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토론회나 토크쇼 등에서 민감한 발언을 하는 출연자에게 우스갯소리로 다른 이들이 이렇게 묻는다.

 "(그렇게 말해도) 괜찮아요?"

 이 말인즉슨, 민감한 발언을 하면 방송출연이나 업무 등에 있어서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는데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이는 고위공직자는 물론 민간인에 대한 '사찰'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해 공개되면서 방송에서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다.

 시대는 2013년, 기술은 첨단을 걷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언론 환경은 그리 '첨단'이지 못하다. 과거 군사정권을 떠올리는 '사찰'의 그림자가 여전히 숨어있다.

 과연 우리나라 언론은 할 말을 다 하고 있을까. 할 말을 할 수 있는 환경에 있을까.

▲ 2013 언론 자유 보고서에서 밝힌 언론 자유 정도. 우리나라는 노란색(부분적 자유국)으로 표시되어 있다. [제공=프리덤하우스]   ㅣ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언론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의 2013년 언론 자유 평가에서 한국이 64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한 결과이다. 하지만 2011년 상실한 '언론자유국(Free)' 지위는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채, '부분적 언론자유국(Partly Free)'에 머무르고 있다.

 프리덤하우스가 세계 19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3 언론 자유 보고서'를 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한국은 언론자유 지수 31점으로 칠레, 이스라엘, 나미비아와 함께 공동 64위에 머물렀다.

 언론자유국 1위는 각각 10점을 받은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차지했다. 이어 벨기에와 핀란드, 네덜란드가 11점으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미국은 23위(18점), 일본은 40위(24점)로 '언론자유국'으로 분류되었다.

 반면 중국은 179위(83점), 사우디아라비아는 182위(84점)로 '비자유국(Not Free)' 평가를 받았다.

 북한은 96점을 받아 꼴찌 196위에 올랐다. 북한은 '최악 중의 최악(Worst of the Worst)'을 기록했다. 북한은 프리덤하우스가 언론 자유 보고서를 발표한 1980년 이래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최악의 언론 탄압국'으로 지목되어 왔다.

 보고서를 통해 프리덤하우스는 "북한을 비롯한 하위 10개국에서는 독립적 언론이 존재하지 않거나 거의 활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언론은 정권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주민들에게 편향된 정보만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언론자유지수는 0~100점으로 평가되며 점수가 낮을수록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다는 것을 뜻한다. 평가 항목은 총 23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