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복원 중인 삼국시대 신라 기마무사의 비늘 갑옷을 공개한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류춘규)는 오는 29일 오후 2시 경상북도 경주시 황오동 쪽샘지구 신라고분 발굴조사 현장에서 복원 중인 삼국시대 비늘갑옷(札甲)의 복원과정을 공개하고 설명회를 개최한다.

비늘갑옷은 삼국시대 이후 줄곧 사용된 갑옷이다. 한자어로는 찰갑(札甲)이라 하고 일본에서는 괘갑(挂甲)이라고 한다. 일정한 크기의 작은 미늘(갑옷에 단 비늘 모양의 가죽 조각이나 쇳조각)을 수십 개에서 수백 개씩 가로 또는 세로로 엮어 만들어 활동성을 극대화하였다. 동물 가죽과 같은 유기질제로 미늘을 연결한다.  큰 철판으로 결합한 동시대의 철제 판갑(板甲)에 비해서 무게와 착용감, 유동성 면에서 효율성이 매우 높았다. 

이번에 공개하는 삼국시대 비늘갑옷은 2009년 3월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C 지구 10호) 덧널무덤(木槨墓)에서 말 갑옷(馬甲)과 함께 출토됐다. 이는 5세기 전반경 한반도를 무대로 활약하였던 신라 기마무사(騎馬武士)의 갑옷으로 알려졌던 것이다.

▲ 일부 복원한 신라 기마무사의 비늘 갑옷. <사진=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그동안 출토된 철편을 부위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하여 무사의 머리를 보호하는 투구(冑)와 목가리개(頸甲), 몸통(胴札), 팔(上膊札ㆍ臂甲), 허리(腰札), 치마(裳札), 다리(大腿甲ㆍ下腿甲) 부분으로 비늘갑옷이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중 투구와 목가리개, 몸통, 허리, 치마 부분의 철편을 정리하여 복원작업을 했다.  팔과 다리 부분에 해당하는 갑옷은 현재 정리 작업이 진행 중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 함께 출토된 말 갑옷과 같이 정리 작업을 마무리하고 재현품을 완성하여 이른 시일 내 공개할 예정이다.

▲ 쪽샘지구 신라고분 C10호 비늘갑옷 출토 모습. <사진=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이번에 복원한 비늘갑옷은 유적에서 출토된 실물자료와 고구려 고분벽화를 근거로 검토와 고증을 거쳐 재현한 것이어서, 삼국시대 기마무사 갑옷의 원형(原形)을 밝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부산 복천동 고분군과 합천 옥전 고분군 등 가야지역의 무덤에서 출토된 갑옷들과도 서로 비교할 수 있어,  앞으로 삼국시대 갑옷의 계통과 구조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 쪽샘지구 신라고분 C10호 전경. <사진=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지금까지 비늘갑옷이 출토된 유적지로는  부산 복천동·학소대·연산동, 김해 대성동·양동리·두곡리·능동, 창녕 교동, 합천 옥전, 고령 지산동, 경주 월성로·구어리·황남대총·사라리, 상주 신흥리, 울산 중산리·하삼정, 경산 조영동·임당동, 함안 도항리·말산리, 남원 월산리, 대구 달서·문산리, 포항 옥성리 유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