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교육이 위기라고 말한다. 학교폭력, 왕따, 성적 위주의 상대평가 등. 이중 가장 문제라면 학업에 대한 흥미도가 낮다는 것이다. OECD 가입국 중 수학ㆍ과학 성취도는 세계 1, 2위를 다투지만 학업 흥미도와 능률은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 학생들이 좀 더 신나게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까?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심리학에서 연구되던 인간의 동기연구가 최근 뇌과학과 만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 김성일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사단법인 <박문호 자연과학 세상>은 지난 3일 건국대학교 산학협동관에서 국내 정상급 학자들과 함께 뇌과학 정보를 공유하는 '제5회 뇌과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조장희 가천의과대학 석좌교수를 비롯하여 국내 뇌과학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뇌과학 관련 최신 지식 정보에 대해 강연했다.

이날 김성일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동기에 대한 신경교육학적 접근'이라는 주제로 동기와 청소년의 학업 흥미도에 대해 강연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성적은 세계에서 가장 좋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노벨상이나 세계적 석학이 되기 위해서는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힘들어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동기를 갖고 성취하는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어떻게 접근해서 얼마나 오랫동안 가치를 두고 꾸준히 하게 만드는 것이 교육의 힘이다."

그는 인간이 동기를 가지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Pleasure(기쁨)', 'Value(가치)', 'Goal(목표)' 3가지 요소를 꼽았다. 인간의 3가지 동기 시스템이 작동하는 두뇌 영역은 다르다. 김 교수는 인간의 3가지 동기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했다.

기쁨
측좌핵(nucleus accumbens)에서 일어나는 이 기쁨은 처음에는 어느 정도의 보상이 주어져 시작된다.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생겨 그 가치에 따라 판단하게 된다. 목표에 생기면 그 가치에 따라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중독은 다르다. 중독은 기쁨은 느끼지만 통제는 안 된다.

가치
눈 바로 뒤에 있는 안와전전두엽은 가치 판단의 중요한 영역이다. 이 부분이 파괴되면 가치 판단이 안 되어 충동적 행동을 하고, 자기 조절이 어려워진다.

목표
두뇌 윗부분 바깥쪽에 있는 배외측전전두피질(DLPFC : 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은 작업 기억이나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영역이 목표 지향적인 행동을 하게 한다.

보상에 가장 효과는 다음번 똑같은 행동을 다시 하게 한다. 또한 보상은 학습에 가장 크게 기여한다. 어떤 행동을 했는데 보상이 주어지면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김성일 교수는 보상의 부정적인 효과도 강조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예상하지 못한 외부적 보상이 주어지면 매우 기쁘다. 그러나 이 보상이 점점 줄어들면 내재동기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가 하던 자발적 행동에 돈이라는 보상이 들어가면 이제는 돈이 없으면 행동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즉, 내가 좋아서 즐거워서 하던 일에 돈이라는 보상이 주어지는 순간 이제는 돈 때문에 하게 된다. 돈에 길들여지기 시작하면 돈이 없으면 해결되지 않는 무서운 보상이 되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이번에 몇 점 받으면 용돈 줄게.'라는 말이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교수는 "언어적 보상은 돈과는 달리 지속적인 효과를 보였다"며, 돈보다는 진심 어린 칭찬이 더 효과가 있음을 강조했다.

▲ 지난 3일 건국대학교 산학협동관에서 열린 '박문호 자연과학 세상 제5회 뇌과학 심포지엄'에는 150여 명이 참석했다.

청소년의 뇌는 공사 중, 목표가 바로 서야

뇌는 항상 유혹에 흔들린다. 친구와 놀까? 콘서트를 갈까? 숙제는 밤에 해도 될까? 청소년뿐만 아니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수많은 정보와 유혹에 흔들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까? 김성일 교수는 '목표'를 강조했다.

"목표는 가장 강력한 가치이다. 정확한 목표가 있으면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오늘도 열심히 살아야지 이것은 목표가 아니라 의도다. 모든 자기 조절, 자기 제어의 기본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목표를 확실하게 구체적으로 세분화해서 연쇄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