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래 연세대 의대 교수
운동이 신체 기능뿐만이 아니라 뇌 기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조성래 교수팀은 운동 등 다양한 자극을 주는 동물 모델에서 실험쥐의 뇌신경 계통 기능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실험에 이용된 모델은 장난감이나 터널, 수레바퀴 등이 설치된 대형 사육장에 12∼15마리의 쥐가 생활하도록 되어 있다. 학계는 ‘풍요로운 환경(enriched environment) 모델’이라 불린다.

연구팀은 32마리의 정상 쥐를 대상으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풍요로운 환경과 대조 환경을 조성해 2개월 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풍요로운 환경에서 운동 등 여러 자극을 받은 쥐들이 대조군에 비해 운동능력과 기억능력이 향상되고, 뇌 유전자 발현의 변화가 유도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운동을 통해 신경 시냅스 신호전달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발현돼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 물질의 농도가 높아졌다” 라며 “이는 집중력 장애나 우울증 환자에게 쓰는 약제와 같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뇌성마비 모델인 저산소성-허혈성 뇌손상 동물 실험에서도 운동 및 재활치료 환경을 통해 대표적 운동조절 기관인 뇌 전두엽과 기저핵, 소뇌 부위에서 성장 인자의 발현이 증가됐다.

조 교수는 “총 30마리의 뇌성마비 동물에서 섬유아세포 성장인자(fibroblast growth factor-2)가 대뇌 운동조절 영역에서 증가됐고, 이런 성장인자의 발현을 매개로 뇌혈관 생성이 증가됐으며, 신경학적 기능 회복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운동 및 재활치료가 단순히 몸을 튼튼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뇌신경 기능 향상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입증됐다”면서 “뇌성마비나 뇌졸중, 파킨슨병과 같은 뇌신경계 질환 환자에게 적극적이고 다양한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플러스 원(PLoS One)’ ‘브레인 리서치(Brain Research)’ 등 4개 학술지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