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에게 과거사 문제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고려시대 대학자 행촌 이암 선생의 이 말을 인용했다.

박 대통령은 고려 말의 대학자 이암 선생의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는 구절을 인용하여 "만약 영혼에 상처를 주고 신체의 일부를 떼어가려고 한다면, 어떤 나라, 어떤 국민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일본은 이런 문제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고통과 상처를 지금도 안고 살아가고 계신 분들에 대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조치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이암 선생의 말을 인용한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날 오후 청와대는 "이암 인용은 독도 문제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신체의 일부는 독도, 영혼의 상처는 왜곡된 역사를 비유한 것으로 해석이 된다는 것. 

▲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 청와대 누리집 화면 캡쳐.

이 두 문제는 한국인에게 몸과 영혼의 문제로 받아들일 만큼 중요한 점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일본이 과거 문제를 직시하라고 한 것을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인용한 이암 선생의 글은 <단군세기 서>에 나온다. 이암 선생은 고려 공민왕12년(1363) 10월3일 강화도에서 <단군세기 서>를 썼다. <단군세기>의 서문이다.
 

이 서문에서 이암 선생은 "나라를 위하는 길은 선비의 기개보다 앞서는 것이 없고 사학(史學)보다 더 급한 것이 없음은 무엇때문인가? 사학(史學)이 분명하지 못하면 선비의 기개를 진작할 수 없고 선비의 기개가 진작되지 못하면 나라의 근본이 흔들리고 나라를 다스리는 법도가 갈라지기때문이다"고 하였다.

이어 이암 선생은 "정치는 그릇과 같고 사람은 도와 같으니 그릇이 도를 떠나서 존재할 수 있겠는가. 나라는 형체와 같고 역사는 혼과 같으니 형체가 그 혼을 잃고서 보존될 수 있겠는가(國猶形 史猶魂 形可失魂而保乎). 도와 그릇을 함께 닦는 자도 나요, 형체와 혼을 함께 키워나가는 자도 나다. 그러므로 천하만사가 무엇보다 먼저 나를 아는 데 있다. "고 나(我)를 아는 것을 강조했다.  

이암 선생은 도를 잃어버렸을 때 나라가 망했다고 강조했다.

"아아! 슬프도다. 부여에 부여의 도가 없어진 후에 한(漢)나라 사람이 부여에 쳐들어왔고, 고려에 고려의 도가 없어진 후에 몽골이 고려에 쳐들어왔다.  그 전에 부여에 부여의 도가 있었다면 한나라 사람은 한나라로 쫓겨가고 고려에 고려의 도가 있었더라면 몽골인은 몽골로 쫓겨갔을 것이다. " 

지금 고려를 보더라도 몽골인들이 정사(政事)를 간섭하여 왕위마저 좌지우지하는데도 조정 대신들이 아무 말도 못하는 것은 "나라에 역사가 없고 형체가 혼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라고 이암 선생은 지적했다. 

그렇다면 나라를 구하는 길은?

"나라에 역사가 있고 형체에 혼이 있어야 한다.(所謂 國有史而形有魂也)"

 지금 국사 교육 부실 문제가 대두되어 정부와 정치권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만족스럽지 못하다.  역사를 외면하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 어느 나라에게나 모두 해당한다.  행촌 이암 선생의 <단군세기 서>는 이 점을 일깨워준다.

우리얼찾기국민운동본부가 지난  7월 31일 오전 11시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정부청사 후문에서 ‘2013 우리얼찾기운동’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도 역사와 혼을 찾기 위해서였다.  얼찾기본부는 국사의 수능 필수 과목 지정과 대통령의 개천절 공식 행사 참석, 단기연호 병기를 골자로 하는 성명서를 이날 청와대와 관계부처에 전달했다.

 얼찾기본부는  전국에서  ▲우리말-우리역사 교육 강화와 국사 수능 필수 과목 지정 ▲개천절 정부 공식행사에 대통령 참석 ▲ 단기 연호의 서기와  병행 표기를 촉구하는 '2013 우리얼찾기운동' 범국민 100만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