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은퇴한 부유층, 자전거 타는 사람들, '기후 양극화를 대비하는 사람들', '스포츠활동을 하는 사람들' 의 소비 추세에  주목하라.

통계청은  '기후 양극화를 대비하는 사람들', '관객에서 선수로', '페달족' 등 7가지의 블루슈머 아이템을 선정했다. 통계청은 지난 2007년부터 3년간 '국가통계에서 찾아낸 블루슈머'를 만들어 소비자, 기업과 언론의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새 정부의 출범 등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2013년을 맞아 지난 몇 년간 발표된 각 분야의 국가통계를 분석해 불황의 긴 터널을 헤쳐 나가야 할 기업과 마케터 그리고 정부가 주목할 만한 '2013 뉴 블루슈머' 를 새롭게 소개했다. 

올해는 2년 전부터 시작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속도도 더 빨라질 것이다. 가계부채 부담, 전세난, 물가고, 육아 및 사교육비 부담 등 만만치 않은 현실은 서민들의 삶을 어렵게 하고 있다. 어려워진 삶에 대처하기 위해 지갑을 닫고 소비를 줄이는 추세가 이어지면 경기회복의 속도가 더뎌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 통계청이 선정한 2013년 블루슈머와 유망업종.

베이비부머의 창업 러시 등으로 인해 자영업 시장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로 불리는 이들의 현실은 녹녹치 않다. 통계청 고용동향 발표에 의하면 2012년 자영업자 수는 571만8,000명으로 2011년 보다 12만 4,000명(2.2%)이나 증가했다. 반면에 국세청의 '2011년 개인사업자 폐업 현황'에 따르면 2011년도에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82만9,669명으로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소비는 줄고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 환경에서도 인구구조의 변화, 소비트렌트의 변동 등 시장의 환경을 정밀하게 분석해 사업에서 성공을 하고 있는 기업과 개인 사업자들은 늘 있어 왔다. 이들이 시장에서 성공을 하게 된 배경 중 하나는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의 소비자, 즉 블루슈머(Blue Ocean Consumer)를 찾아내 불황 속에서 사업기회를 찾고 성공을 일궈내는 일은 마케팅의 중요한 공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블루슈머는 '감'이나 '직관'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조사와 분석이 밑받침 될 때에만 발견할 수 있다. 소비자의 감성과 트렌드의 변화 등을 분석해 새로운 소비자를 찾고 소비패턴을 포지셔닝하는데 국가통계를 활용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국가통계는 인구, 물가, 복지, 노동 등 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 신뢰도 높은 통계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국가통계에서 찾아낸 '2013 뉴 블루슈머'를 소개한다.

■ 기후양극화를 대비하는 사람들 = 계속되는 한파주의보와 경보로 인해 두꺼운 패딩 점퍼는 온 국민의 필수 겨울복장이 되고 있다. 사무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한용품의 판매도 크게 늘고 있다. 한파가 계속되는데다 전력난 우려로 정부가 실내온도를 공공기관은 18도, 대형건물은 20도 이하로 규제한 것이 원인이다. 이에 무릎담요 등 전통적인 보온용품 뿐만 아니라 USB를 이용한 아이디어 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손가락 부분이 뚫려 있고, USB를 통해 열을 전달받아 보온이 가능한 장갑과 함께 USB 발난로 등도 많이 팔린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은 한파에만 그치지 않고 폭우와 여름철 폭염으로 이어져 우리의 생활과 소비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비가 많이 올 때 건물에는  차수판(遮水板)이 필요하다. 침수우려지역에 신축되는 건물에 대해 차수판 설치를 의무화하고 기존 건축물에도 차수판 설치를 권장하는 법안이 2012년 3월 국회에서 통과되어 차수판 산업의 고속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차수판 외에 건물 방수전문업체도 성장세가 예상된다.

