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따다닥~ 쿵쿵따다닥~ 북채를 손에 쥔 이들 모습이 심상치 않다. 박자, 리듬, 동작이 모두 서로 한마음처럼 척척 들어맞는다. 외부 행사가 있을 때면 공연시범을 보이기도 한다니. 오랜 시간 함께 연습하며 시원하게 울려 퍼지는 북소리처럼 이들 마음도 시원하게 통했을 법하다.

지난 15일 힐링패밀리의 마지막 주인공 이지영, 권범석 씨 가족을 일산 풍류도 센터에서 만났다. 함께 잘 놀면 절로 힐링패밀리가 된다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가 솔깃하다. 물고기가 물 만난 듯 잘 노는 그들만의 가족 힐링 노하우는 무엇일까?

▲ 딸 이지영 씨(38), 어머니 권영남 씨(71), 사위 권범석 씨(42), 둘째 아들 권형우(7). 이들 가족은 삼대가 수련하기로 유명한 풍류도 가족이다.

✔ 가족의 중심은 홍익 가치, 소통은 수련으로

오늘날 이들 가족이 화목해질 수 있었던 데는 누구보다 이지영 씨의 친정어머니인 권영남 씨의 정성과 공덕이 컸다. 92년 신경성 위장질환으로 단학을 접하게 된 그가 수련으로 건강과 행복을 되찾으면서 가족을 연결한 것이다.

"하나밖에 없는 딸이 앞으로 건강하게 홍익하면서 살기를 바랐다. 그래서 딸과 예비 사위를 수련할 수 있도록 등록시켰다. 수련하면 건강해지고 홍익정신을 가지면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살 수 있겠다 싶었다. 몇억을 물려주는 것보다 건강과 행복을 물려주는 게 부모의 도리 아니겠는가." _ 어머니 권영남 씨

"연애하려면 센터 나가서 수련하면서 하라"는 권영남 씨의 말은 진심이었다. 젊은 시절 바쁜 사업으로 건강을 챙기거나 삶을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그였다. 하지만 인생의 황혼기에 수련을 접하면서 홍익의 가치를 실천하는 삶 만큼 좋은 것은 없음을 깨달았기에 그 삶을 선물하고 싶었다.

"어머니(장모님)를 처음 뵈었을 때 너무 친근했다. 늘 정답게 대해주셔서 놀랐다. 우리 가족은 어머니(장모님)와 함께 한집에서 산다. 항상 우리 가족의 중심가치를 잡아주신다. 사회에도 어머니처럼 중심가치를 잡아주는 어르신이 필요하다." _ 사위 권범석 씨

딸 이지영 씨는 어머니가 정성이 크신 분이라며, 정성은 결국 나에 대한 그리고 아이와 가족에 대한 사랑이라고 했다. 권 씨는 일흔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수련의 힘든 동작을 다 소화한다. 힘이 있기에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소통하려는 마음도 강하다.

날이 갈수록 가족 간의 불화, 소통 단절 등의 사회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요즘 이들 가족처럼 우리 사회에도 가정의 중심을 잡아줄 어르신의 가르침과 소통의 힘을 키우려는 부단한 정성과 노력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 북채를 드니 풍류를 즐기는 신선이 따로 없다. 음악과 박자보다 신나는 그들의 몸짓과 밝은 표정에 보는 사람도 흥이 난다.

✔ 우리 가족만의 소통 노하우: 풍류도

건강을 되찾은 이들 가족 간의 유대를 더욱 끈끈하게 이어준 것은 율려로 함께하는 놀이문화였다. 자신과 잘 놀면 다른 사람과도 잘 놀게 된다는 이치를 몸소 터득한 셈이다. 풍류도는 우리 민족의 철학인 천지인 사상과 홍익인간 정신에 뿌리를 둔 전통문화교육이다.

"음악을 이끄는 장구와 꽹과리 소리를 들으며 북을 함께 신나게 두드리다 보면 그 리듬 속으로 들어가면서 리듬과 하나가 된다. 무아가 되는 것이다. 흥이 나면 일어나서 몸을 신나게 들썩거리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신명 나게 놀다 보면 에고도 놓게 되고. 풍류도 수련을 받으면서 가족과 진짜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_ 딸 이지영 씨

이지영 씨는 어머니와 남편, 아들과 다 함께 수련을 한다며 특히 아이들이 자신감이 생기고 의사표현력이 늘었다고 한다. 본인 역시 여유가 없고 스스로 스트레스는 주는 타입이었는데 흥을 타고 놀며 그런 모습을 와칭하고 풀어내면서 자신뿐 아니라 남편과의 소통도 더욱 늘었다. 

SK 법무팀에서 일하는 권범석 씨는 법률 쪽 일을 하다 보니 긴장과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수련하며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관념을 내려놓으며 사랑으로 대하게 되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교류하는 자신의 변화된 모습에 주위 사람들도 변하는 것 같단다.

"힐링은 자기가 느끼고 깨달은 것을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전하는 것이다. 먼저 본인이 즐거워야 한다. 자신의 즐거움을 전하는 과정에서 서로 이해하는 폭도 넓어진다. 가족의 울타리에서 편안함을 느끼면 사회생활을 할 때도 전달된다.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족이 힐링되어야 한다." _ 사위 권범석 씨

풍류도 수련을 하다 보면 가족 참석자들을 많이 만난다고 한다. 다른 가족들과 어울려 수련하다 보니 그들만의 쏠쏠한 육아비법은 물론 더 큰 힐링패밀리의 기운을 받는다. 게다가 마음 열고 깊이 소통하다 보니 그들이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소중한 사람들이 되었다.

이들처럼 비단 자신의 가족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도 진심으로 교류할 수 있다면 모든 사람이 한민족의 피를 나눠 가진 한가족이 되는 가슴 훈훈한 날이 오지 않을까.

 [와우~ 이지영ㆍ권범석 씨 가족의 풍류도 북공연 ^_^ ]

 

그동안 힐링패밀리 기획기사 시리즈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