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대립이 지속되던 한반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정권교체 이후 북측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폐쇄와 연일 높아지던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가 잦아들었다. '최후 통첩'과 같은 우리 정부의 마지막 제안을 북한이 받아들이며 개성공단 문제가 해결되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바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제시했다. 이에 양측은 오는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금강산지구에서 실시하기도 합의했다. 2010년 이후 3년 만의 만남이다. 이와 함께 11월 한 차례 상봉을 더 진행하고 더불어 화상상봉도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결과이다. 첫 술에 배부르지 않는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이후 10년간 18차례 실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서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양측 인원을 100명씩으로 제한했다. 2,000명이 되지 않는 이산가족만이 혈육을 만날 수 있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2만 8,000여 명 중 이미 5만 5,000여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그나마 생존해 있는 이들 가운데서도 80세 이상의 고령자가 절반을 차지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올해가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이니 이도 놀라운 숫자가 아니다. 벌써 절반에 가까운 이산가족이 혈육의 생사도 모른 채 삶을 마감했고 살아있는 이들에게도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남과 북은 누가 뭐래도 한민족이다. 단군이라는 하나의 뿌리로 이 땅을 터전삼고 살아온 한 가족이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 논리에 의해, 전쟁이라는 참혹함에 의해 인위적으로 허리가 잘려진 채 60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 해야 한다. 정치적 실익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위해 내 가족을 만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시작은 북에 남겨진, 혹은 남에 남겨진 혈육의 생사를 확인하고 만나는 상봉으로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궁극에는 한민족의 무궁한 역사와 '홍익인간' DNA를 가진 모든 한민족의 만남으로 확대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얼을 찾아야 한다. 한민족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되고 널리 후손들에게 알려야 한다. 한민족은 한반도 그 중에서도 38선 아래 섬처럼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 유라시아 넓은 대륙을 터전삼아 살았던 민족임을 상기해내야 한다.

 또한, 우리 얼의 요체인 우리말에 대한 참 뜻과 참 정신을 알아야 한다. 한민족의 민요 '아리랑'이 나를 두고 떠난 님이 십리도 못가 발병난다는 것이 아니라, 참 나를 깨닫는 즐거움(我理朗)을 부르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반갑습니다'라는 우리만의 인사말이 만나서 즐겁다는 'Nice to meet you'가 아니라 '당신은 하나님(반)과 같은 사람입니다'라는 뜻을 전하는 천손(天孫)의 인사말임을 알아야 한다.

 지난 7월 31일 우리얼찾기운동본부(명예위원장 이수성 전 국무총리)는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3 우리얼찾기운동 대국민 100만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벌써 전국에서 50만 명의 서명이 이뤄졌다고 한다.

 우리얼을 찾는 것은 시민사회에서 끝날 일이 아니다. 깨어난 시민들이 시작하였더라도 결국에는 정부가 나서서 국가 정책적으로 마무리 짓고 사회문화로 만들어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