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대학원을 다니고도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이들이 늘고 있다. 올 1/4분기 우리나라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는 309만2천 명. 통계작성 이래 최대 수준이다. 2013년 1/4분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고학력자 비중이 18.4%로 역대 최대이다.   한 국가의 교육수준이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보면 고급 노동력이 노동시장에 편입되지 못하는 국가적 낭비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고급인력이 고용시장 편입이 어려운 '고급 유휴노동력 확대 현상'이 뚜렷하다. 

 비경제활동인구의 고학력화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현대경제연구원이 26일 발표하 '비경제활동인구의 고학력화, 그 5가지 특징'을 통해 살펴본다. 

#1  30~40대 고학력 여성의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심각

전체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 중 30~40대가 절반이 넘는다(56.7%).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 중 여성이 74.0%에 달한다. 특히, 30대와 40대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86.9%, 85.2%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고학력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2013년 3월 231.0만으로 최고치에 달했다. 고학력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최근 6년간 연평균 4.9% 증가했다. 남성은 3.3% 증가.

고학력 여성 비경제활동인구의 약 36%가 육아를 이유로 한다는 점에서 여성의 경력단절과 고용평등 문제 해결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평균 여성 민간고용(Civilian employment) 비중이 44.8%인데 반해, 한국은 평균에 못 미치는 41.6%에 불과하여, OECD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2 청년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에겐 일자리가 없다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 중 청년층이 20.4%에 달해, 고등교육을 받고도  취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청년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는 62.9만명으로 30·40대 다음으로 가장 높은 비중 차지한다. 청년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 중 남자가 30.3%, 여자가 69.7%를 차지하여 여성에게 사회진출의 문턱이 더 높다. 

청년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의 남성과 여성 모두 90.6%, 87.0%가 "원하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다"고 인지하는 등 노동시장적 사유로 직장을 구하지 않고 있다.  여성의 구직 중단 사유에도 육아·가사는 5.9%에 불과하여, 청년층 사회진입 지연 문제는 남녀 모두에게 심각한 문제이다. 

 전공 및 경력 수준이 높은 고학력자 및 고급인력이 많이 배출되었지만, 미스매치 등의 문제로 고용시장의 흡인력이 미진하다.

#3 젊은 고학력자들이 구직을 단념하는 현상 고착화

고학력 구직단념자 증가율이 고학력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의 약 3배나 된다. 고학력자의 생산가능인구가 2007~2013 1/4분기까지 연평균 3.9% 증가하였고, 고학력 구직단념자는 같은 기간 연평균 11.5% 증가했다.  고학력 구직단념자는 전체 구직단념자의 연평균 증가율 10.2%를 웃돌았다.  전체 구직단념자 중 고학력자의 비중도 33.8%에서 36.3%로 증가하여 고학력자를 중심으로 구직단념자가 늘었다. 

청년층, 30대, 40대 고학력 구직단념자가 증가세를 지속하여 총 고학력 구직단념자의 89.7% 차지했다. 특히, 청년층과 30대가 총 고학력 구직단념자 중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34.0%, 36.4%이다.

 고학력자 구직단념자 중에서 청년층의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2013년 2월 및 3월에 3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역전됐다. 30~40대의 청장년층 고학력 구직단념자는 취업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단념한 집단이므로 노동시장 유입이 가장 시급하다. 

#4 취업준비로 고학력 청년층의 사회진출이 지연

고학력 취업준비자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70.5%를 차지(2013년 3월 기준)했다. 30대도 고학력 취업준비자의 약 22.9%를 차지하여, 청년층의 '취업준비자 고령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청년층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도 2013년 3월 65.5만명으로 최고수준을 기록하여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 중 약 20.9%가 청년층이다. 고학력 청년층 취업준비자는 27만 9천명으로 2008년 이후 최고수준 기록했다.

 특히,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청년층의 취업준비자 수가 18.8만명에 달하면서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취업준비를 위한 휴학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대학 재학기간이 지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졸업한 취업준비자’가 증가 추세이다.

전문대학 및 대학교 등의 전문교육기관에서 고등교육을 수료하고도, '교육과 고용'의 연계가 부족하여 취업을 준비하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남아있다.

#5 고학력 베이비부머세대 은퇴 후 취업무관심현상 급증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 중 50대의 비중이 상승하고,  일할 능력이 있지만  그냥 쉬는 취업무관심자가 급증하는 것도 최근 나타난 특징이다.

 50대 고학력 취업무관심자가 크게 증가하여 40대 및 60대 이상을 넘어섰다. 50대 고학력 취업무관심자는 2007년 4.5만명에서 2013년 3월 7.4만명으로 연평균 8.8%로 증가하였다.  총 고학력 취업무관심자 중 50대 비중은 2012년 14.7%에서 급증하여 2013년 3월 19.3% 를 차지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시기가 도래하면서 고용시장에서 대거 퇴출되기 시작하였고, 경제의 고용창출력이 저하되면서 취업에 관심이 잃게 되는 현상으로 보인다. 향후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자가 증가하면서 ‘숙련된 노동력 낭비’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50대 은퇴자들은 근로 숙련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 의사가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경제의 고용창출력이 부족하여 은퇴 후 재취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고, 자영업 창업을 통한 성공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인지하는 경향이 높아져 취업의사를 잃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계층별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를 고용시장에 편입하는 '경제활동인구화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30·40대 여성에게는  출산, 육아 및 가사로 인한 경력단절 최소화 시책을 펴야 한다.

육아시설을 확충하고, 출산휴가제 정립,  정규직과 차별이 없는 '양질의' 시간제일자리 확대, 교대제 전환이 가능한 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나누기(work sharing) 확대 등을 실시해야 한다.

20대 청년에게는  사회진입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한 '학업-고용 연결성'을 높여야 한다.  고등교육기관 재학기간에 취업을 위한 준비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교과과정과 산업을 연계한 시스템 조성함으로써 '졸업한 취업준비자'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20대 여성의 높은 고용문턱을 낮추기 위해, 고용평등적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30·40대 구직단념자와 취업무관심자에게는  전공 및 경력 등에 적합한 일자리의 공급 및 미스매치 문제 해결 시급하다.

청년층의 사회진입 지연되면서 30대에 구직을 단념하거나 취업에 무관심해지는 현상이 야기됨에 따라 노동 수요측과 공급측의 연결성을 증대할 필요가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임금 등의 근로조건을 개선함으로써 고학력자의 미스매치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세대가 경험과 능력을 보유한 전문인력들이 사회에 재편입 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할 피요가 있다. '은퇴자 재고용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장년층의 해당 산업내 노우가 활용되어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실업계 고등학교나 전문대학 등에서 산업경험교사, 실습과정 튜터(tutor) 혹은 맨토(mentor)로서 채용될 수 있도록 환경 조성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