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는 저마다 모양새를 뽐내며 국민에게는 하나라는 통일감을 주고, 국외에서는 그 나라를 대표해 세계인들에게 선보여진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국기들은 크게 두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종교적 신념이나 정치적 이념을 표현하는 것 하나, 그리고 영토나 자연환경을 표현하는 것 하나.

 대표적으로 미국의 성조기는 주가 하나씩 늘 때마다 국기 속 별을 추가해서 그려넣는다. 후자에 속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기는 이슬람교의 코란 1절을 적어두고 아래에 칼 한 자루를 그려넣었다. '알라 이외에는 신이 없다'는 뜻과 함께 칼 한 자루를 둠으로써 종교에 대한 신념과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다. 전자에 속한다.

▲ 원암 장영주 국학원장 [사진=국학원]

 그렇다면 우리의 태극기는 어디에 속할까. 한민족의 역사와 전통문화, 철학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국학원의 장영주 원장이 이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장 원장은 지난 9월 30일 한국정책방송(KTV)의 '파워특강'을 통해 태극기로 보는 한민족의 우수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장영주 원장의 '태극기 이야기' 강의 영상 보기 '클릭']

 장 원장은 가장 먼저 대한민국의 국기, 태극기에서 한민족의 '혼'을 읽어냈다.

 "국기에는 그 나라의 얼, 바로 혼이 서려있다. 한민족의 혼이 담긴 태극기는 한민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한몸 같은 것이다.
 태극은 삼태극도 있고 양태극도 있는데 삼태극부터 시작하면 그 역사가 6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부에서는 '태극'이라 하면 중국의 것을 떠올리곤 하지만, 태극은 환웅시대부터 내려오는 한민족의 고유한 문양이다. 우주의 원리와 철학을 담아 도형화한 것이다."

 우주의 원리와 철학이 도형화된 태극, 그렇다면 한민족은 국기의 분류에서 어디에 속하는 것일까. 장 원장은 "태극기는 영토나 신념, 이념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범우주적 철학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태극기의 붉은 색은 태양의 붉은 기운을 뜻한다. 태양의 뜨거운 기운은 땅으로 내려온다. 이 에너지가 돌아 내려오는 것을 표현한 것이 태극의 붉은 부분이다. 여기에 태극기의 푸른 색은 땅의 수(水) 기운이 태양의 열기에 의해 증발되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형상화한 것이 바로 태극이다. 화기(火氣)는 내려오고 수기(水氣)는 올라가면서 비와 구름의 움직임을 통해 만물을 살려내는 자연현상 원리를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의 태극기다."

▲ 장영주 원장 뒤로 태극기에 담긴 우주와 생명의 원리, '수승화강'에 대해 설명하는 프로젝트 화면이 비춰지고 있다. [사진=국학원]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다. 이를 '수승화강'이라고 한다. 심장의 화기는 아랫배로 내려가고 신장의 수기는 아래에서 머리로 올라가는 것. 배는 따뜻하고 머리는 시원해야 사람이 건강하다. '홧병'이란 화를 다스려 내리지 못해 위로 올라갔을 때 생기는 병이나. 분노와 울화를 조절하지 못해 이른바 '뚜껑이 열린 것'이다. 이는 삶의 불균형, 생명의 불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현상의 이치를 담고 있는 태극기의 원리는 바로 인간의 생명 원리와도 정확하게 일치했다. 장 원장은 이를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고 설명했다.

 태극기는 이처럼 보이지 않는 우주의 철학과 에너지의 흐름, 인체의 신비를 고스란히 상형화한 것이었다. 이는 태극을 둘러싼 '건 곤 감 리'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고 했다.

 '하늘 건, 땅 곤, 구덩이 감, 떨어질 리'. 하늘을 알고 땅을 알면 둘로 나눠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민족 전통 육아법을 통해 아기때부터 가르쳐져왔다. '도리도리 짝짝궁, 건지곤지 잼잼'이 바로 그것이다.

 "도리도리 짝짝궁을 통해 하늘을 알고 '건지', 땅을 알면 '곤지', 이것이 둘이 아니라 '짝짝' 합궁한 것 '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늘에는 '천도', 땅에는 '지리', 즉 하늘에는 '도(道)'가 있고 땅에는 '이치(理)'가 있다는 것을 가르친 것이기도 하다. 우리 선조들은 아이가 태어나 목을 가눌 때부터 태극의 원리를 담은 육아를 하면서 하늘과 땅과 인간의 이치에 대해 가르쳐왔다. 한민족 생활 문화 곳곳에 태극기의 철학과 정신이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 한국정책방송(KTV)의 '파워특강'에는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해 원암 장영주 국학원장의 '태극기' 강의를 들었다. [사진=국학원]

 태극은 물론 태극의 4궤, 건곤감리에 까지 아로 새겨진 우주의 원리와 생명의 이치는 태극기의 위대함과 그 우수성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었다. 태극기의 가치를 알아본 것은 우리만이 아니었다. 소설 <25시>로 잘 알려진 루마니아의 작가 게오르규 신부는 "태극기는 세계 모든 철학이 요약되어 우주의 대질서와 인간사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우주과학자 칼 세이거는 "별이 그려진 성조기(미국 국기), 태양을 그린 일장기(일본 국기)에 비해 한국의 국기는 우주 전체를 상징함으로써 세계주의적 보편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장 원장이 보는 태극기의 가치는 무엇일까. 그는 "그 나라의 국기를 살펴보면 그 나라의 역사 철학 문화는 물론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다"며 "최근 우리 드라마나 가요, 전자기기 등 다양한 한류문화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태극기가 담고 있는 이러한 철학과 정신이야 말로 우리가 전 세계인들과 널리 함께 공유해야 할 민족적, 인류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장 원장은 마지막으로 태극기에 대해 정의내리며 강연을 마쳤다.

 "태극기는 변하지 않는다. 우주의 원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태극기는 마르지 않는다. 원래 순수한 이치, 그대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태극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 우주와 생명이 존재하는 한 영원하기 때문이다.
 모든 지구인이 태극기를 통해 우주의 원리, 인간 생명의 이치를 알게 되기를 바란다. 그 때 진정한 평화와 널리 모두를 이롭게 하는 홍익이 이 지구촌에 꽃 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