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1일, 서울에서 우리얼찾기국민운동본부가 국사의 수능 필수 과목 지정과 대통령의 개천절 공식 행사 참석, 단기연호 병기를 제안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광복 68주년을 맞이하여 우리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역사적인 과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도 크고, 국민의 관심과 호응도 어느 때보다 크리라고 생각한다.

다시 8월이다. 일제 식민지배 하의 고통과 광복의 기쁨을 함께 떠올리는 시간이 돌아왔다. 36년간의 식민지배는 우리 민족의 철학,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인식을 주인에서 노예로 바꾸어 놓았다. 광복 68주년을 맞아 진정한 광복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일제의 노예화(신민화)교육방침은 ‘조선 식민통치사’에 기록되어 있다. 그 방침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조선인들은 유구한 역사적 자부심과 문화에 대한 긍지가 높아 통치가 어렵다. 그들을 대일본제국의 신민(臣民)으로 만드는 방법은 그들의 가장 큰 자긍심인 역사를 각색하여 피해의식을 심는 것이다. 조선인을 뿌리가 없는 민족으로 교육하여 그들의 민족을 부끄럽게 하라. 문화 역시 일본의 아류임을 강조하여 교육해야 한다.”

이러한 방침은 문화정책이라는 미명하에 철저히 시행되었다. 해방된 지 반백년이 훨씬 지났지만 우리는 그 잔재를 청산하지 못했고, 일제의 식민사관은 실증사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채 지금도 학교에서 교육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일제 식민통치자들의 눈으로 자신을 보면서 비하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정신과 문화의 독립이다. 지금까지 어떤 정부도 여기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것이 우리 국학의 현실이다.

국학의 중요성을 모르는 나라, 그래서 국학이 정립되지 않은 나라, 국학을 2세들에게 가르치지 않는 나라가 된 것이다. 우리가 국학을 부활시키지 않는다면 우리의 정신문화는 영영 사라질 것이며, 국제무대에서 우리는 영원히 중국과 일본 문화의 아류로 남고 말 것이다.

얼마 전, 한 교육학자의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 미국에 교육시찰을 갔다가 유대인 학교에서 늙은 랍비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앉혀 놓고, 이스라엘 민족 수난사와 유대인 민족의 우수성을 가르치고 있는 수업을 참관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모습이 민족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으로 가득 찬 늙은 랍비의 영혼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불어넣어지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실제로 유대인 학교는 머리가 맑은 오전시간에는 민족정신을 교육하고, 오후시간에는 수학과 과학 같은 수업을 한다고 한다. 그만큼 민족정신과 국학을 소중히 인식하고, 자손 대대로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 학자는 같은 교육자로서 자신이 지금까지 강단에서 지식만을 전해 온 것이 뼈저리게 후회스럽고, 부끄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국학교육이야말로 미국을 움직임으로써 세계를 움직여 온 유대인의 힘이라고 글을 맺었다.

유대인은 땅을 잃었으나 정신을 지켰기에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민족이 되었고, 우리는 땅은 지켰지만 정신을 잃었기에 지금도 정치, 경제, 사회, 교육이 혼란스러운 것이다. 배타적이고 국수적인 다른 민족의 국학과 달리, 우리의 국학은 평화적이고 범세계적인 철학을 담고 있는 홍익의 정신을 가지고 있음에도, 스스로 국학을 국수주의라고 배척하고 있지 않은가.

국학은 민족을 민족답게 하는 철학과 사상의 정수이다. 민족의 얼과 생명이다. 한 민족의 과거이자, 미래이며, 세계무대에 당당히 설 수 있는 자부심과 긍지이다. 우리의 국학이 정말로 국학다우려면 저 넓은 동북아를 누비며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치세 철학으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우리 선조의 선도문화에서 그 뿌리를 찾아야 한다. 학문이라는 작은 울타리 안에 갇힌 국학이 아니라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꿈과 희망이 되는 국학이라야 한다. 현재 식민사관에 젖어있는 역사는 우리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지 못한다. 비전이 없는 역사는 죽은 역사이다.

다시 광복절을 맞는 8월. 진정한 광복은 민족정신의 광복이며, 진정한 독립은 역사와 문화의 독립임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우리얼을 되찾아 진정한 통일과 인류의 평화에 기여하는 민족으로 거듭나기를 약속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 승 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국제뇌교육협회 회장

뇌교육 창시자
국학원 설립자
한국인 최초 美 4대 일간지 베스트셀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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