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나기 전에 일제가 정해놓은 잘못된 역사를 배우는 실태를 제대로 돌려놓고 올바른 방향으로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내가 이 민족에 대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 믿었기에 이 자리에 왔다."

 한국의 대표 인류학자, 민속학자로 평생을 살아온 노학자의 한 마디는 분명했다. 한민족원로회 공동의장을 맡은 이광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한국문화국제교류운동본부 공동대표)는 24일 한민족원로회(이하 원로회) 창립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 김동길 태평양시대위원회 위원장(전 연세대 교수)와 함께 공동의장으로 원로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바른 뿌리를 찾고 바른 미래를 그릴 수 있게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 한민족원로회 공동의장을 맡은 이광규 서울대 명예교수

 창립총회에서 이 교수는 학문의 갈래를 설명하며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우리가 배우는 학문은 크게 기초학문과 응용학문이 있다"며 "쉽게 말하자면 넓은 의미에서 역사로 대변되는 기초학문은 리더가 되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고, 응용학문은 기술을 통해 누군가에게 고용되는 학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렇다고 해서 응용과학을 하는 사람, 첨단과학 기술자가 리더가 안 되는 법은 없다"며 "다만, 리더가 될 사람은 누가 되었든 기초학문, 즉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자신의 뿌리"라며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최근 불거진 청소년들의 왜곡된 역사 인식을 언급하며 "'한류'가 해외에서 붐(Boom)이라고 하지만 이것이 오래가기 위해서는 내가 내것에 대한 자긍심이 있어야 하는데, 정작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며 "식민지도 겪었고 해방과정에서도 잘못된 점이 없지 않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한민족의 바른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민족원로회를 통해 청소년은 물론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바른 역사 교육을 하고자 한다"며 "민족사관에 의한 올바른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민족원로회는 지난해 11월 우리얼찾기 범국민 100만 서명운동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당시 공동위원장을 역임했던 이수성 전 총리와 국학원 장준봉 상임고문 등 중심 인물들이 모여 오늘날 대한민국의 갈등과 대결국면의 원인이 잘못된 역사 교육에 있다고 판단, 한민족원로회 창립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민족이 고난에 처했을 때마다 역사를 바로 세웠던 과거를 되새기며 이러한 일에 원로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7월 24일 창립총회를 갖게 되었다.  

 공동의장에는 이수성 전 국무총리, 김동길 태평양시대위원회 위원장, 이광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자리했다. 장준봉 전 경향신문사 사장을 운영위원장으로 김재성 전 서울신문 논설주간,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이택휘 동원대학교 이사장, 만월 재단법인 선불교 도전, 이구홍 해외교포문제연구소 이사장 등이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사무총장에는 김창환 변호사(법무법인 창 대표), 후원회장에는 김수홍 메가BMC 대표가 자리했다.  

 원로회원으로는 최동섭 전 건설부 장관, 권원기 전 과학기술처 차관, 권정효 우리정신연구회장, 국중하 한국수필문학회 이사, 김호일 중앙대 명예교수, 박상은 전 보험감독원장, 박양빈 단국대학교 명예교수, 백인호 전 YTN 사장, 이성민 세계역사NGO포럼 공동대표, 이세훈 전 법제연구원장, 이원택 한국청소년한마음연맹 총재, 장영주 사단법인 국학원장, 장홍렬 한국기술평가원 회장, 전인구 국군예비역불자회장, 홍윤기 국제뇌교육대학원 석좌교수, 황원섭 우당기념관 상임이사, 이현락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이용성 전 기업은행장, 장만화 전 서울은행장, 김호성 전 서울교육대학교 총장, 박남수 천도교 교령, 박원철 흥사단민족통일운동본부 상임대표, 강동민 한민족역사문화연구원 이사장  등 정치, 경제, 교육, 법조, 언론, 문화 등 각 분야 100여 명의 원로들로 구성되었다.

 원로회는 창립식을 시작으로 격월로 정기포럼과 연중 학술대회 및 워크숍을 개최하여 역사 복원과 전통문화 창달과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범국민 참여운동 등을 전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