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사내 명상프로그램 '너의 내면을 검색해라Search Inside Yourself' 를 개발한 차드 멍 탄이 지난 26일 성균관대학교 법학관에서 강연을 했다.

"저는 구글에 엔지니어로 입사했지만 지금은 명상전문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가 어떻게 명상전문가가 되었을까요? 세계평화를 위해 평생을 보내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초창기 구글의 엔지니어로 입사한 싱가포르 출신의 차드 멍 탄(42·Chad-Meng Tan)은 사내 명상프로그램 '너의 내면을 검색해라Search Inside Yourself'를 도입해 직원들의 감성지능EQ이 높아지고 자신감과 업무능력, 리더십이 향상되는 등 큰 변화를 겪었다고 한다. 불교의 명상법 중 하나인 '마음 챙김mindfulness'을 응용한 이 프로그램은 총 7주(20시간)간 진행되며 지난 5년간 1천여 명의 구글직원이 이수했다.

살아 생전 명상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깨닫고 세계평화를 이루겠다는 다소 황당한 목표를 가진 차드 멍 탄이 지난 26일 한국을 방문했다. '세계평화를 향한 세 가지 단계Three easy steps to World Peace'라는 주제로 성균관대학교에서 2시간 동안 열린 이번 강연에는 300여 명이 참석했다. 

건강한 육체를 위해 운동하듯 건강한 정신위해 명상을

차드 멍 탄이 개발한 명상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들은 단 7주, 20시간의 교육으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그는 구글의 초기 멤버로서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수년간 성공적인 경험을 쌓아오던 중 명상에 눈을 뜨게 되었다. 이후 구글의 지원을 받아 세계적인 신경과학자들과 심리학자, 티베트 선승들과 함께 마음챙김명상에 기반한 새로운 감성지능 강화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른바 ‘내면검색’이라 부르는 7주간의 이 교육 프로그램은 구글의 큰 성공을 이끌었다.

"구글은 근무시간 중 20%를 각자 관심 영역에 투자함으로써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직원이 되도록 장려한다. 나는 이 시간에 명상프로그램 개발에 투자했다."

그가 이렇게 명상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세계평화를 위해 평생을 보내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2003년 구글 본사 내 공원을 산책하던 중 운명의 연인을 만나듯 세계평화를 위해 일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내적인 평화와 행복, 연민compassion을 통해서 세계평화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건강한 육체를 위해 운동하듯 건강한 정신을 위해 명상을 알려야겠다 결심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운동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1927년 하버드 대학에 '피로연구소Havard Fatigue Laboratory'가 생기고 운동의 효과를 알게 되었지만 의학 분야가 아닌 군대에서 연구비를 지원했다. 자기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오늘날 운동은 모든 사람에게 좋고, 원하면 배울 수 있고, 직장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인식한다. 명상에서도 똑같은 일이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
 

기쁨이 된다 Joy becomes you

얼마 전 어떤 기자가 달라이 라마에게 질문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습니까?"
달라이 라마는 답했다. "지금입니다."

탄은 명상을 하면 언제든지 기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언제든지 기쁠 수 있기에 가장 행복한 순간이 현재라는 것이다. 그는 아령을 계속 들면 팔에 근육이 생기듯이 우리 마음도 훈련할 수 있다며 3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첫째, 마음을 안정시켜라.

우리의 마음은 스노우 글로브와 같다. 흔들렸던 스노우 글로브 안의 입자들이 다 가라앉으면 글로브 안이 다 들여다보이듯이 마음을 쉬게 하면 우리의 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면 평온함과 명쾌함, 그리고 기쁨이 생긴다. 마음을 고요하게 했는데 어떻게 기쁨이 생기는 것일까? 그 이유는 우리의 기본적이 마음 상태가 행복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마음을 진정시키면 기쁨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 행복은 항상 여러분 마음속에 있다.

둘째, 기쁜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다.

굉장히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을 때, 아기를 안을 때, 공원을 산책할 때 바로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다. 집중하는 순간 기쁨이 배가 된다.

세 번째, 친절해져라.

친절은 정신적인 습관으로 가능하다. '저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것을 습관으로 만든다면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회의실에 들어갔을 때 모인 사람들을 보며 '이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생각하면 생각이 몸으로 표현되고 사람들도 느낄 수 있다. 그러면 당신을 대하는 사람들이 바뀔 것이다. 행복의 효과가 따라오는 것이다.

▲ 구글 내에서도 괴짜로 통하는 차드 멍 탄은 "모든 사람이 명상의 혜택을 통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명상의 과학적 효과가 속속 밝혀지고 있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서 쉽게 시작하기 어려운 점도 있을 터. 탄은 구글의 사례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명상을 도입하고 일반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모토가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처음 내가 "세계평화를 원한다"고 말했을 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멋진데!", "나는 어떻게 도와줄까?" 이런 반응이었다. 구글 직원은 혁명가와 같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하지 않았던 일을 우리는 생각하기에 엔지니어이지만 감정지능을 통해서 세상을 바꾸겠다 했을 때 방해하는 일은 없었다.”

"나는 이런 생각은 천천히 퍼져 나가고 있다고 본다. '구글이 하는 걸 보니 멋진데 우리도 해보자' 이런 식으로 말이다. 구글도 단순히 수익을 추구하는 걸 벗어나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는 명상을 도입한 것이다. 한 세대가 지나면 명상하는 것이 당연하게 될 것이다. 이는 마치 예전에 회사 내 피트니스 센터가 없었지만 현재 많은 회사가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듯이 이제 곧 회사 내 명상센터가 일반적으로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구글이지만, 탄이 지난 2007년 내면검색 프로그램을 처음 도입할 때만 해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구글 직원 대부분이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50% 이상 명상에 대한 저항감이 컸다. 우선 나에 대한 신뢰로 클래스에 참석했다. 그리고 첫 수업에서 명상했을 때 일어나는 두뇌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보여주었다. 7주 동안은 매주 2시간, 두 번째 주는 하루 종일 진행한다. 수업의 30%만 강의를 진행하며, 나머지 시간은 명상을 체험한다. 한 클래스 당 70명이 수강하는데 꼭 짝을 지어 서로 책임지고 연습을 체크하게 한다."

탄은 구글 내에서도 괴짜로 통한다. 그는 구글에 유명인사가 찾아오면 항상 기념사진을 찍는다.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지미 카터 같은 전·현직 대통령부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나탈리 포트만, 레이디 가가 등 200여 명의 유명인과 사진을 찍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예전 구글 본사를 방문해 그와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은 구글 중앙로비 '멍의 벽(Meng's wall)'에 전시되어 있다. 

▲ 차드 멍 탄이 구글 본사 내 로비에 전시된 '멍의 벽'의 사진들을 소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달라이 라마, 영화배우 나탈리 포트만이 보인다.
이번 강연의 한 참석자는 "어릴 때나 꾸는 꿈인 줄 알고 있던 '세계평화'를 강연 내내 말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한때 저랬지 라는 생각을 했다.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강연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강연 소감을 밝혔다.

한편,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과 교보문고, 성균관대, 시공사에서 공동 기획한 이번 특강은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