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국립중앙박물관 통일신라, 발해, 고려, 조선시대실 답사를 했다. 먼저 통일신라관은 다보탑과 석가탑 사진이 입구를 장식한다.  통일신라는 장례문화에서 화장(火葬)의 유행하여 유물로 뼈단지가  많이 전시되어 있다

▲ 남북국시대(통일신라) 김유신 무덤의 십이지상.

통일신라관에서 꼭 기억해야 할 유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무구정광은 때없이 깨끗하고 밝음을 말하고, 다라니는 부처의 가르침으로 외우거나 써놓으면 복을 받는다고 한다. 이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목판 인쇄물이다. 그런데 중국이 당나라 측천무후 당시의 글자들이 발견되었다며 중국의 것이라 우기는 바람에 아직 유네스코에 등재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신라의 서체, 신라의 종이,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것 등 우리나라의 것이 자명한데도 중국이 가져가려 하다니 어이없고 답답한 노릇이다. 하긴 독도나 고조선, 고구려, 발해의 역사를 송두리째 가져가려 하는 일본과 중국이니 더 말해 뭐하겠나!

20년 전 우리가 배울 때는 통일신라시대라고 배웠는데 최근에는 중국이 발해를 중국역사로 왜곡하려는 것에 맞서 남북국시대라고 부른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이후의 시대를 발해와 신라, 남북국시대로 말하는 것이다. 발해는 고구려의 장수였던 대조영이 세운 나라로 주변의 말갈족을 포용하여 나라를 세웠다.

▲ 발해의 화려한 건축물을 보여주는 치미.

생활모습이나 문화재 등이 고구려의 것을 그대로 이어받아 발전시켰다. 현재 발해지역이 중국의 동북3성과 연해주지역이어서 대부분의 유물이 그곳에 있고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물은 복제품인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통일이 되고 우리 선조의 옛 터전이 회복되는 날이 어서 오길 기대한다.  

주변국들과 다양한 외교를 펼치면서 통일왕조를 이끌어간 고려. 고려청자를 비롯해 귀족들의 화려한 문화재도 많지만 거란과 몽골의 침략을 불심으로 이겨내고자 했던 팔만대장경은 수난의 역사를 보여주는 문화재이다. 대장경은 한 글자 한 글자 새길 때마다 세 번씩 절을 하는 정성으로 16년간 81258판에 새긴 것이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목판 인쇄술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물인 『직지』. 이 책은 독일 구텐베르크보다 78년 앞선 것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그런데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것은 복제품이고 원본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다.  우리의 빼앗긴 문화재가 전 세계에 7만 점이 넘는다고 하니 하루빨리 되찾아 오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리라.

▲ 현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인쇄물, 직지 복제품.

▲ 흑상감기법의 고려청자.
고려관에서 또 하가슴 아픈 유물을 만났다. '수령옹주 묘지명'인데 왕족의 부인 수령옹주가 31녀 중 고명딸을 원나라의 공녀로 보내게 되자 그 슬픔으로 병이 나서 죽었다는 기록이 있다. 왕족의 딸까지도 원나라의 공녀로 보내다니... 가슴 아픈 역사의 한 대목이다.

조선실은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조선의 법전 『경국대전』은 세종시대의 훈민정음을 비롯해 과학기구들과 악기들, 의학, 약학, 농사서 등의 서적을 볼 수 있다. 과거시험 합격증, 놀이판, 일본어와 중국어 학습교재, 화폐 등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유물을 보며 그 시대의 선조들의 모습이 지금의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 조선시대 지도에 나와 있는 울릉도와 독도.

▲ 침이나 뜸을 뜨는 자리를 그린 조선시대 신체 경혈도.

▲ 조선시대 놀이문화를 보여주는 주사위.
▲ 한석봉의 글씨.
600년 조선의 유물이 예상했던 것보다 적어서 의아했다. 무엇보다 잃어버린 유물이 시대마다 있다는 점이 가슴아픈 답사였다. 우리의 역사를 알아야 함은 물론이고 우리의 유물도 찾아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무더위를 피해 박물관을 많이 찾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을 찾고 우리 역사를 배우려고 하는데 하루빨리 바른 역사를 정립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