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밥 세 끼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면 건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한 끼나 두 끼만 식사하고 배고픈 상태를 유지하는 식사습관이 새로운 건강법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식사법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습관들이기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몸이 아니라 입이 원하는 식사를 해온 것이 아닌지 반성한다고 했다.

코리안스피릿은 4월 멘탈헬스 기획 시리즈 ‘비움이 보약이다’를 진행한다.

[비움이 보약이다]

윤관동 기자
1. 삼원조화식
2. 몸은 소식을 원한다
3. 소식하는 사람들

전은애 기자
4. 단식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5. 살빼러 왔다 사는 방법을 배워간다
6. 단식, 기자가 체험해보니


▲ 김 현 대한단무도협회장. 그는 24시간 수련법으로 삼원조화식을 소개했다.

김현 대한단무도협회장(44세)은 5년 전부터 식사 조절이 수련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거듭했다. 김 회장은 소식(小食)이 다이어트 효과를 넘어 차원 높은 수련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단무도에서 연구한 <삼원조화 하늘정식(이하 삼원조화식)>이 그것이다.

지난달 13일 충남 천안시 목천읍에 있는 국학원에서 김 회장을 만났다.

- 삼원조화식을 만들게 된 계기는 뭔가?

“사회에서 깨달음을 이야기하면 부처를 떠올린다. 우리는 깨달음을 말로 하지 말고 몸으로 보여주자고 한 것이다. 늘 긍정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선도 수행자의 모습이다. 그것을 도풍(道風)으로 만들고 싶었다.”

-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삼원조화식은 하늘의 이치에 맞는 세 가지 차원의 에너지 섭취방법으로 수화식, 순환식(몸을 움직이는 동적인 단전호흡), 호흡식(기를 모으고 운용하는 정적인 단전호흡)으로 이뤄진다. 특히 수화식은 습관들이기가 어렵지만 가장 중요하다. 자정부터 정오까지 국이나 물 등을 먹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는 분들은 식사하고 2시간 후에 물을 마시도록 하고 있다.”

- 음양 감식(陰陽 減食)과 비슷하다.

“그렇다. 이를 수(水) 기운과 화(火) 기운이라는 선도수련의 원리로 이해하면 좋다. 입으로 들어오는 고체는 인체의 연료가 되고 물은 정화작용을 한다. 그래서 식사할 때 물이나 국 등 액체를 섭취하는 것은 우리 몸을 가동하는 양의 기운을 꺾어버리는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물을 마실 때 고체식을 같이 하는 것은 우리 몸을 정화하는 물이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 힘들지 않았나?

“처음 6개월 정도는 점심과 저녁만 먹었다. 나는 경상도 사람이라 국이 없으면 밥을 못 먹는다. 그런데 끝나고 고구마를 먹는데 목이 하나도 안 말랐다.”

- 지금은 1일 1식만 한다고 들었다.

“저녁 5시에 밥을 먹는다. <1일 1식>의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도 비슷할 것이다. 그 시간이 좋다. 가장 배고픈 시간은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다. 하지만 저녁 식사할 때 흡수율은 100%다. 물을 마시면 세포 곳곳으로 스며드는 게 느껴졌다. 아침에 일어나면 도인 체조를 한 시간하고 난 몸 상태다. 노폐물이 하나도 없다. 몸이 매끈하다. 바로 호흡이 된다.”

- 단무도 지도자들은 어떠한가?

“대구도장은 3년 전부터 지도자 7명이 1일 1식을 했다. 체중이 감량됐고 호흡시간이 길어진 사례가 많았다. 한 여자 지도자는 10개월 동안 5kg 살이 빠졌고, 집중력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 다이어트와 어떻게 다른가?

“음식으로 다이어트를 한 사람은 정화는 됐지만 손발에 힘이 없다. 그래서 장생보법이나 다리를 단련하는 순환식이 필요하다.”

- 밥 세 끼 잘 먹고 수련을 열심히 하는 사람도 많다.

“5∼6년 차 수련한 사람들을 보면 그 이상 진도가 안 나간다. 자기가 체험한 기간만 있는 거다. 그런 상태서 뭔가 특별한 수련을 찾는다. 중요한 것은 매일 할 수 있는 수련이 좋다. 단무도에서 2시간 수련을 받으면 나머지 시간은 어떻게 자기관리를 하느냐, 그때 회원들은 자기 마음대로 한다. 2시간 수련을 업그레이드하려면 22시간을 어떤 상태로 만들어주느냐가 중요하다. 수련한 시간 이외에는 모두 음식 조절을 하는 것으로 보내게 한다.”

- 더 높은 단계로 가려면 소식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지난 2월부터 온라인으로 100일 동안 수련을 지도한다. 회원들은 안다. 전날 야식을 먹고 수련하면 다리가 저린다. 축기(蓄氣, 단전에 기를 모으는 것)가 안 되니깐. 단전이 뜨끈뜨끈하고 발바닥 용천혈까지 기가 흘러가니깐 다리가 별로 안 저린다. 일반인들은 건강이나 다이어트가 목적이라면 수화식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영혼의 성장을 목표로 순환식, 호흡식으로 나아가면 선도(仙道)의 진정한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김 회장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출신이다. 중학교 때 합기도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직업군인으로 근무하면서도 무예를 익혔다. 1990년대 후반 호흡 수련을 본격적으로 배웠다. 이어 2002년 대한단무도협회장으로 취임, 한국뿐만이 아니라 미국, 일본에서도 무예 명상을 지도한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