 가정에서는 집안 내 습기를 잡는 제습용품이 인기다. 지난여름 제습기는 에어컨, 선풍기와 함께 여름철 3대 가전으로 급부상했다. 가전유통업체 하이마트의 제습기 판매량은 2011년까지 누적 판매대수가 50만 대에 불과했으나 2012년 한 해 동안만 45만 여대가 팔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제습기 외에 제습제 등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철에 선풍기, 에어컨과 함께 얼음조끼, 얼음방석과 같은 아이디어 상품과 휴대용 냉방기기 등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얼음에 대한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국내 얼음시장의 규모는 2,500억 원 내외. 이 가운데 공업용과 수산용을 제외한 가정 및 업소용은 약 16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2007년 100만 잔이었던 얼음컵 음료시장은 2011년 6,000만 잔이 판매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청호나이스가 2003년 처음 선보였던 얼음정수기도 2011년에는 21만대를 판매하며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경쟁사들도 얼음정수기 시장에 속속 뛰어들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땀 냄새 제거제와 향수 등도 꾸준히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제품들이다. 데오드란트는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여성의 80%가 사용할 정도로 보편화되었지만 국내에는 30%정도만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폭염이 지속될수록 데오드란트와 향수 등 땀 냄새를 제거하거나 순화시키기 위한 상품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사람들의 문화 및 레저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잠 못 이루는 밤이 늘면서 심야영화나 연극 등 밤늦은 시간에 열리는 공연 상품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기온이 올라가면 해충도 함께 증식한다. 이에 세스코와 같은 해충퇴치 전문업체나 해충퇴치 전문기기의 인기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국내 해충구제 시장은 약 1,800억 원.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위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충의 활동기가 길어지는 만큼 해충구제 시장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정에서는 집안 내 습기를 잡는 제습용품이 인기다. 지난여름 제습기는 에어컨, 선풍기와 함께 여름철 3대 가전으로 급부상했다. 가전유통업체 하이마트의 제습기 판매량은 2011년까지 누적 판매대수가 50만 대에 불과했으나 2012년 한 해 동안만 45만 여대가 팔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제습기 외에 제습제 등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관객에서 선수로=''나도 관람석과 객석을 벗어나 그라운드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열망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국민생활체육회에 따르면 생활체육 동호인클럽 등록관리시스템에 등록되어 있는 동호인 수는 2009년 143만 명에서 2012년 364만 명으로 2.5배 상승했다. GDP가 2만 불을 돌파하며 관중에서 선수로 나서 직접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생활체육활동참여실태조사>에 따르면 여가활용 방법으로문화예술 관람을 한다는 응답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스포츠 참여 활동을 한다는 응답은 2008년 8.6%에 비해 2010년 20.5%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육활동에 투자하는 비용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2006년 체육활동에 사용하는 월 평균비용이 2만5,300원에서 2010년에는 3만 4,394원으로 상승했다.

참여하는 스포츠 활동 중에서는 야구 부문의 약진이 눈에 띈다. KBO에 의하면 2012년 국내 프로야구는 정규시즌 700만 관중(715만 명)을 돌파했다. 중고등학교 선수와 국내 야구 동호인을 위한 국내 야구용품 시장은 연간 500억 원대 규모로 실내연습장과 야구장 임대사업까지 합하면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크고 작은 전문쇼핑몰 100여 개가 성업 중이며, 야구용품 시장은 매년 30%이상 커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야구의 월드컵격인 WBC(World Baseball Champion)가 예정되어 있고, 제9구단인 NC다이노스가 1군에 진입하며 KT가 10구단으로 선정되는 등 흥행요소가 풍부해 야구관련 산업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음악을 비롯한 문화 부문에서도 보고 즐기는 데서 직접 무대에 올라서는 애호가들이 늘고 있다. 노래방과 주부노래교실이 노래를 즐기는 인구를 늘렸다면 오디션프로그램은 어린이부터 젊은 층들을 가수 지망생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해 지상파 및 케이블TV에서 열린 오디션 프로그램 수는 10개가 넘었고 ‘슈퍼스타K4’의 경우 지원자 수가 2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끼와 재능만 있다면 전문 음악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린 것이다. 오디션이 아니더라도 앨범을 제작하는 비용이 줄어들어 자신만의 앨범을 제작하는 인구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악기 및 녹음스튜디오 산업이 성장하고 악기 강습소와 보컬트레이닝 등의 업종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에는 가수뿐만 아니라 뮤지컬, 댄스, 연극 등의 분야에도 오디션 형식의 신인 등용 이벤트가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다. 

