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옥 군포중학교 교사(45세)는 지난달 15일~17일, ‘제주도 천강힐링명상여행’을 다녀왔다.

명상여행은 단무도와 무병장수테마파크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천혜의 자연경관 속에서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프로그램이다.

강 교사가 전하는 명상여행 두 번째 이야기다.

*1편, "나를 내려놓으니 행복은 지천에 있구나" 기사 바로가기 클릭 

#호흡(呼吸)

이튿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단군산으로 향하였다.

▲ 명상하는 강명옥 교사(제공=무병장수테마파크)
단군산은 해발 334.5m인 원추형 기생화산이다. 오름의 생김새가 군막(軍幕)과 비슷하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며 군산오름이라고도 한다. 고려 목종 7년인 1007년에 화산이 폭발하여 상서로운 산이 솟아났다고 하여 서산(瑞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차에서 내려 시멘트로 덮인 골목길을 지나 단군산 초입에 다다르니 유채꽃이 환하게 피어있다.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감탄사를 연발하며 기념촬영을 하였다.

유채꽃 노란 향기와 더불어 단군산의 바람은 참 요란하다. 좌우사방으로 수시로 변하면서 제주의 향기를 전하느라 바쁘다. 우리는 제주 바람을 벗 삼아 한쪽에는 요가 매트를 메고 한쪽에는 물을 들고 오름에 올랐다.

산 중턱으로 올라갈수록 숨이 서서히 차기 시작하면서 발걸음도 무거워졌다. 평상시 산을 사랑하지 않음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했다.

부산에서 오신 분은 이런 나를 보고 무릎이 아니라 고관절에 집중하여 걷는 법을 알려줬다. 그 마음이 고마웠다. 오름 곳곳에 숨어서 나에게 기운을 보내주는 유채꽃과 이름 모를 수많은 생명들에 의해 드디어 단군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 올라 바람을 맞으니 심술궂게 느껴졌던 바람도 사랑스럽고 감사하게 느껴졌다. 두 뺨을 스치듯 지나가는 바람결이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정상에서 맛 본 한라봉은 아직도 입안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우리는 정상 바로 아래 마른 풀들이 무성한 곳에 요가매트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해를 바라보고 바람을 등지는 위치였다. 허리를 바로 세워서 장호흡에서 깊은 호흡으로 넘어가려고 하는데 한 무리 여행팀이 지나가면서 여러 가지 말들을 쏟아냈다. 그들은 명상하는 우리들이 참 신기한가 보다.

친목모임으로 오신 그분들은 연신 건배 제의를 하며 건강을 챙기셨고, 우리는 하늘의 기운과 땅 기운을 끌어와 내 몸에서 하나로 만들면서 건강을 챙겼다.

봄 햇살이 참 따듯하다는 생각을 하는 차에 트레이너의 신호를 받았다. 명상하면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 잠시 눈감고 있었던 것 같은데 마음의 파도는 잠잠해지고 시간은 저만치 가 있다.

단군산을 내려오는 길은 참 아름다웠다. 3월의 유채꽃이 제주도를 온통 노랗게 물결치고 있었다. 단군산 품에 의탁하여 살아가는 꽃들과 나무들도 참으로 풍성하였고, 목마른 길손을 위해 내어주는 약수 또한 감미로웠다.

내려오면서 뿌리를 허옇게 드러내놓고 쓰러진 나무들에 생명전자의 기운을 보내주었다. 그들 또한 단군산을 아름답게 지키며 바람을 맞아 싸우다가 자연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들의 존재 또한 단군산의 아름다움이었다. 

#구도(求道)

단군산을 내려와 ‘용왕난드르’라는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었다. 갖가지 나물이 서로 살아서 어우러지는 이 비빔밥이야말로 홍익정신이 살아있는 밥이다. 우리네 삶도 이 밥과 같이 서로 존중해주며 살아간다면 정말 아름다운 홍익세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을 먹고 잠시 밖으로 나왔는데 이 마을에는 마늘밭과 돌담이 무척 많았다. 아직 개발이 덜 된 제주도의 참 맛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돌담들이 꼭 햇살 아래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는 동네 사람들 같았다.

이곳에서 철 지난 귤도 얻어먹고 행복감 가득 실어 간 곳은 ‘산방산 탄산온천’이었다. 우리가 온천에 온 이유는 오전에 단군산을 오르느라 피곤한 몸도 풀고 다음 코스인 ‘삼합비경’에 가기 전에 몸을 깨끗이 하라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우리는 탄산 온천수에 몸을 깨끗하게 씻고 의수단전(意守丹田)하는 마음으로 삼합비경으로 출발하였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이다. 이곳은 ‘진시황이 보낸 사신 서복(서불)이 5,000명을 데리고 불로초를 찾아다니던 마지막 장소’였다고 전한다. 삼합비경 계곡 속으로 천천히 들어가니 멀리 코가 보이고 사람의 옆모습을 닮은 서복바위가 나타났다.

