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대통령의 취임 후 국내 기업 44%가 여성 임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대·중견기업 300여 개사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여성인재 활용에 관한 기업인식’을 조사했다.

이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앞으로 여성 임원과 관리자 수에 대한 전망으로 응답기업의 43.8%가 ‘늘어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53.9%이었고, ‘줄어들 것’이라는 답변은 2.3%에 그쳤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58.1%)이 중견기업(39.1%)보다 여성 임원이 늘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대한상의는 "최근 건강, 엔터테인먼트, 패션, 화장품 등 소프트한 산업들이 점차 중요성을 더해가는 한편 소비력을 갖춘 젊은 여성층이 핵심 소비집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에 여성임원을 늘려 기업경영전략 수립에 여성의 풍부한 감성과 섬세함을 반영하려는 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성의 업무능력에 대해서도 남성과 대등한 수준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신입 남성 직원 대비 신입 여성 직원의 업무역량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78.6%가 '남성과 비슷하다'고 답했고, '남성보다 우수하다'는 답변도 13.9%로 '부족하다'(7.5%)는 응답을 앞질렀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수한 역량으로는 친화력(37.5%), 성실성·책임감(35.9%), 창의성(26.0%)을 차례로 꼽았고, 부족한 역량으로는 리더십(36.2%), 팀워크(30.9%), 주인의식(26.6%) 순으로 답했다.

여성인재 확보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점차 늘고 있지만 기업 내 여성임원 수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대표나 임원 중 여성이 1명이라도 있다는 기업이 4곳 중 1곳(23.7%)에 불과했고, 이들 기업 1개사 당 여성대표·임원 수도 평균 2.2명에 그쳤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1.8명)이 중견기업(2.3명)보다 적었다.

상의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고 있지만 남성에 비해 핵심 업무를 경험할 기회가 부족하고, 출산·양육부담으로 경력단절을 겪는 여성이 많았던 탓"이라고 분석했다.

 
여성임원 선임경로에 대해서는 내부 승진이라는 응답이 79.2%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외부 영입이라는 답변은 15.3%였다. 또 여성임원이 있는 기업 중 절반은 여성임원이 될 만한 중간 관리자 인력풀이 부족한 편(50.0%)이라고 응답해 중간 관리자부터 여성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할 필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인재 양성을 위해 기업들은 전문성 강화와 경력단절 해소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여성관리자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방안에 대해 전문성 강화를 위한 도전적 과업부여(29.6%)와 경력단절 해소를 위해 출산휴가·육아휴직 활용 권장(28.9%)이라는 응답이 많았으며, 이어 여성 특화 교육훈련 실시(13.2%), 법정기간보다 긴 육아휴직 보장(12.2%)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성이 임원으로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로는 '일과 가정을 조화시키려는 여성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50.7%)을 첫 손에 꼽혔다. 이어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등 출산·양육 관련 사회적 지원(24.0%),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의지와 지원(17.8%), 여성 할당제 의무화(3.9%), 모성보호제도 관련 기업 의무 강화(3.6%) 등의 답변이 있었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성인재 활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여성 직원이 경력단절 없이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기업과 사회가 함께 조성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