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은 올해로 103번째 맞이하는 경술(1910년) 국치일(國恥日)이다. 이날의 치욕을 잊지 않기 위하여 일부 지자체에서는 국치일 조기 게양을 조례화하였고, 광복회에서는 전국의 지부를 통하여 '찬 죽 먹기' 행사를 한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은 이날을 기억하지 못한다. 이는 역사교육의 부실과 부재가 그 이유이다. 마침 교육부는 2017학년도부터 한국사가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된다고 발표하였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경고가 해방 이후 계속 무시되어 온 것이다. 만시지탄이 있으나 지금이라도 고쳐진다니 다행 중의 다행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다음과 같이 마구잡이 언행의 일본 정치인들을 향하여 충고 하였다. “....고려 말의 대학자 이암 선생은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만약 영혼에 상처를 주고 신체 일부를 떼어가려고 한다면, 어떤 나라, 어떤 국민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 안동 천부경 비 제막식.

이와 같이 애둘러 마음을 밝힌 것은 상대가 비록 철이 없더라도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어른스러운 마음이다. 그러나 영토 문제에선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더욱 단단하게 천명한 것이다. 이 깊고 단단한 이웃의 마음을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은 보란 듯이 배반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8·15 전몰자 추도식'에서 1993년 이후 역대 총리들이 표명해온 '아시아 침략에 대한 반성과 부전(不戰) 결의'를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이를 일본의 언론과 야당조차도 강력히 비판했지만 속 좁은 그들에게는 마이동풍일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인용한 이암 선생의 고성 이 씨(固城 李 氏) 가문은 오랫동안 한민족의 정체성을 보전하고 자긍심을 높이는 위대한 역할을 하였다. 유·불·선에 능통했던 고려 말의 대학자 행촌 이암(杏村 李嵒 본관 固城, 1297∼1364)은 시, 서, 화에 능한 대학자였다. 묵죽화에 뛰어났고, 예·초서를 잘 써, 원나라 말기의 명필인 조맹부(趙孟頫)와 쌍벽을 이루었다. 찬성사, 좌정승을 거쳐 공민왕 즉위 후 철원군(鐵原君)에 봉해졌고 지금의 국무총리격인 문하시중(門下侍中)에 제수되었다. 이암의 현손(玄孫)으로 조선 연산군과 중종 때의 학자인 일십당 이맥(李陌, 1455~1528) 역시 ‘환단고기(桓檀古記)’를 이루는 중요한 책인 ‘태백일사(太白逸史)’의 저자이다. 태백일사 중 삼신오제본기(三神五帝本紀)는 우리 민족 중심의 천지창조를, 환국본기(桓國本紀)는 7대에 걸친 환인의 환국 이야기를, 신시본기(神市本紀)는 환웅이 세운 신시 배달국의 역사를, 삼한관경본기(三韓管境本紀)는 단군조선과 함께 3조선을 이룬 막조선과 번조선 역사를 소상하게 기술하고 있다.
바로 이 ‘소도경전본훈(蘇塗經典本訓)’은 천부경과 삼일신고를 담고 있고, ‘고구려국본기’ ‘대진국본기’는 각각 고구려, 발해 역사를 담고 있다. 태백일사는 ‘환단고기’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설이 있지만 ‘환단고기’ 역시 고성 이씨인 이기의 감수와 계연수의 편저와 이유립의 출간으로 세상에 출현하였다.


행촌 이암 선생을 비롯한 고성 이 씨 집안은 우리 고유의 선도(仙道) 문화와 역사를 7백년간 가학(家學)과 가풍(家風)으로 끈질기게 이어 왔다. 안동의 임청각(臨淸閣)의 주인으로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고 그 교가를 지어 독립의 핵심인재들을 양성한 상해 임시정부의 국무령 석주 이상용(石洲 李相龍 1858~1932) 역시 고성 이 씨 가문이다. 명나라와 유교에 대한 맹목적인 사대(事大)가 극심했던 근세조선 5백년간은 고성 이 씨 가문은 당연하게도 소위 세간의 출세와는 멀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환단고기’에는 9천 년 전부터 구전되어 온 천부경(天符經)이 실려 있다. 천부경은 위기의 지구시대에 모두를 살리기 위하여 한민족이 마땅히 세계에 선물 할 보물 중의 보물이다. 우리의 역사는 마고(麻姑)→ 궁희→황궁씨→유인씨→환인→환웅→단군→북부여→고구려(삼국시대)→남, 북국(통일신라, 발해)→고려→근세조선→대한민국으로 장구하게 이어지고 있다.

사) 국학원은 이 장구하고 찬연한 우리 역사와 문화, 철학의 골간인 천부경을 보급하고 있다. 서기 2013년, 단기 4346년 8월 15일 올해의 광복절에 전국에서 19번째로 안동시 운안동 마무골의 ‘마고공원’에 마침내 천부경 비를 건립하게 되었다. 작년 년 말 마고동천 비를 정비하고 표지석과 마고정을 세운 그 곳에 9천 년 전부터 이어져온 천부경 비를 덧세운 것이다. 그 역사의 시원인 마고를 기리는 마고동천 비와 쉬어 갈 수 있는 마고정, 천부경 비가 함께 건립된 곳은 지금까지는 이 지구상에서 안동시가 유일하다.
이로써 안동시는 유교와 외래 사상의 고장이라는 평에서 벗어나, 드디어 명실공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가 되었다. 천부경 비를 세우기 위하여 수고하신 강진호 동장님과 조재진 선생과 주민들, 손광영, 이재갑, 김대일, 김은한 시의원님과 이영식도의원, 이동수 박사, 이항증 경북 광복회 지부장과 주요인사 님, 모금에 참여하신 전국, 경북, 안동의 국학원 회원들께 온 마음을 다하여 감사를 드린다.


이제 운안동 주민들과 안동 시민들은 마무골 일대를 민족의 얼이 환하게 빛나고 영원히 살아 숨 쉬는 한민족과 인류의 명소로 잘 가꾸고 키워 나라와 민족과 조상의 은덕에 보은해야 할 것이다.

사) 국학원 원장(대), 전국민족단체연합회 대표회장 원암 장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