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주년 광복절을 맞아 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에서는 지난 8 일제 강점기 수난과 고통을 함께 견디고 이겨낸 숭고한 우리나라 꽃, 무궁화 축제에 다녀왔다. 전국16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출품한 1,800점의 무궁화 분화, 분재, 토피어리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을 가득히 메웠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많은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무궁화는 크게 단심계, 배달계, 아사달계로 분류한다.  단심계는 꽃술 주위로 붉은색을 띄고 꽃잎색에 따라 백단심, 홍단심, 청단심으로 구별한다.  배달계는 꽃 전체가 순백색으로 우리민족을 백의 민족이라 부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아사달계는 백색의 꽃잎에 붉은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 미국에서 육성하는 무궁화인 바이칼라 아사달계의 겹꽃.

우리 나라 꽃인 무궁화는 법률이나 제도로 정한 바는 없으나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의 가슴속에 배달 겨레의 꽃으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아 왔다. 무궁화가 우리 민족과 연관되어 나타난 것은 역사상 그 연원이 고조선까지 거슬러 올라가 반만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고시대를 재조명한 <단기고사>에는 무궁화를 '근수' 하고,  <환단고기>에는 '환화' '천지화'로 적었다.  또한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무궁화가 많이 나는 근역혹은 근화향이라고 하였고 고대 중국의 지리서인 <산해경>군자의 나라에는 '훈화초'가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진다라고 기술하였다. 
 
1928년 발행된 <별건곤> 32호에 게재된 (조선산 화초와 동물)편에는 "조선민족을 대표하는 무궁화는 꽃으로 개화기가 무궁하다 아니할 수 없을 만큼 참으로 장구하며 그 꽃의 형상이 엄연하고 미려하고 정조 있고 결백함은 실로 민족성을 그려 내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각 민족을 대표하는 꽃이 있지만 우리를 대표하는 무궁화같이 형상으로나 질적으로나 적합한 것은 볼 수 없다"고 실려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이 많이 심고 가꾸었을 뿐 아니라 우리의 민족성을 나타내는 꽃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무궁화 꽃말이 일편단심’ ‘영원’ ‘인내와 근기인 것을 보면 우연히 국화가 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백단심계의 무궁화.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애국가에 나오는 구절임에도 실제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무궁화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왜일까? 일제는 우리나라 꽃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러기에 무궁화를 뿌리 채 뽑아버리고 씨앗을 불태웠다. 그리고 거짓된 정보로 우리 민족이 무궁화를 외면하게 만들었다. 아직은 무궁화축제보다 벚꽃축제가 더 많이 알려진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우리나라 모양의 무궁화
그런 의미에서 광복절 68주년을 맞아 무궁화 축제는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과 항상 함께했던 무궁화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통일을 기원하는 듯 우리나라 지도모양의 무궁화 토피어리도 있었다. 제주도와 울릉도 옆 독도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지구와 나란히 있는 모습은 21세기 한민족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을 나타내는 듯했다. 방학 중인 아이들과 함께 서울에서 무궁화축제에 참석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었다. 아이들이 나라꽃 무궁화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고 무궁화를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답사를 통해 한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축제를 위해 모아놓은 무궁화가 아니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 무궁화 자생지에서 무궁화축제가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궁화 심는 행사 또한 정부와 민간단체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한민족의 역사를 통한 정체성 확립을 위해 얼찾기 100만 서명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광복절을 맞아 우리 민족 얼의 표상인 무궁화 축제에 다녀온 것만으로도 뜻 깊은 답사였다.

▲ 광화문광장에 전시중인 무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