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부분 나라의 개국일은 중국처럼 건국절이거나 미국처럼 독립기념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10월 3일 건국일은 굳이 개천절(開天節)이라고 이름 한다. 올 해로 개천 4346년이다.

왜 유독 한민족에게만은 건국일이 하늘이 열린다는 개천절인가?
하늘(天)은 푸른 장막이 아니고 가물가물 끝없는 공간만이 아니라 우주의 법도와 진리, 본성을 뜻한다고 알고 있다. 당연히 사람은 허공에서 와서, 허공을 호흡하여 생명을 유지하고, 마침내 허공으로 돌아가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 하늘이 사람에게 내려 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닫혀있던 하늘이 열린다(開天)함은, 세상에 진리의 법을 새롭게 펴는 것을 상징한다. 개인적으로는 본래의 순수함(本性)을 깨닫고 진리의 법을 받아들여 사람과 사회에 자신의 마음을 여는 것을 말한다.
그러하기에 동학에서는 ‘인내천(人乃天)’이라고 하고 81자 천부경(天符經)에서는 사람 안에 하늘과 땅이 하나로 녹아들어 있어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개천절은 단순히 하늘은 연다는 의미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있는 사랑의 마음 즉, 하늘의 마음과 하나 되어 우주와 내가 하나라는 의식으로 승화하여 온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단군의 홍익인간 이화세계 정신의 발로인 것이다.

▲ 주몽, 할아버지, 삼족오. <장영주 작>.

개천(開天)과 함께 개물(開物)이라는 말도 있으니 곧 하늘을 열어 그 하늘을 닮은 세상을 창조 한다는 뜻이다. 근세 조선 연산군 때의 절개 있는 학자인 이 맥(李 陌 1455~1528)이 편찬한 『태백일사』의 '고구려국 본기'에 고구려의 개국시조 동명성왕 고추모(주몽 BC 58~19)의 건국훈칙 '개물교화경 (開物敎化經)'이 기술 되어 있다. 그 내용이 가히 우주의 진리이며, 인간의 정체이며, 환한 나라의 건국 이유이다.

‘하나님께서 모든 인간을 창조하실 때
하나님의 모습을 본떠 균등하게 삼진(三眞, 性, 命, 精)을 주셨다.
이로써 인간은 하늘을 대신하여 능히 세상에 존립하게 되었다.

-중략-
병력을 사용하는 까닭은 침벌하는 것을 부드럽게 하기 위함이요,
형벌을 사용하는 까닭은 죄악을 없애기로 약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릇 인간이라고 하면 스스로를 비움이 지극해지면 온화해지고
온화해짐이 지극해지면 지혜가 가득하며, 지혜가 가득하면 덕이 융성해진다.

따라서 스스로를 비워서 가르침을 듣고,
온화함으로 나의 마음을 미루어 남의 마음을 헤아리고,
지혜로써 천지간의 모든 것을 다스리며, 덕으로써 사람들을 구제한다.

이것이 배달국의 개물교화이니 하나님을 위해 본바탕을 통하고      
중생을 위하는 법을 세우고 선왕을 위하는 공완을 이루고,  
천하 만세를 위해 지생을 함께 닦는 교화를 이루는 것이다. -끝-

우리의 조상들은 성통(性通), 입법(立法), 공완(功完)을 건국이념으로, 심신을 같이 닦는 방법으로 백성들의 정신과 몸이 홍익인간을 이루는 완벽한 나라를 만들려고 하였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지듯 땅에서도 이루어져 완전하게 조화를 이룬 세상, 곧 이화세계(理化世界)를 구축하려고 개천과 개물을 안과 밖으로 빈틈없이 구사하셨던 것이다. 그러기에 유학의 공자가 대학에서 중요시한 혈구지도(絜矩之道)를 이미 그보다 까마득히 오래 전에 가르쳐 오고 있었다.

개천절은 인간이 하늘이 된 날이요, 최고의 나라가 땅위에 펼쳐져 개물 된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나라와 국민과 인류의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러하매 대한민국의 모든 대통령이 마땅히 개천절 행사에 참석 하여 우리의 정체성을 드높여야 비로소 시들지 않는 한류의 나라, 세계 문화의 중심국이 될 것이다.

(사) 국학원 원장(대), 전국민족정신협의회 대표회장 원암 장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