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 냄새 그윽한 '인삼의 고향'
약초 냄새 그윽한 '인삼의 고향'
  • 글/사진=최성민 여행전문기자
  • culture@ikoreanspirit.com
  • 승인 2013.09.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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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민 여행전문기자의 우리산하기행ㅡ충남 금산 약초장

  가을엔 오곡백과가 익어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가운데는 우리의 식량이 될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 우리 몸을 보살펴주고 생명을 지켜준 온갖 약초도 들어 있다. 그래서 찬 바람이 불면 사람들은 보약 먹는 일을 생각한다. 무더위에 지친 몸을 잘 추슬러서 엄동설한을 잘 견뎌내기 위함이자, 약성 푸짐한 햇 약재들을 쉬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엔 중국 등 외국으로부터 농산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약재 또한 외국 것이 더 판을 친다. 여기서 우리는 보약 먹는 일과 함께 '신토불이'의 말뜻을 한 번 생각해 봄직하다. 얼핏 '사람의 몸과 그가 자란 토양은 하나'라는 뜻으로 들리는 이 말은 먹는 일과 음식의 중요성을 일컫는 것이다. 즉 자기가 나서 자란 곳의 햇볕과 토양에 의해 길러진 먹을 거리를 제철에 먹는 일, 그렇게 자신의 몸을 이루고 있는 기와 동질의 기를 띤 음식물이 몸안에 들어옴으로써 몸속 기혈의 순환이 순조로워서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한 예로, 역사상 전세계적으로 장수하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던 진시황은 외국산 불로초를 너무 많이 구해다 먹은 게 탈이 돼 쉰을 갓 넘긴 나이로 단명했다는 주장이 있다.
보통 먹는 음식도 그럴진대, 모처럼 공들여 먹는 보약은 더욱 우리의 토종이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다. 그러나 요즘 우리의 토종들은 외국 것과 서구문화에 밀려 거의 종적을 감췄거나 고리짝속 같은 외진 곳에 가 있다. 따라서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할머니 낭자머리 쪽냄새 나는 정도의 토종이라면 갑자기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충청남도 금산군 금산읍 중도리 '금산 인삼ㆍ약초장'. 여기에 가면 우리 토종 약초란 약초는 거의 모여 있다. 금산이 '인삼의 고장'이기에 인삼, 건삼, 홍삼, 수삼 등과 각종 삼 제품은 기본이다. 쥐방울, 도꼬마리, 천남성, 냉초, 지네...에 으름, 머루, 오갈피, 오미자 등. 동화나 옛 얘기에 나오는 우리 약재나 웬만한 가을 야생과실들은 거의 얼굴을 들여밀고 있다. 약초만 팔고 사는 것으로는 성이 덜 차서인지 약초장 맨 끄트머리 구석에서는 허벅지까지 드러낸 시골 아낙네들을 줄세워 놓고 신나게 선전을 해대며 뜸질을 해주는 장꾼도 있다.
 

금산 인삼ㆍ약초장은 50여년 전부터 닷새장(2, 7일)으로 열려 왔다. 대구 약령시장이나 서울 경동 약재상과는 달리 인삼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유일의 약초 닷새장이다. 따라서 전국 각지에서 나는 별별 약초는 다 모여든다. 그런데 그렇게 된 것은 금산이 '약초 중의 약초' 인삼의 텃밭이었던 때문이었다. 인삼장이 열리면서 인삼과 더불어 쓰일 다른 약초들이 모여들게 된 것이다. 문의(041) 750-2423(금산군청 인삼.약초과)

 

## 희귀약초 효능.구입처 / 모든 정보가 '손바닥안에' ##


금산 약초장 '감초손님' 윤동숙씨

"저 양반들이 쥐방울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은 개똥참외랍니다. 보통 참외를 사람이 먹고 똥을 싸면 그것을 개가 먹고 또 똥을 싸고.... 똥에서 똥으로 전달된 외씨가 자라서 열매를 맺은 거예요. 속에 들어가 열을 받아서인지 다른 종류처럼 되긴 했지만 말려서 가루를 내어 코에 불어 넣으면 누런 황달액이 쏟아져 나오면서 간이 좋아져요...." 금산 인삼 약초장에 가면 단골 중의 단골이요, '감초손님'으로 불리는 윤동숙씨(54.금산읍 중도리, 041-754-9112, 017-420-4528)를 만나볼 수 있다. 윤씨에게 물어보면 언제 어떤 희귀한 약초가 나오는지, 그 효능은 어떠하며 어떻게 써야 효과적인지 얻어들을 수 있다. 어떠한 약초는 장에 안 나오더라도 어디에 가면 직접 따거나 구할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그러나 윤씨는 금산 사람도, 금산에서 오래 산 사람도 아니다. 마산에 살면서, 하도 아픈 데가 많아 약초 구하러 금산장을 드나들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구경 나오는 게 재미있어졌고, 그러다가 약초를 좋아하게 되면서 지난해에는 아예 전가족이 금산으로 이사를 와 버렸다. 윤씨는 장꾼들에게서 얻은 귀동냥에다가 약초나 식물에 관한 책은 거의 섭렵했다고 한다.

 

■찾아가는 길


대전역서 버스로 50분 / 인삼 곁들인 음식 '별미'

 
경부고속도로로 대전까지 가서 2001년 개통된 대전~무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금산나들목으로 들어간다.
경부고속도로 옥천나들목으로 들어가면 국도로 20분 거리에 금산읍이 있다. 기차로 대전역에서 내려 금산읍 가는 시외버스를 타면 50분 걸린다. 기차는 새마을호나 무궁화호가 대전까지 1시간30분 걸린다. 고속버스는 서울에서 금산까지 2시간40분 걸린다.
금산에 갈 경우 대부분 숙식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대전에서 해결하지만 맑은 시골 공기를 마시며 금산에 하룻밤쯤 머물러 보는 것도 좋다. 금산읍 약초장 거리에는 인삼호텔이 있어서 '인삼탕'에서 '인삼 사우나'를 해볼 수 있다. 또 금산읍내에는 삼계탕, 인삼죽, 인삼어죽, 인삼튀김, 인삼생채, 인삼수정과, 인삼차, 인삼김치 등 인삼 별미를 내어놓는 식당들이 있다.

 

전 한겨레신문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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