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인천의 자살률이 빠른 속도를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일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자살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인천은 광역시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였다.

 인천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32.8명으로 지난 2000년 13.8명이던 것이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현대경제연구원이 경제적 안정과 평등, 전반적 행복감 등을 기준으로 조사한 '대한민국 경제적 행복지수'에서 인천은 35.7점으로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최근 5년간 우울증 환자의 증가율 역시 6대 광역시 중 가장 높다. 인천은 스트레스 인지율과 우울감 경험률, 이혼율과 실업률이 가장 높은 도시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멘탈헬스의 권위자인 이승헌 총장(글로벌사이버대)는 지난 2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멘탈헬스 특별강연회'에 초청되어 '멘붕(멘탈붕괴)'에 빠진 인천시민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전국 1위라는 것은 세계 1위라는 말과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나 이혼율이 그만큼 높고 행복지수가 세계 최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기는 '위대한 기회'입니다. 최근 인천은 시 차원에서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이혼율이 급감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학교 폭력 역시 전국 최하위권이라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선택입니다. 멘탈헬스가 되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즉시! 인천은 더 나은 인천을 위한 선택을 했으니 된 것입니다. 그래서 인천은 희망이 있습니다."

 '멘탈헬스 특별강연회'가 지난 1월 5일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9개 도시 순회강연의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8번째 도시인 인천에서는 8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멘탈헬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증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강연에는 송영길 인천시장이 축사를 한 뒤 강연을 끝까지 들으며 멘탈이 건강한 인천을 만들고자 하는 시장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인천에서 열린 멘탈헬스 특별강연회에는 송영길 시장을 비롯해 인천시민 800여 명이 현장을 찾았다. [사진=임선환 객원기자]

 세상 사람들은 모두 행복한 삶을 바란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더 많은 돈을 벌어 더 나은 집에서 더 여유롭게 살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행복을 찾아 나선다. 저 길모퉁이만 돌면 행복이 있으리라 믿고 기도하고 바라지만 정작 모퉁이를 돌아서면 또 다른 모퉁이가 저만치 앞에 있다.

 행복은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 것일까.

 인천의 멘탈헬스 상태를 말하는 이승헌 총장의 강연을 듣다 보니 행복에 대한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아니나 다를까, 이 총장이 '행복' 이야기를 꺼냈다.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가 어디인지 아십니까? 바로 방글라데시입니다. 행복은 물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죠. 행복은 멘탈, 즉 우리의 뇌에서 이뤄집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행복을 물질에서 찾고 있습니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것이죠.

 저는 한국뇌과학연구원 원장입니다. 뇌를 연구해본 결과 행복은 '호르몬의 작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로토닌과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면 기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입니다. 어떻게 해야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게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뇌에 들어온 정보에 따라 호르몬을 분비하죠. 그 정보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를 빨리 알고 정화해야 합니다. 우리 뇌는 인식이 될 때 반응합니다. 좋은 정보일 때 행복 호르몬을 분비한다는 말입니다.

 뇌를 활용하는 이 방법만 잘 알아도 인천은 세계에서 가장 뇌를 잘 쓰는 도시, 가장 행복한 인천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 행복은 저 산너머 어디에서 찾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은 내 안에서 창조하는 것입니다."

 찬찬히 생각해보면 '행복'을 비롯해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과 생각의 근원이 바로 '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에 독버섯이 있다 한들, 그것을 아는 사람이야 피하지, 모르는 사람은 먹고 죽을 수도 있다. 이 총장은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정보, 그리고 그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곧 그 사람의 가치를 결정짓는다고 말했다.

 뇌가 운영되는 기본적인 원리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내 생활에서 뇌를 잘 활용해서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뇌를 활용하여 행복을 창조하는 것이라 해서 어렵고도 거창한 무엇인가를 할 필요는 없었다. 이 총장이 풀어낸 그 기본 원리만큼이나 간단하고도 쉬웠다. 바로 '신개념 운동법'과 '소식(小食)'이었다.

 신개념 운동법은 한 번에 20초, 하루에 3번(총 1분), 일주일에 3번을 하면 된다. 일주일에 3분이라는 말이다. 한 번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운동을 해야 한다는 기존 개념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방법도 쉽다. 얼굴은 환하게 웃으며 입으로는 환호성을 지르면 되고 양손은 손뼉을, 양발로는 땅을 구르면 된다. 시간도 운동이라고 보기에는 매우 짧다. 한 번에 20초씩 하루에 세 번만 하면 된다. 단, 조건이 있다. '전력질주'를 해야 한다. 내가 가진 에너지를 20초 안에 모두 태워버리는 것이다.