오디션이 무대에 직접 서려고 하는 적극적인 뮤지션들을 양산했다면, 전자책의 도입은 많은 사람들이 작가로 데뷔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성인 독서율은 2011년 66.8%로 매년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연간 도서 발행부수 역시 2011년 1억 부로 2010년에 비해 2.4% 감소했다. 하지만 e북 제작 도구의 발전과 전자책 시장의 성장이 맞물리면서 작가가 아닌 일반 독자들이 책을 집필하고 출판하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 인터넷서점 yes24가 2012년 상반기 e북 베스트셀러를 조사한 결과 100권 중 17권이 출판사를 거치지 않은 개인 출판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e북 시장이 성장하면서 개인이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e북 제작솔루션 제공업체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출판시장에서는 책 출간을 원하는 작가의 95%가 종이책을 출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전자책이 이들 예비 작가의 등단을 위한 디딤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한 사람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아이폰 도입 당시 81만 명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사용자는 2012년 11월 말 3,204만 명으로 증가했다.

스마트폰 도입은 일상생활은 물론 산업 전반에 걸쳐 스마트 혁명을 불러 일으켰다. 폐쇄적이었던 모바일 시장이 개방형으로 바뀌었고 통신 이용 패러다임도 음성에서 데이터 위주로 변화했다. 출근길에 무료일간지와 책을 읽던 직장인은 작은 스마트폰 창으로 뉴스와 게임, 영화 등을 보고 즐긴다. 아침에 일어나 날씨와 교통상황을 파악하는 것을 시작으로 자기 전 음악을 듣기까지 스마트폰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심지어 자는 동안 수면패턴을 분석하는 어플리케이션까지 나와 24시간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의 일상화와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 SNS 이용 확대 등 디지털화된 생활환경이 편리함만 주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디지털 중독도 심각한 상황이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1년 인터넷중독실태조사>에 의하면 인터넷 중독률이 7.7%인데 비해 스마트폰 중독률은 8.4%로 스마트폰 중독이 더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중독은 나이가 어릴수록 심각하다. 스마트폰 중독률은 10대가 11.4%로 30대(7.2%)와 40대(3.2%)보다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쉽게 중독되는 것은 일상적인 의사소통의 대부분이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이들은 현실에 무감각해지고 주의력이 크게 떨어지는 '팝콘 브레인' 현상이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SNS 사용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엠브레인과 SK커뮤니케이션즈가 2011년 국내 SNS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용자의 40.1%는 SNS 이용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염려' (27.0%), '지나친 정보 전달로 인한 번거로움'(26.5%), '작성 게시물 내용 고민' (19.5%), '인맥 확장에 대한 강박관념'(13.3%) 순이었다.

디지털 중독의 폐해는 스트레스를 넘어 육체적 고통을 초래하기도 한다. 머리가 거북이처럼 구부정하게 앞으로 굽어 나오는 증상인 '거북목 증후군'과 손가락이 저리거나 엄지손가락에 통증이 느껴지는 '손목터널 증후군'을 호소하는 스마트폰 사용자들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오랫동안 작은 액정을 바라보다가 안구건조증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늘어나면서 인체에 있는 독소를 제거해 건강을 찾는 '디톡스(Detox)'요법을 디지털 분야에서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우선 SKT, KT와 같은 통신사와 소프트웨어업체는 자녀들의 스마트폰 이용을 조절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케이스, 보호필름 등 스마트폰 액세서리 분야에서는 항균 소재를 사용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눈 건강을 위한 특수 안경, 안구마사지 기계 등과 손을 사용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는 거치대 등도 꾸준히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정보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스마트폰용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는 중이다.

