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에 전국 19번째 천부경비가 세워졌다. 한민족의 정신이 오롯이 담긴 천부경비 제막식이 광복절인 지난 15일 안동시 운안동 마무골 마고정 앞에서 열렸다.

 경북국학운동연합이 주최하고 경북국학원과 안동국학원이 주관, 안동시 평화동주민자치센터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150여 명이 모여 축하했다. 제막식에는 경상북도의회 이형식 의원, 안동시의회 이재갑 의원, 손광영 의원, 안동시 평화동 강진호 동장 등을 비롯해 국학원 천안 본원의 장영주 국학원장(대행)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장영주 국학원장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에 한민족의 진정한 중심 철학이 무엇인지 알릴 수 있는 천부경비가 세워져 매우 기쁘다"며 "'마고동천' 비석과 '마고정' 정자, '천부경비'까지 세워졌으니 이 곳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와봐야 하는 곳이 되었다"고 전했다.

▲ 사진 맨 왼쪽에 '마고동천' 비석이 세워져있고 가운데 정자가 바로 '마고정'이다. 가장 오른쪽에 세워진 비석이 바로 '천부경비'다. 안동시 평화동 주민들과 전국의 국학활동가들의 후원으로 천부경비가 세워졌다.

 특히 천부경비가 세워진 운안동 마무골은 인류의 시원을 담고 있는 '마고(麻姑)' 유적이 있는 곳이라 그 의미를 더 했다. 운안동 마무골에는 마을에 오래 전부터 내려온 '마고동천(麻姑洞天)' 비석이 자리하고 있었다. '마고동천'이란 한민족 상고사 속 인류의 어머니인 '마고'는 하늘과 통하는 존재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경북국학운동연합과 경북국학원, 안동국학원은 지난해 이 곳에서 '마고동천'이라는 비석을 발견한 뒤 안동시의회, 안동시 평화동주민센터 등과 활발히 교류하며 문화마당 조성을 진행했다.

 천부경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동수 전 경북도의원은 "천부경비 제막식과 같은 행사는 한 단체, 마을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는 행사"라며 "광복은 했지만 우리 얼과 정신을 잃어버린 대한민국에서 천부경비는 얼과 정신을 되찾을 가장 중요한 경전이자 보물"이라고 전했다.

 경북홍익공동체 신선영 대표의 제안에 따라 행사 참석자들은 양손을 가슴 앞에 합장하고 천부경을 낭독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신 대표는 "조화의 경전인 천부경은 1만년 전 구전으로 내려오다가 신라말 대학자 최치원 선생이 한자로 옮겨 전해지고 있다"며 "한민족의 우주에 대한 원리, 삶의 원리가 고스란히 담긴 경전"이라고 말했다.

▲ 천부경비 제막식이 이뤄지고 있다.

 인간완성의 철학을 담고 있는 천부경을 통해 안동시는 새로운 의미의 '정신문화 수도'로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바로 '마고프로젝트'다. 민족의 시원인 마고에 대한 유물 '마고동천' 비석이 발견되었고 이를 토대로 마고정과 천부경비가 건립된 만큼, 마무골을 '마고의 마을'로 만들겠다는 것. 이를 위해 안동시의회와 안동국학원, 경북국학원 등은 마고 벽화 조성 등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 마당을 준비하고 있다.

 천부경비는 지난 2006년 한민족 고유의 선도문화와 역사를 중심으로 한 국학 운동의 선구자인 이승헌 총장(글로벌사이버대)의 제안으로 전국 각지에 설립되기 시작했다. 같은 해 9월 홍암 나철 선생의 생가에 첫 번째 천부경비가 세워졌다. 이후 충남 천안 국학원을 비롯해 제주도 등 전국 18기의 천부경비가 건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