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듯해지면서 아침저녁 산책이나 야외 공원 일대를 걷는 사람이 늘었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나 경제적인 투자 없이도 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고혈압・당뇨병과 같은 성인병 예방과 치료, 체지방률을 감소시키는 등 걷기의 효과는 뛰어나다.

하지만 무작정 걷는다고 해서 모두가 건강해질 수 있는 것일까?

억지로 걸으면 운동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노동 후에 생기는 피로 물질이 쌓인다고 한다. 즐겁고 신나게 걸으면 뇌에서 베타 엔돌핀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기분이 좋아지고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 지난 14일 서울 멘탈헬스협회 강남지부 '멘탈헬스 힐링워킹 동호회'가 창립됐다.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걷기운동을 시행하고 있다.

"걸으실 때 발끝에 힘을 주시고 발바닥, 발등, 발목을 느껴봅니다. 몸에 계속 집중하셔서 발바닥부터 어깨, 얼굴, 뇌까지 몸 전체를 느낍니다. 나의 뇌가 가장 행복해하는 걸음을 찾아가시면 됩니다. 멘탈헬스 힐링워킹의 핵심은 즐겁고 신나게 걷는 겁니다."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단월드를 찾았다. 센터 수련장에서 신나는 음악과 함께 걷기운동이 시작됐다. 지난 14일 서울 멘탈헬스협회 강남지부 '멘탈헬스 힐링워킹 동호회' 창립식 이후 매주 수요일마다 갖는 두 번째 동호회 모임이었다. 

▲ 동호회 회원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멘탈헬스 힐링워킹을 하며 내면에 몰입하고 있다.

'멘탈헬스 힐링워킹'은 걷기라는 운동과 호흡ㆍ명상이 결합된 프로그램이었다. 서울 멘탈헬스협회 강남지부 공동회장을 맡은 기필수 단월드원장의 멘트를 따라 걷기 30여 분. 특이한 것은 눈을 뜨고 걷는 것이 아니라 눈을 감고 걷는 것이었다. 일상적인 걷기가 아닌 내면 집중으로 자신을 온전히 느끼며 걷는 '치유를 위한 명상 워킹'이었다. 걷기 후에는 누워서 휴식을 취하며 이완과 호흡으로 들어갔다.

▲ 멘탈헬스 힐링워킹을 하고 있는 동호회 회원 박연주 씨.

동호회 회원 박연주 씨는 "제자리에서 걷는 힐링워킹을 했는데 내 몸이 많이 틀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걸음에 집중하니까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나를 둘러싼 고민과 피하고 싶었던 문제점도 보였다. 그것을 피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힘 그리고 나 자신과 화해하는 마음이 생겨서 정신적으로도 좋아졌다. 많은 분들이 가입해서 좋아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멘탈헬스 힐링워킹을 하면 몸과 마음 상태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굳은 표정과 틀어진 걸음걸이는 뇌의 컨디션을 보여준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와 얼굴 근육이 굳는다. 뇌의 불균형은 걸음걸이에도 영향을 미쳐 몸의 불균형을 일으킨다. 기존의 걷기운동처럼 무의식적으로 걸어도 건강해지지만, 몸에 집중해서 걸으면 뇌의 감각이 깨어나 힐링효과가 극대화된다고 한다.

'멘탈헬스 힐링워킹 동호회' 창립은 '제2창업'을 위한 변화의 돌파구

▲ 멘탈헬스 힐링워킹 전문강사 기필수 단월드 원장

기 원장이 멘탈헬스 힐링워킹 동호회를 결성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지난 2월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 총장의 멘탈헬스메소드 강연을 들으면서였다. 이 총장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적당한 운동으로 걷기를 제안했다. 국민건강 지킴이로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싶었던 그에게 이 총장의 강연이 도화선 역할을 했던 것이다.

기 원장은 "걷기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멘탈헬스 힐링워킹은 걷기운동에 호흡과 명상, 뇌교육을 접목한 프로그램이다. 내 몸이 생명전자가 가득한 로봇이라 생각하며 즐겁게 걸으면 몸과 마음이 분리되는 느낌이 들면서 와칭(Watching)이 쉬워진다. 육체에 일어나는 현상과 감정작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또 "몸을 보면 습관이 보인다. 예전에는 잘못된 습관으로 몸이 아프면 짜증 내고 원망했지만, 요즘은 더 돌봐주고 사랑을 주게 된다"고 했다.

 
그는 동호회를 창립하면서 자신의 뇌 역량이 더 확장된 것 같다며 본인의 의식변화 또한 컸다고 했다. 단월드가 제2창업시대를 선포하며 임직원 개개인의 변화를 요구하는 이때 동호회 창립은 그에게 변화의 돌파구와도 같았다.

"제2창업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무엇부터 해야 하나 고민도 생각도 많았다. 현실을 보면 엄두가 안 나기도 했다. 나 혼자서 이 사회를 바꿀 수는 없다. 정치・경제・문화 등 기존 사회 패러다임 변화, 기득권층의 문제를 바라볼 때마다 정말 하늘이 복을 내리지 않으면 해결 안 될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노동자나 직원이 아닌, 정말 사명자의 의식으로 일해야겠다고 느낀다." 

기 원장은 최근 멘탈헬스 힐링워킹 프로그램으로 회원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야외 힐링워킹, 가족을 위한 힐링워킹, 효소단식과 결합한 힐링워킹, 봉사활동 연계 등 다양한 동호회 활동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목표는 동호회 회원 1,000명을 모집하는 것이다. 동호회를 활성화해 강남구청 협회에도 등록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