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폭력, 기물파손, 주민증 도용, 무단결석 등으로 벌점을 받고 경찰서를 찾은 학생들이 있다. 누가 봐도 ‘문제아’라고 낙인할 수 있지만, 따뜻한 말과 사랑으로 학생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경남 양산국학원과 양산경찰서는 행동을 가르쳐서 마음을 바꾸기보다 마음을 바꾸고 자발적인 참여로 학생들의 행동을 바꾸는 인성프로그램을 지원했다.

▲ 박경례 양산국학원장(사진=본인 제공)
지난해 10월부터 ‘학교폭력과 미래교육의 대안’이라는 부제로 ‘브레인명상’을 진행해온 박경례 양산국학원장(사진)과 5일 전화인터뷰를 했다.

“아이들은 굉장히 순수하고 솔직하고 끼가 많고 개성적입니다. 이들의 욕구발산이 사회적으로 왜곡된 방향으로 돌출되어서 그래요. 아이들은 좋습니다.”

박 원장은 학교폭력 등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그들의 에너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시작은 양산경찰서에서 먼저 양산국학원으로 전화가 왔다. 처음에는 무료로 학생들에게 뇌체조와 명상 등을 지도했다. 1~2시간 정도 인성교육을 하다가 10시간, 20시간 고정 프로그램으로 들어가게 됐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체조도 따라하지 않고 짝다리로 서 있고, 대꾸도 안 했어요.”

서로 다른 학교에서 온 학생들이었고,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교육이었다. 이들을 지식적으로 훈계한다고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양산국학원 진행자들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소통하고 놀았다고 한다. 가슴이 열려야 어떤 것도 편안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너희들이 나쁜 짓을 했고 여기서 교육받는다는 그런 말은 절대 안 했어요. 너희 안에 큰 에너지가 있고 그 기운을 가장 좋은 방향으로 잘 쓸 수 있다고. 원하는 것이 있다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줬어요.”

오전은 가슴열기에 주력했다. 레크리에이션과 조별게임으로 학생들의 마음이 열릴 수 있도록 했다. 오후는 몸풀기, 상황극, 비전명상, 사랑주기가 진행됐다.

“아이들에게 가슴을 열고 다가가니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어요. 팀게임을 하면서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성취감을 주었어요. 연단할 때는 너희는 인내심이 많다고. 안 써서 그렇다고 이야기해줬어요. 두려움을 넘어가는 미션에서도 아이들이 함성을 지르더라고요.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봐라, 너희에게 그러한 힘이 있다고 알려줬죠.”

상황극은 학교폭력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어보는 시간이다. 학생들은 문제가 발생하고 부모님 심려를 끼쳐드리면서 스스로 잘못했구나! 느끼게 된다. 친구와 화해하고 그런 상황이 오기전에 감정을 조절해야 되는 것을 배운다.

▲ 청소년인성프로그램 ‘브레인명상’에 참여한 학생들(사진=양산국학원 제공)

“학생들이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 보니깐 감정조절이 안 되고 폭력이 발생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교육에 참가한 학생들의 가정환경은 조모, 편모, 이혼가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가족도 많았다.

“내면에 어떤 외로움이 있어요.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혼자 선택해서 뭔가 해야 되는 데 그 선택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았나? 아이들의 내면은 외로워요. 교육이 끝나고도 많은 프로그램 중에 ‘브레인명상’만 또 받겠다는 아이가 기억납니다.”

학생들은 “뇌가 맑아졌다, 친구들과 많이 이야기 나눌 수 있었고 단합심을 깨달았다, 감정이나 신뢰 등을 새롭게 알게 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경찰청(청장 이성한)은 브레인명상과 같은 선도프로그램을 이수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재범률이 절반(44.5%) 가까이 감소하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바로가기 클릭 )  

박 원장은 함께 진행한 국학 활동가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자원봉사로 나선 이들이 있었기에 인성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 뇌교육 기적을 접하면서 너무 좋았어요. 양산에도 뇌교육을 많이 보급하려고요. 아이들은 양산의 미래잖아요. 아이들이 정말 건강하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줘야죠.”

청소년 인성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좋은 소식도 생겼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양산에도 거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그 바람은 지난 1월 11일 양산국학원 개원으로 이어졌다.

초대 원장을 맡게 된 박경례 씨는 “양산이 문화적으로나 의식적으로 앞서나갈 수 있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지켜봐달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