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은 단군할아버지 생신입니다!"

 관악산 입구가 떠나갈 듯 우렁찬 목소리가 등산객을 맞이한다. 석가탄신일도, 성탄절도 아니라 단군할아버지의 생신? 궁금증과 호기심에 고개를 돌려보니 등산로 입구에 단군할아버지 동상이 인자한 모습으로 앉아계신다.

 사단법인 경기국학원은 6월 10일(음력 5월 2일) 제4382주년 국조 단군왕검 탄강일을 맞아 생일잔치를 마련했다. 경기국학원은 9일 과천시 관악산 입구 김지명 시인의 '관악산 지킴이' 입구에서 축하 행사를 열었다. 경기국학원이 주최하고 경기국학운동시민연합과 과천브레인힐링모임인 '품'에서 주관한 이날 생일잔치에는 관악산을 방문한 500여 명의 등산객이 함께 축하했다.

▲ 단군왕검 탄신일 축하 행사가 9일 관악산 등산로 입구에서 열렸다. [제공=경기국학원]

 뭐니뭐니해도 생일잔치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생일상 아닌가. 경기국학원은 단군탄강일을 맞아 오가는 등산객들에게 생신 떡을 나눠주며 국조인 단군을 되새기고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와 함께 '단군왕검 할아버지께 생일축하편지 쓰기' '단군할아버지와 포토존' 등 다양한 참여마당이 마련되어 등산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관악산을 자주 찾는다는 한 시민은 등산로 입구에 자리한 단군왕검 동상에 축하인사를 전하며 "내 생일도 잊고 지나가면 서운한 법인데 국조이신 단군왕검의 생일을 모르고 지냈다"며 "단군탄강일을 알려줘서 고맙다. 앞으로 잊지 않고 관심을 갖고 주변에도 알려야겠다"고 했다.

▲ 부모님과 함께 관악산을 찾은 어린이가 단군할아버지에게 축하 인사를 쓰고 있다. [제공=경기국학원]

 단군왕검 탄신일에 대한 기록은 고려말 재상이자 대학자인 행촌 이암의 <단군세기>에서 찾을 수 있다. “왕검의 아버지는 단웅(檀雄)이고 어머니는 웅씨 왕의 따님이며, 신묘(기원전 2370)년 5월 2일 인시(寅時, 새벽 3시~5시)에 박달나무(檀木)밑에서 태어났다. 신인의 덕이 있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경외심으로 따랐다”고 명시하였다.

 관악산 입구 외에도 6월 10일 단군탄강일을 맞아 9일 서울시청광장에서는 세계국학원청년단의 '단군 오신 날' 플래시몹이, 강원도에서는 '단군문화축제'가 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