미국 내 호텔, 리조트들은 디지털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 여행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여행객이 체크인하면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자신의 디지털 기기를 반납하거나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하면 숙박료를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국내에도 도입이 되면 이용자가 늘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 은퇴한 부유층=현대경제연구원이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해 2011년 발간한 '은퇴빈곤층의 추정과 5대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 후 소득이 최소 생활비보다 적어 가난하게 사는 고령가구'를 뜻하는 은퇴빈곤층은 2010년 기준 101만 5,000가구로 은퇴가구(264만 3,000가구)의 38.4%다. 반면 '여유롭게 생활하는' 은퇴부유층은 8만 4,000가구로 은퇴가구의 3.2%였다. 은퇴부유층은 평균 자산 15억 7,000만 원 가운데 거주 관련 자산이 47.5%(추산)로, 평균 자산 7000만 원 중 거주 주택과 전·월세 보증금이 76.7%를 차지하는 은퇴빈곤층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은퇴빈곤층의 소비가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는데 반해, 은퇴부유층은 착실한 노후준비에 자녀의 출가로 부양의무에서도 해방이 되어 여유롭게 노후생활이 가능한 계층으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급 마케팅 서비스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일본 등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은퇴한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고급 마케팅 서비스가 일찍부터 발달해왔다. 일본은 2007년부터 본격적인 고령 사회에 접어들면서 노년층 ‘TONK(Two Only No Kids·자녀에게 부양받기를 거부하고 부부끼리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노인세대)족’에 맞는 평면 설계의 주택이 발달해왔다. 고급 버스를 개조해 고액의 부인복·가방·보석 등을 싣고 이동판매에 나서는 새로운 형태의 판매업도 등장했다.

우리도 최근 이들 은퇴한 부유층을 겨냥한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실버타운. 교외 대신 도심과 가깝고 생활이 편리한 실버타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건국대 인근에 있는 시니어타운인 '더 클래식 500'은 5년간 임대보증금이 8억 원에 달하고 관리비가 월 120만원 임에도 노인 600여명이 살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송도병원과 연계, 운영되는 서울시니어스타워,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설립한 용인 삼성노블카운티도 이들을 위한 실버타운이다.

백화점에서는 부유층 노년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담 코디네이터를 운영해 인기를 끌고 있으며, 화장품 회사 ‘폴라’는 2011년부터 이동 판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백화점 이용이 어려운 지방의 부유층 노인 고객을 위한 서비스다.

부유층 노년들의 육체적인 변화와 노인심리를 이해하여 적극적으로 상담하는 정서적(심리적) 상담업무와 건강체크, 유사시의 응급조치를 수행하는 건강관리, 의료, 보건 업무를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프리미엄 '실버시터(Silver Sitter)'도 유망한 직종과 산업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도 이미 노인전문 홈케어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비지팅앤젤스(Visiting Angels)는 전문교육을 받은 요양보호사들이 노인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신체, 정서, 가사 등의 수발을 제공한다. 일주일에 5일, 하루에 4시간을 기본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내 집에서 누리는 편리한 서비스에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 이밖에도 은퇴한 부유층을 위한 맞춤형 여행상품, 건강상품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미식가=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한‧중‧일 음식업의 사업체수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서양식 음식업의 경우는 2007년 1만 177개에서 2011년 8,533여 개소로 감소했다. 하지만 기타 외국 음식점업의 경우 2007년 537개에서 2011년 1,177개로, 종사자 수 역시 2,786명에서 5,943명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기타 외국 음식점 중에서는 에스닉푸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에스닉푸드란 이국적인 느낌이 나는 제3세계의 고유한 음식으로 주로 동남아 음식을 말한다. 에스닉푸드의 대표주자인 베트남음식 전문점과 태국음식 전문점은 전국적으로 각각 500여 곳과 70여 곳이 성업 중에 있다. 채소를 비롯해 각종 허브와 향신료 등 저칼로리 재료를 사용하여 웰빙 요리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KHIDI 통계분석 리포트’는 식품산업의 주요 글로벌 트렌드로 건강·편의·전통을 꼽은 바 있다. 제3국 전문 레스토랑의 인기에 따라 식품 수입액도 늘고 있다. 태국에서 수입한 식품의 총금액은 2006년 1,300억 원 규모에서 2010년 2,000억 원 규모로 1.7배가량 증가했다.

에스닉 레스토랑을 포함한 제3세계 음식점 증가 등 요리의 글로벌화의 진행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래 방문객은 1,113만 명이었으며, 해외로 여행한 우리 국민은 1,374만 명에 달했다. 해외여행객이 증가하면서 세계 각국의 문화와 음식을 접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도 개방적인 2030세대의 에스닉푸드에 대한 소비 증가 등 환경적 요인과 함께 건강식으로서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쌀국수, 인도의 커리, 태국의 똠얌꿍 등으로 대표되는 에스닉푸드는 고급스러운 콘셉트와 현지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저변이 확대되면서 간편식으로도 이들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외식 창업에서도 각국의 전통요리를 우리의 입맛에 맞춰 거부감을 없애고 맛볼 수 있도록 한 음식점들이 늘고 있다.