 신개념 운동법의 포인트에 대해 이 총장은 "운동의 시간보다는 강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러분 박수는 언제 칩니까? (좋은 일 있을 때요) 네 맞습니다. 박수를 친다는 것은 뇌에서 행복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것입니다.

 좋은 호르몬을 빨리 분비해서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뇌의 시냅스를 강화해야죠. 얼굴도 자꾸 웃는 사람이 환하지, 계속 화내는 사람은 얼굴이 좋습니까? 아니죠. 어둡습니다.

 그래서 손뼉을 치면서 얼굴은 크게 웃는 겁니다. 호르몬이 나옵니다. 행복과 건강, 평화 모두 호르몬의 작용입니다. 여기에 양발은 뒤에서 호랑이가 쫓아온다는 심정으로 정말 빨리 구르면 됩니다.

 이처럼 짧은 시간이지만 '전력질주', 고강도 운동을 함으로써 근육 속의 글리코겐 저장소를 파괴하고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게 됩니다. 지방분해효소도 많이 나오게 되죠."

▲ 이승헌 총장이 1월 2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멘탈헬스 특별강연회에서 대한민국의 멘탈헬스 실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임선환 객원기자]

 운동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식이요법, 식사법이다. 최근 서울시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런던협약에 따라 올해부터는 음식물 쓰레기를 바다에 버릴 수 없게 되었다. 자연스레 처리 비용이 비싸졌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거리에 음식물 쓰레기통은 넘쳐나지만 정작 처리비용에 대해 행정당국과 처리업체 사이의 조율이 원활치 못해 문제가 커지고 있다.

 식사법 이야기를 하다 말고 음식물 쓰레기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분명하다. 보릿고개처럼 어려운 시절을 보낸 대한민국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심어준 "남보다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는 관념이 오늘날의 문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버려지는 식량을 돈으로 환산하면 20조 원이라고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은 8,000억 원, 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무려 3조 4,000억 원입니다. 성인의 1일 권장 칼로리는 2,400kcal입니다. 1일 2식만 해도 충분하죠.

 하루 세끼를 모두 먹어야 한다는 정보에서 벗어나 보십시오. 소식은 장수의 제1비결이기도 합니다. 우리 뇌는 지금까지는 '많이, 잘 먹어야 한다'는 잘못된 정보에 계속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잘못된 정보에 의해 뇌는 속고 살고 있었던 겁니다."

 식사법은 크게 여덟 가지로 나뉜다. 일정 기간에 음식을 끊는 '단식', 하루 식사를 한 끼나 두 끼로 줄이는 '절식', 세 숟갈 정도로 식사하는 '소소식', 10숟갈을 먹는 '소식', 자신의 양에 맞게 적당히 먹는 '정식', 그보다 과하게 먹는 '과식', 한꺼번에 지나친 양을 먹는 '폭식', 식사량 조절을 못 하고 지나치게 먹는 '대폭식'이 그것이다.

 이 총장은 잘못된 정보에 속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뇌를 바른 정보를 받아들이게 해서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자고도 했다. 그 방법이 '신개념 운동법'이고 '소식'이라는 말.

 세계적인 멘탈헬스의 권위자이자 뇌교육의 창시자로서 이같은 국민생활운동을 제안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이러한 문제를 행정적인 차원에서 국가가 나서서 해결되기에는 사회적 비용이 너무나 많이 든다는 것이다. 결국은 음식물 쓰레기를 만드는 개개인이, 행복을 바라는 개개인이 바른 정보를 받아들이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 시대 임금의 평균수명은 47세였다고 한다. 당시 백성의 평균수명은 겨우 24세에 불과했다고 한다. 1960년대 50세이던 평균수명이 2010년에는 80세로 껑충 뛰어올랐다.

 오래 살게 되었지만 그만큼 행복해졌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다. 삶의 '질'이다. 내가 얼마나 나의 가치를 인정하고 또 실현하며 살아가는가, 내가 얼마나 내 안에서 행복을 창조하며 나누며 살아가는가. 멘탈헬스 국민운동이 필요한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