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제6회 한민족 역사·문화 청소년 글짓기 논술대회에서 중등부 우수상을 받은 정우성 학생(두레자연중 3)의 글. 국학운동시민연합과 동북아역사재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논술대회에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총 816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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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10일,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가 있었다. 이번 담화의 주된 내용은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년 전 8월 29일에 있었던 일본의 강제병합에 대한 사과였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담화를 하면서 1910년 8월 29일에 있었던 일본의 강제병합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의사의 반하여 일어난 것이라고 말하면서, 일본과 조선의 병합조약은 국제법상 위법한 것이 아니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일본에 있는 ‘조선왕실 의궤’같은 약탈 문화재에 대해서는 이미 돌려주어야 할 것은 다 돌려주었다면서, 앞으로 일본에 남아있는 조선 문화재들의 반환은 없을 것이라는 말을 암묵적으로 남겼다. 사실상 우리나라가 강제병합을 당하면서 해외로 유출이나 도굴된 문화재들의 절반은 일본에 있다. 그런데 그 많은 문화재에 대해서 반환이 없다니, 이번 일본 총리의 담화는 겉보기만 좋고, 정작 속을 보면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

 여기서 우리는 지난 100년을 돌아 봐야 한다. 1895년 을미사변이 일어난 후에 일본의 조선에 대한 직, 간접적인 참견은 더 심해졌고 슬슬 강제합병에 대한 야욕을 들어내기 시작한다. 그 이후에 고종은 여러 방면으로 일본의 만행을 세계에 알리려고 했지만 매 번 일본 때문에 실패를 하고 만다. 그러다가 1905년 을사조약이 맺어지게 된다. 이렇게 됨으로서 일본은 사실상 조선을 자신들의 나라의 식민지로 만들었으며 1910년 끝내 일본은 조선을 완벽한 자신들의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한일 강제병합을 한다. 조선의 식민지 살이는 약 36년 정도 지속되었고 그 동안 일본은 조선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게 차마 입에도 담을 수 없는 더러운 일들을 자행했다. 지난 100년 동안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잘못했다는 것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이런 역사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매 번 총리가 바뀔 때마다 정해진 법인 듯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역사에 대한 인식을 바꿔 주어야 할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더 더러운 역사를 가르치고만 있다. 독도에 대한 영유권, 강제병합에 대한 자기 합리화, 위안부에 대한 “자기들은 잘못이 없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하게 해준 것뿐이다.”라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기사를 보다가 너무 어이없고 한편으로는 씁쓸한 생각이 들게 한 기사가 있었다. 기사의 제목은 ‘잊혀 가는 과목, 국사’였다. 이 기사에서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는데, 첫 번째 질문은 “친일파 하면 생각이 나는 사람은?”이었고 두 번째 질문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순서는?”였다. 첫 번째 질문에서는 여자고등학생 2명이었는데, 한참을 생각하다가 “이완용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고, 두 번째 질문에 대답한 남자고등학생은 “첫 번째 이승만, 두 번째는 모르겠어요.”라고 대답을 했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장면인가? 기자는 인터뷰와 잊혀 가는 과목 국사에 대해 더 기사를 썼는데, 국사가 대학 수능에서 필수 과목이 아닌 선택 과목이 되면서 학생들은 다른 과목에 비해 딱딱하고 암기 할 것이 많은 국사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만약 계속 국사가 고등학교에서 찬밥 신세를 당한다면 우리의 역사는 누가 공부할 것인가? 일본인들이 독도에 대해 영유권이나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할 때만 흥분해서 일어나고, 중국이 동북공정을 더 진행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흥분해서 촛불을 들고 일어난다, 동북공정의 고구려나 임나일본부설의 가야만 우리나라의 역사인가? 국사가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면, 나중에 100년 후에는 일본과 중국이 우리나라의 역사를 야금야금 갈아먹는 수준이 아닌, 대놓고 왜곡을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응도 못하고, 눈 뜬 장님 신세가 될 것이다.

 지난 100년은 한국사에 있어서 뼈아픈 일들이 아주 많았다. 원치 않은 식민지, 같은 핏줄끼리 싸운 6.25, 민주화에 대한 열망으로 일어났던 수많은 항쟁들, 이런 역사들은 우리가 부끄럽고 창피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앞으로 생각하고 우리나라에 발전을 위해 힘썼던 분들은 생각해야 한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지금도 세계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30년 전 우리나라 국민들처럼 투쟁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만큼 우리가 앞으로 더 우리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더 생각하지 않으면 우리는 역사의 쳇바퀴 속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