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 한민족공동체연구소(소장 정영훈)는 내달 1일 오후 1시부터 동 연구원 게스트하우스 회의실에서 개천절 기념 학술회의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단군민족주의는 단군의 건국을 집단역사의 출발점으로 상정하는 역사인식에 기초하여 집단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그 통합과 발전을 추구해온 일련의 사상과 운동들을 가리킨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고려 말(13세기)에 저술된 <삼국유사>나 <제왕운기>등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제왕운기>에서는 고구려, 백제, 신라, 부여, 옥저, 예맥 등 고대 제국이 단군의 자손이라고 쓰고 있다.

<삼국유사>나 <제왕운기>의 단군건국기사는 [위서]나 [고기]·[본기] 등 이전에 존재하던 문헌을 인용한 것이므로, 단군 민족주의인식은 고려 말 이전부터 존재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단군민족주의가 대중화되었을까?

연구소 측에 따르면, 단군을 동국사의 출발로 보아온 전통시대의 인식은 한말로 넘어오면서 [단군의 자손]론으로 발전하였고, 근대적 민족의식의 성장과 민족운동을 견인하는 핵심적 기제이자 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특히  신채호의 민족주의사학이나 국학운동, 나철의 대종교운동, 단기연호의 유행, 개천절기념행사의 정착, 각종 계몽논설에서의 단군 자손의식의 확산 등은 모두 단군민족주의적 운동 또는 의식으로 규정할 수 있는 현상들이다.

삼일운동 때의 선언서들은 독립운동의 주체로 [조선민족]의 정체성을 단군의 자손이라 규정했다.

해방 이후 단군 민족주의는 제도화를 밟게 된다. 단기 연호나 개천절 국경일, 홍익인간 교육이념 등이 그것이다. 이들 3자는 대한민국이 수립된 후 국가의 제도의례 속에 정식으로 자리 잡게 된다. 단기는 정부 수립 후(1948) 정부의 공용연호로 법제화되었지만 5.16직후 군사정권에 의해 서기로 대체되었으며, 나머지 두 가지는 유지되고 있다.

이번 학술회의는 ‘한국사 속의 단군 민족주의’라는 주제로 한국의 정치사와 학술사·종교사·교육사 속에서 전개된 단군민족주의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먼저 정 소장이 ‘한민족의 정체성과 단군민족주의’로 기조발표를 한다. 이어 6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한국사 속에서의 단군인식(조경철 연세대 외래교수), ▲근대 학술사 속에서의 단군민족주의(이민원 원광대 연구교수), ▲한국종교사 속에서의 단군민족주의(김동환 국학연구소 연구위원), ▲한국 정치사 속에서의 단군민족주의(임형진 경희대 초빙교수), ▲한국교육사 속에서의 단군민족주의(권성아 공주교육대 겸임교수) 등이다. 발표에 대한 토론은 신운용 안중근기념사업회 연구원, 정욱재 우송대 교수, 유영인 한국신교연구소장, 오문환 서강대 외래교수 등이 나선다.

문의) 031-709-6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