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셋째 주는 '세계뇌주간 (World Brain Awareness Week)'이다. 1990년대부터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선진국에서부터 뇌에 대한 연구에 전폭적으로 투자하면서 신비에 싸여 있던 뇌의 비밀이 하나둘씩 밝혀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뇌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1992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세계뇌주간 행사’가 현재까지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매년 3월 셋째 주에 동시에 개최하는 국제행사가 됐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세계뇌주간 행사를 개최한다.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대강당에서 3월 14일 열린 2013년 뇌주간 행사(사진=대구경북과학기술원)

올해 한국 뇌주간 행사는 '뇌, 미래를 여는 창조의 원동력'을 주제로 3월 9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대구 광주 포항 진주 횡성 전국 6개 도시 16곳에서 열렸고 8천여 명이 강좌에 참석했다. 특히 이번에는 누구나 쉽게 뇌를 알고 이해하고 또한 실생활에 활용하는 방안을  활발히 논의했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1990년 20세기 마지막 10년을 '디케이드 브레인(Decade Brain)'으로 선포하고, 본격적으로 뇌 연구를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인간 뇌의 1∼2% 정도만 밝혀져 있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의공학교실 김인영 교수는 지난 12일 한양대학교 뇌주간 강연에서 "뇌과학은 융합학문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앞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 더 많다. 자신의 관심분야에서 뇌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뇌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띄는 특징이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나라가 뇌과학, 뇌의학 분야에 집중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면, 우리나라는 두뇌를 활용하고 개발하는 뇌활용 분야에 대한 연구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한국뇌과학연구원(KIBS, 원장 이승헌)은 20여 년 전 ‘인간 뇌의 올바른 활용과 개발’이라는 설립 목적으로 뇌활용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과 독창적인 연구성과를 축적해 왔다. 특히 한국 선도 명상법과 뇌과학을 접목한 '뇌교육(Brain Education) 프로그램'을 개발해 건강, 교육, 문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긍정적 변화를 이끌기 위해 노력해 왔다.

'두뇌활용의 원리와 체험'이라는 주제로 3월 15일 서울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서울학습관 대강당에서 열린 대중강좌에서 안승찬 한국뇌과학연구원 연구개발실장은 "예전에는 운동하면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21세기 뇌의 시대에서는 운동하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말한다. 적절한 운동은 신경세포를 자극하고, 신경세포 사이의 정보를 전달하는 시냅스를 증가시킨다.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쪽의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을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뇌’는 전문가들의 연구영역만이 아니다"며, "누구나 자신의 뇌를 올바르게 활용해야 하는 시대인 만큼, 딱딱한 이론 강좌보다는 두뇌훈련 및 뇌교육 콘텐츠를 체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제 3월 '세계뇌주간' 행사가 끝났지만, '뇌'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8월 서울 코엑스에서는 두뇌건강 관련 멘탈헬스(Mental Health) 심포지엄이 열릴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4월 국내 최초로 열린 두뇌 관련 박람회 '브레인엑스포 – 뇌, 희망을 말하다'에는 하루 동안 5천여 명이 방문했었다. 지난해 브레인엑스포에 이어 올해 심포지엄을 주관하는 한국뇌과학연구원은 미국 중국 일본 등의 국가에서 멘탈헬스 분야 석학을 초청해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에 의해 인간 뇌에 대한 많은 비밀이 벗겨졌지만, 두뇌를 활용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많지 않다. 이번 8월에 열릴 심포지엄에서 두뇌 활용 해법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