▲ 단군산(군산오름) 정상에서 진행한 힐링명상(제공=무병장수테마파크)

우리는 서복 바위를 앞에 두고 건너편에 만들어진 3개의 단에서 명상수련을 하였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따스한 햇살 아래 유채꽃이 단 마다 피어나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첫 번째 단은 천(天)단으로 하늘의 마음을 아는 곳이라 한다. 이곳에서 우리는 마음에 드는 곳에 매트를 깔고 명상을 하였다. 나는 처음 장호흡에서 시작하여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넘어가는 듯 하더니 뇌파가 너무 떨어져 버렸다. 탄천수에 노곤해진 몸이 잠결과 하나가 되었다가 풀렸다를 반복하였다.

두 번째 지(地)단, 세 번째 인(人)단을 거치면서 단전이 따뜻해지고 허리가 바로 세워졌다. 몸의 기운이 부드럽게 순환하면서 잠기운도 많이 날아가고 한결 상쾌해졌다. 삼합비경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면서 서불의 마음이 느껴졌다. 참 도를 깨우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먼 곳으로 떠나는 그의 모습이 아련히 떠올랐다.

삼합비경에서 내려와 대평리 마을 안쪽 바닷가에 가게 되었다. 그곳 또한 밖에서 보면 잘 모르는데 안으로 들어설수록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곳이다. 너무나 맑아 속살이 훤히 비치는 쪽빛 바다와 각양각색의 크고 작은 바위들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해안가. 해안을 에워싸고 있는 작은 산천이 너무나 아름다워 숨이 멎을 것 같다.

그곳 바위에 앉아 무심히 파도소리를 들어보았다. 무섭게 달려오던 파도들도 결국은 해안가 바위에 부서져 잠잠해진다. 우리 내면의 울퉁불퉁한 소리도 이와 같을 것이다. 그 소리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자. 파도가 가라앉을 때까지 천천히 호흡하며 기다려 보자. 시끄러운 파도소리는 가라앉고 아주 깊은 내면의 순수한 소리가 들려 올 것이다. 그 소리에 귀 기울여 인생을 살면 행복하지 않을까? 밀려오는 파도 소리에 맞춰 파도 명상을 하는 것도 바닷가 여행의 묘미이다.

#홍익(弘益)

셋째 날 새벽 5시부터 6시까지 무병장수테마파크에서 김 현 회장이 직접 지도를 해줬다. 오늘은 정말 맑은 정신으로 호흡 수련을 했다. 단전도 바로 따뜻해지고 척추도 바로 서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더 많은 감사함을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됐다.

수련을 마치고 무병장수테마파크 공원을 둘러보았다. 현무암 속에서 살아 숨 쉬는 47대 단군 할아버지들도 만났다. 가슴에 감동이 밀려오면서 홍익 정신을 우리에게 남겨주신 조상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제주시 애월읍 무병장수테마파크. 기가든에서 바라본 국조단군왕검상(제공=무병장수테마파크)

공원 돌탑 옆에 수줍게 피어난 하얀 매화가 있어 가 보았더니 작은 꽃에서 퍼지는 향기가 너무 아름다웠다. 매화같이 아름다운 향기가 나는 삶을 살아야겠다. 스스로 자랑하지 않아도 저절로 향기가 나는 사람. 이런 모습에 옛 선비들은 매화를 좋아했나 보다. 오늘 아침은 매화 향기로 인해 행복한 시작을 할 수 있었다.

오늘은 무병장수 테마파크에서 기가든 명상을 하였다. 천천히 기가든 안으로 들어가 요가 매트를 깔고 물소리와 함께하는 수련이었다. 물소리가 나의 몸속으로 들어와 나를 정화해주는 것 같았다.

다음으로 천천히 기가든을 걸으면서 바위와 나무, 바람의 숨결을 느껴보는 걷기 명상을 하였다. 걸음을 통하여 명상할 수 있다니 새로운 발견이었다.

조용히 걷다 보니 작은 동굴이 나왔다. 그곳에서 우리는 동굴수련을 했다. 단군왕검의 어머니 웅녀가 새로운 나로 거듭나고자 간절히 염원하며 기도했던 마음도 느껴보고 자기 안에 숨어있는 두려움도 보았다.

기가든 구석구석 피어난 아기 수선화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작은 키에 노랗게 피어난 수선화가 매우 예뻤다. 그 빛과 향기가 나를 맑게 정화해주었다.

마지막으로 신단수 아래에서 하늘과 만나는 명상을 하였다. 허리를 바로 세우고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여 나의 삶에 기준은 무엇인지? 나는 홍익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 그동안 정신없이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며 삶의 기준을 바로 세우고 멘탈헬스로 세상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에필로그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지금 나는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매일 새벽을 호흡 수련으로 시작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관심을 두지 않았던 호흡에 신경을 쓰게 된 것이다. 감사함을 모르고 있었던 호흡을 관찰하면서 조절할 수 있게 됐다.

걸을 때도 명상여행에서 배운 대로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면서 걷는 연습을 한다. 그러다 보니 나의 자세가 조금씩 바르게 잡혀가고 있다. 몸이 바르게 서니 생각도 바르고 긍정적으로 변하여 생활이 밝고 활기차게 되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고비를 만나게 된다. 그 고비 고비에서 힘들고 지쳐있을 때 잠시 숨 한 번 쉬어보길 권한다. 그 새로운 숨이 우리를 살릴 것이다.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봄날에 나의 발목을 잡는 많은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숨을 찾아 단무도 제주명상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