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사회 진출을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일까? 여성으로써 가장 소중한 역할이라고 말할 수 있는 출산과 육아가 바로 그것이다. 과거에 비해 여성 취업에 대한 사회 분위기는 부드러워졌지만 여전히 여성, 특히 아이를 가진 기혼여성들은 취업시장에서 냉대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취업에 열세인 여성들이 한국폴리텍대학에서 전문기술을 배워 취업경쟁력을 쌓아 취업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전업주부로 20여 년을 살며 젊은 날 품었던 꿈을 잃어버렸던 황미숙(43세)씨가 후회 없이 살기 위해 내린 결론은 한국폴리텍대학 섬유패션캠퍼스에 재입학하는 것이었다. 사실 그녀는 1992년 2월 같은 대학(섬유기술대학)을 졸업하고 지역 침장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결혼 후 집안일과 육아로 자신의 꿈은 묻어둔 채 살아왔지만 인생의 꿈은 쉽게 잊히지 않았다.

20여 년간 경력이 단절된 채로 살아왔기 때문에 최신의 섬유산업 동향과 새로운 기술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으로 딸 또래의 동급생들과 함께 입학했다. 그녀는 “모든 작업이 컴퓨터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아줌마의 뚝심으로 과 수석도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열정을 보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던 가족도 점차 응원을 해주었고, 각종 공모전에서도 특선, 우수상에도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현재 황미숙씨는 천연염색을 이용한 침구류 업체에 취업하여 침구업계 최고의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출발선에 서있다.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금형디자인과를 수료한 김보미(32세)씨는 기술에서 취업의 문을 열었다. 꿈 많은 여고시절 대학 입시만을 위한 생활로 지방 국립대학교 통계학과를 졸업했지만 취업의 벽에 부딪혔다. 그렇게 8년을 학원 강사, 과외 등으로 뚜렷한 직장 없이 생활하다가 느낀 것은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지 않으면 직업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선택한 한국폴리텍대학에서 금형디자인 공부를 시작하며 직업을 찾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9개월간 수많은 도전과 시련 속에 5개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전공 활용할 수 있는 한 중소기업의 설계실에 취업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았으면 최선을 다해 그 일을 열심히 하자는 내 인생철학을 드디어 이루었다”며, “여성으로서 금형디자인 부분에서 최고의 설계전문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해군 6전단에는 홍일점 항공기 조작사가 근무하고 있다. 그녀는 올 2월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항공기계과를 졸업한 정희재(22세) 하사이다. 이번에 항공기 조작사로 배속된 인원 20명 중 여자는 해상초계기 조작사로 배속된 그녀가 유일하다. 정희재 하사는 항공기 엔진 시동부터 정지까지 항공기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관리하며 조종사의 비행을 보좌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녀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승무원 직무교육을 앞두고 있으며 교육 수료 후 정식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임무에 투입되면 비행준비와 비행, 비행 후 점검시간까지 하루 종일 항공기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여자로서 유일하게 항공기 조작사로 배속되어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책임감도 크다”며, “집안의 반대를 딛고 이 자리에 서있는 만큼 최고의 항공기 조작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