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족원로회의 제1차 한민족미래포럼이 9월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첫 발제자로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이 '한국사 교육의 기본'에 대해 강연했다.

 한국사 교과서가 온 나라를 뒤흔드는 가운데 국사 교육의 현실과 과제를 주제로 한 포럼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한민족의 얼을 찾고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대한민국 원로들이  마음을 함께 모아 지난 7월 발족한 한민족원로회의 첫 포럼이 9월 12일 저녁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수성 공동의장(전 국무총리)과 장준봉 운영위원장(전 경향신문사 사장)을 비롯해 100여 명의 포럼 회원들이 모였다. 한민족미래포럼으로 진행된 원로회의 첫 포럼에는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전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이 주제 발표를, 이정훈 신동아 편집위원이 보조 발제를 했다.

 개회사에서 이수성 공동의장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영토는 국민의 몸이고 역사는 국민의 혼이다'라고 했는데 정말 중요한 말"이라며 "역사를 잃어버린 민족은 얼이 빠진 민족이고 존재 가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의장은 "역사를 통해 민족을 되살리고 얼을 찾자는 것이 한민족원로회가 하고자 하는 일"이라며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반드시 우리나라가 도덕적으로 떳떳하고 역사적으로 자부심을 느끼는 나라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한민족원로회의 첫 포럼 첫 주제 강연에는 이화여대 총장을 역임하고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내외에 '한류'를 알렸던 이배용 전 총장이 나섰다. 이 전 총장은 역사학자로서 국사교육 최일선에서 바른 국사 알리기에 앞장섰던 경험을 토대로 '한국사 교과서의 기본'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전 총장은 가장 먼저 최근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한국사 교과서 이념 대립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사 교육은 한민족으로서 정체성을 키우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서 "현재 한국사 교과서 논쟁은 너무나 정치적으로 쟁점이 되면서 어떤 자세로 국사를 교육할 것이냐가 뒷전이 되었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

 역사학자로서 실제 일선 학교 국사교사를 양성하기도 했던 이 전 총장은 "현재 우리 국사 교육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대동소이하다"며 "중요 과목인 국영수에 밀려 국사는 너무나 빡빡하게 진행되다 보니 압축이 되어서 역사 자체가 재미가 사라진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 전 총장이 제안한 것은 바로 초 중 고 국사교육의 계열화 방안이었다. 이 전 총장은 ▲초등학교 때는 위인 등 인물사를 중심으로 고장의 역사 학습 ▲중학교에서는 정치사와 문화사를 중심으로 국사 전반을 배우되, 입시 부담이 조금 덜 할 때이므로 문화재를 직접 가서 보고 배우는 현장학습이 중요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중학교 때 배우지 않은 사상사 대외관계사 사회경제사 등을 중심으로 역사를 확대하여 종합적 분석력과 판단력 함양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총장은 "독도, 동북공정 문제 일어나는 것을 보면 일본과 중국은 오래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하고 또 교육시키고 있지만 우리는 우리의 뿌리라고 하는 단군조선 하나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며 "일제가 단군조선을 신화로 만들어 가르쳤지만 우리는 명백한 사실인 단군조선부터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국사 교육 환경 개선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현대사'에 대해서는 자긍심을 일깨우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전 총장은 "국사는 대한민국의 역사인데, 정작 대한민국의 발전상으로 자긍심을 키워주는 역사를 가르치기보다는 자학사관에 입각해 왜곡된 내용을 가르치는 교과서들이 많다"며 "교과서 표현법은 다양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의 국사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보조발제자로 나선 이정훈 신동아 편집위원

 이 전 총장에 이어 보조 발제자로 나선 이정훈 신동아 편집위원은 근현대사 논란이 뜨거운 오늘날, 도리어 '고대사'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갈갈이 찢어져 분열되어 있는데 이를 봉합하려면 뿌리, 즉 우리 고대사, 고조선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며 "하나의 민족이었던 한국과 일본, 남한과 북한, 좌파와 우파, 기독교와 비기독교 모두가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고대사'"라고 강조했다.

 두 발로 중국과 일본 일대를 누비며 우리 고대사를 취재하고 있는 이 위원은 "고대사를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통일'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통일을 하면 자학사관도 식민사관도 모두 소거될 것이며, 그 중심으로 한민족, 홍익 등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일어나는 한국사 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는 "고대사에 대한 논쟁은 전무한 상태"라며 "고대사에 대한 역사 교육 분량을 늘리고 이 부분에 대한 중장기적 연구와 보완이 매우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민족원로회의 포럼인 '한민족미래포럼'은 홀수달(격월) 둘째 주 목요일 저녁에 열린다. 제2차 한민족미래포럼은 오는 11월 14일 목요일 저녁 7시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다. 포럼을 비롯한 원로회의 활동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www.한민족원로회.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민족원로회는 이수성 전 국무총리, 김동길 태평양시대위원회 위원장, 이광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공동의장을 맡고 정치 경제 교육 법조 언론 문화 등 각 분야 100여 명의 원로들로 구성되어 있다. 정기 포럼을 개최하여 지금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동서남북의 분열과 대립, 빈부, 노소, 정파 간의 양극화를 극복하는 혜안을 알리고자 한다. 특히 국민이 행복한 나라, 세계에서 존경받는 나라가 되기 위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필요한 정책제안을 하고자 설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