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9일 박근혜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내년 2월 25일이면 새 정부 출범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5년의 역사도 새롭게 시작된다.

박 당선인이 이끄는 5년의 임기 속에서 대한민국은 진정한 문화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 <공약으로 본 새 시대 새 대한민국> 마지막 시리즈 '문화정책'을 살펴본다.

▲ 박근혜 당선인 [사진=연합]

올해 우리나라 문화계는 전 세계 말춤 열풍으로 몰아넣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김기덕 감독 '피에타'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아리랑 유네스코 등재 등 굵직굵직한 이슈로 호황을 누렸다.

K-Pop으로 시작된 한류는 한국의 전통음식, 놀이문화, 예술, 스포츠 등의 분야로 확대되어 K-Culture를 형성하며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 가수 싸이(왼쪽), 김기덕 감독(오른쪽) [사진=연합]

세계 문화권에 대한 한국의 문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지금의 문화현상을 계속 성장・발전시켜 문화대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혀나갈 것인가 아닌가는 앞으로 펼쳐질 문화정책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문화재정 2% 달성

박 당선인의 문화예술 정책의 핵심은 문화재정 비율 2% 달성이다. 올해 기준으로 1.14%(3조 7,194억 원)인 정부예산 대비 문화부문의 비율을 2017년까지 2%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늘려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문화재정 1.14%는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 평균 1.9%에 크게 못 미친다. 1999년 1%를 달성하고 나서 문화체육관광부는 해마다 예산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큰 폭으로 늘리지 못한 상황이었다.

박 당선인은 이번 공약을 통해 문화복지를 확충하고, 콘텐츠・관광산업 육성, 전통문화의 보존・활용 등 문화강국 실현을 위한 재정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문화기본법> 제정, <예술인복지법> 개정

국민의 문화기본권 보장 내용을 담은 <문화기본법> 제정 공약도 내세웠다. 모든 국민이 문화를 누리는 '문화국가'의 기반을 조성하려면 제도부터 정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문화복지 전문인력을 양성하여 주민자치센터, 시・도 및 시・군・구 지역문화재단 등에 배치, 소외계층의 문화예술 수요를 파악하여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최근 논란 속에 마련된 <예술인복지법>을 손질하겠다고 했다. 이 법은 예술인의 권리를 법으로 보호하고자 지난 11월부터 시행됐지만, 입법 과정에서 4대 보험 혜택이 빠진 채 산재보험 규정만 남은 데다 예술인의 기준도 논란을 일으켰다. 박 당선인은 창업・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확대하는 쪽으로 이 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 고부가가치・고품격 한국관광 실현

우리나라는 현재 외래관광객 1천만 명 시대로 들어섰음에도 여전히 저가관광지라는 인식이 만연하다.

세계경제포럼(WEF) 집계 133개국 중 우리나라 관광산업 경쟁력은 32위로 국가경쟁력 22위(2011년)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경쟁력 있는 차별적 관광 브랜드와 상품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위한 돌파구로 박 당선인은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의료관광・공연관광 등 고부가관광콘텐츠를 지속 발굴하고, K-Pop 등 차별화된 한류관광상품 발굴하고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또한, 외국인관광객을 위해 다국어 관광안내표지를 확충하고, 안내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고 했다. 녹색기후연금(GCF) 유치 계기 녹색관광 아젠다 주도 등 국제관광 협력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 문화・관광시설 확충 및 문화유산 관리체계 강화

박 당선인은 문화・관광시설 확충을 위해 도서관・박물관・미술관・공연장・체육관 등 문화시설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권역별 의료문화관광 클러스터 조성, 노후 관광시설 재생사업 추진 등의 안을 내놓았다.

또한, 유네스코식 문화유산 관리체계 도입, 국립지방박물관 신・증축을 통한 기능 강화, 시・도지청 문화재 보수・정비 강화, 문화재보호기금 확충 등을 통해 문화유산 관리 체계를 강화해나가겠다고 했다.

▲ 남북문화교류 확대 및 세계문화 다양성 증진

박 당선인은 남북교류를 위해 문화가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남북예술작품 교류전시와 남북예술가 공동창작활동을 지원, 경평축구 부활・태권도 교류전・국제대회 단일팀 구성 등 민족 대통합 남북 스포츠교류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또한, 세계문화의 다양성 증진을 위해 한국스타일을 소개하고, 개도국에 대한 문화분야 공적개발 원조(ODA)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강국으로서의 진정한 힘은 민족의 얼 '홍익'정신에서 나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박 당선인이 문화재정 2% 공약 등 문화예술계 지원에 보인 의지에 기대감을 드러내며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마련하는데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정이 1%가 된 이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1.14%가 되기까지 13년이 걸렸다. 그동안 정부에서도 2%대 달성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아, 이번 공약 또한 실현 가능성이 낮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문화를 활성화하는 데 있어 예산을 늘리고 외형을 정비하는 등의 정책도 중요하다. 그러나 외형 꾸미기에만 치중하지 말고, 세계인을 감동시키는 우리 문화정신의 본질을 파악하고 컨텐츠화 하는 작업이 더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문화의 근간을 형성하는 것은 그 나라의 정신과 얼이다. 우리 민족의 얼은 '홍익(弘益)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전 세계인을 아우를 수 있는 홍익정신으로 평화와 화합을 주도하는 진정한 문화강국으로 거듭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