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재중교포 지인으로부터 홍산옥기를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10여 점 홍산옥기를 소장하고 있는데, 고조선옥기라고 저에게 표현했습니다. 홍산옥기를 처음 보면서 초고대인들이 옥을 다루는 메커니즘과 작품성에 제 마음이 완전히 빼앗겼습니다. 그분의 도움으로 홍산옥기를 수집하게 되었습니다.“

박문원 홍산문화학술원장(52세)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홍산문화유물 공개 고증결과 발표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 지난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타에서 ‘홍산문화유물 공개 고증결과 발표회’가 열렸다. 세번째로 앉아있는 중국 홍산옥기 전문가가 수집 유물에 관한 감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에 앉아있는 박문원 홍산문화학술원장이 이를 듣고 있다. 사진은 홍산문화학술원 영상 캡쳐.

이날 박 원장은 20년간 수집한 홍산유물 4천여 점을 중국의 감별 전문가들이 직접 고증해 진품임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유물 대부분이 옥으로 제작된 것이어서 탄소 연대 측정법으로 감별하지 못하고 현미경으로 유물의 표피와 미생물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고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회에 참석한 우실하 한국항공대 교수는 “홍산문화는 발굴 당시만 해도 적석총이나 빗살무늬토기 등 문화적 유사성으로 인해 고조선의 선대 문명인 '동이족' 특히 조이족의 문화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중국 고대 문명의 기원이라는 주장이 점차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민족적·정치적 시각을 모두 배제한다하더라도 동북아 문명의 출발점이 된 문명이라는 점에는 많은 학자들이 견해를 함께 한다.”라고 설명했다.

▲ 지난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타에서 ‘홍산문화유물 공개 고증결과 발표회’가 열렸다. 홍산문화학술원 유물 사진(제공=사진 작가 형예명)

홍산은 기원전 3,000년부터 4,500년 사이에 중국 북동부 요하강 유역부터 요녕성 서쪽까지 광범위하게 존재했던 신석기 시대 동이족의 유적지로 알려져 있다.

홍산유적지는 중국 정부가 2002년부터 초부터 이른바 '동북 공정'을 통해 중국 문화권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논란이 된 곳이다. 이 지역은 중국의 주요 문화권 유물과 판이한 빗살무늬토기 등 동이족 유물이 주로 출토됐다.

박 원장은 우리민족의 뿌리인 고조선과 발해, 고구려의 조상인 동이족의 유물인 홍산옥기를 수집해 신화속의 고조선이 실존 국가란 점을 인식시키고 중국 동북공정이 허구라는 점까지 밝혔다.

그는 옥기(玉器)와 토기, 흑피옥 등 국보급 홍산문화 유물을 다량 수집했다. 유물 형태는 도구류, 장식류, 의식류, 동물류, 인물류, 동물과 인물을 혼합한 반인반수상, 토기류 등 다양하다.

박 원장은 “홍산문화는 면밀하게 발굴하다 보면 3천 년이 넘는 역사도 충분히 가능하다”라며 “앞으로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발굴하고 연구하면 양국의 문화적 정치적 우호관계는 발전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