동남아 국가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중동, 유럽의 전통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이를 현지화해 음식점을 창업하면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서울 홍익대 앞에 있는 '라 빠에야'는 우리의 볶음밥과 비슷한 스페인 전통음식 전문점이다. 레스토랑이지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테이크아웃 메뉴도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요리의 글로벌화와 더불어 주류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전통적인 독주인 위스키 대신 와인과 맥주, 일본의 사케 등을 선호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관세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2년 주요 주류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일본으로부터 직수입된 사케 물량은 410만ℓ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2%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맥주와 와인 역시 각각 23.6%, 16.4%씩 증가한 반면 위스키는 1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선술집 분위기를 풍기는 사케 전문점을 비롯해 럼, 보드카, 데낄라 등 각 국을 대표하는 주류를 판매하는 세계 주류바도 빠르게 늘고 있으며, 수입 맥주시장의 약진도 눈부시다. 현재 국내 수입되는 해외 맥주 수는 약 480여종에 달하며 수입맥주만 전문으로 하는 편의점형 맥주 전문점도 인기다. 이곳에서는 안주를 주문하지 않아도 저렴하게 다양한 수입맥주를 주문할 수 있어 젊은 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와인이 대중화되면서 와인스쿨을 찾는 일반인들도 늘고 있다. 직업이 아니라 애호가 수준으로 와인을 즐기기 위해 소믈리에 과정에 등록하는 사람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힐링 차원에서 와인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숲속에서 와인을 즐기면서 힐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등장했는가 하면 지난 추석에 일부 와인업체에서는 '힐링 와인 세트'를 선물상품으로 내놔 눈길을 끌기도 했다. 

■ 유통단계를 뛰어넘는 소비자=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012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4% 상승하며 안정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밥상물가라 부르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9.4% 상승했고 특히 신선채소는 폭설 등의 영향으로 23.2%나 급등했다.

어려워진 살림살이에 소비자들은 더 싸게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기존의 동네수퍼 대신 대형마트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동네 구멍가게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이 2012년 발표한 '서비스업 부문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멍가게 등이 포함된 가게면적 165㎡ 이하 종합소매업의 사업체 수는 지난 2010년 7만 9,193개에서 2011년 7만 6,043개로 4%인 3,150개가 줄었다. 종사자 수도 2,592(1.9%)명 감소했다.
산지가격과 소매점 물가 사이에 있는 여러 단계의 유통구조 때문에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가 높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분석에 따르면 2011년 농산물 산매가격에서 차지하는 유통비용 비중은 평균 41.8%였다. 비중이 가장 큰 품목은 채소류로 평균 69.6%였고 특히 김장무는 80.0%, 김장배추는 77.1%에 달했다. 2,000원짜리 김장무의 경우 생산자인 농민에게 돌아가는 돈은 고작 400원이라는 얘기다. 어렵게 농사를 지은 농민들과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산품과 기타 생필품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정부와 업계가 유통구조의 선진화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이유다.

소비자들이 직접 이 복잡한 유통구조의 단계를 뛰어넘는 소비 행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맞춰 생산자와 중소기업도 기존 유통방식과 함께 새로운 유통방식을 고민할 때가 되었다.

대표적으로 유통단계를 뛰어넘는 것은 커뮤니티 직거래 방식이다. 아파트부녀회, 동문회 등의 커뮤니티가 생산자와 직접 연계하는 공동구매를 통해 제품단가를 낮추는 일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약재와 울금같은 특용작물 등으로 거래 품목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농산물과 생필품을 넘어 육아와 교육 등 서비스 부문으로도 확대되고 있으며 스마트폰을 활용한 똑똑한 직거래로 발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육아, 교육관련 카페 공동구매 알리미' 앱은 육아비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젊은 부모들이 애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이다. 이 어플은 국내의 대표적인 육아나 교육관련 카페에 올라온 공동구매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 어플리케이션에 ‘아토피’와 같이 관심 키워드를 입력하고 알림을 설정하면 실시간으로 해당 사이트를 모니터해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내주는 기능이 있어 유용하다.

