을 통해 학술적·정책적 시사점을 얻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8일까지 진행됐다. 일반국민은 면접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83% 포인트), 전문가들은 온라인 조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