직거래 유통방식이 늘어남에 따라 직거래를 주선하는 중개업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관리업도 신설 업종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대금예치제도인 에스크로 서비스와 같은 온라인 직거래 안전 서비스 역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활협동조합(생협)도 유통단계를 줄여 구매가격을 낮추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생협인 아이쿱은 2003년 287억 원이던 매출이 2011년 3,000억 원을 넘어서며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금융 및 보험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되는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어 협동조합의 큰 성장세가 예상된다.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통신협)은 이달 초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 모집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KT쪽 MVNO인 에버그린모바일을 통해 기본요금 3,300원에 통화요금 1초당 1.8원, 문자메시지 요금 1건당 15원을 받는 요금제를 마련해 조합원들이 공동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본요금 3,300원은 기존 이동통신 3사의 1만 1,000원에 비해 70% 낮은 수준이다. 통신요금 인하를 위해 지난해부터 활성화된 MVNO 요금제는 이동통신 3사에 비해 기본료가 더 낮다. 통신협측은 기본료를 70% 낮추게 되면 부가세를 포함해 1인당 매월 8,470원, 4인 가구 기준으로는 월 3만 3,840원의 절감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의료, 육아, 여행 등의 분야에서 생협 설립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생협의 성장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복잡한 유통채널로 인해 농산물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농민들의 매출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페달족= 걸음마를 떼고 탈 것 중 가장 먼저 배우는 자전거.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201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734만 가구 중 21.7%가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000년 106만대 수준이던 자전거 판매량은 2010년 220만대로 급증했다. 자전거 이용 인구도 10년 새 갑절 이상 늘어 8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어 곧 1,000만 명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정부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 대책이 효과를 거두고 늘어난 자전거도로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11년 전국 자전거도로의 길이는 총 1만 3,037km이다. 2016년에는 2만 4,400km로 확대 될 예정이다.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에서도 자전거 관련 산업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자전거 및 기타 운송장비 소매업체 수는 2007년 2,264개에서 2011년 2,790개로 증가했다. 자전거 수입액도 급증했다. 관세청의 ‘자전거 수입동향’에 따르면 2011년 자전거 수입액은 2억 3,500만 달러. 지난 2002년 수입액이 7,200만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약 3.3배가 증가한 것이다.

자전거 열풍으로 인해 지난해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 등 국내 1․2위 자전거 업체가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1위 업체인 삼천리자전거는 2012년 3분기 매출 314억 원, 영업이익 3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21.6%, 206% 늘어난 실적이다. 2위 업체 알톤스포츠 역시 2012년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4% 증가하며 209억 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133% 늘어나 28억 원을 기록했다.

자전거 보급 속도에 비해 자전거 전문점과 수리점의 숫자가 적어 아직도 유망업종으로 꼽는 전문가들도 많다. 또한 1인 가구 및 레저인구 증가로 인해 자전거 관련 업종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증권가의 분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은퇴나 퇴직 후 자전거 판매점이나 수리점을 창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자전거 애호가가 늘면서 관련 상품과 파생 서비스도 성장하고 있다. 자전거평생교육원, 바이크 아카데미와 같은 자전거 정비학원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자전거 애호가들을 위한 전용 휴식공간도 인기다. 음료를 파는 공간을 넘어 자전거 대여뿐만 아니라 점검, 유지보수까지 한 번에 해결해주는 자전거 카페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카페 벨로마노’는 카페 앞에 자전거 주자장이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페달족에게는 명소이다. 이곳은 강변둔치나 팔당으로 라이딩을 하기 위한 출발지점으로 인식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도시 교외의 자전거 도로 인근의 식당들도 자전거 주차장을 마련하고 자전거 이용객들을 위한 도시락과 간식을 팔면서 식당 매출을 높이는 새로운 마케팅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자전거 여행을 위한 전용GPS 등 자전거 관련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 시장에 출시되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자전거 여행객을 위한 펜션이나 게스트 하우스 등의 숙박시설도 새롭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늘어나는 자전거 사고에 따른 사고 대비 상품도 인기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자전거 사고는 2007년 8,721건에서 2011년 1만 2,121건으로 38.9%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보호용품과 자전거 전용 보험 등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