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지는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바람에 나뭇잎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주차장에서부터 퍼져 나오는 자동차 배기가스의 냄새를 흠뻑 받아들였다. 자신이 주위에 있는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고 상상했다. 폐 속의 공기, 팔다리의 에너지, 머릿속의 전기, 이 밖에 다른 모든 것이 우주의 모든 것 그리고 모든 사람과 연결되어 있었다. 재지는 두 팔을 벌린 채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세상을 품에 안고 싶었다.

“이 상황이 영화라고 하면, 리타가 운전석에 앉아 있고 우리 셋은 창밖을 보면서 미래를 찾아가는 장면이 나올 거예요. 그런 다음 카메라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에 초점을 맞추면서 음악은 절정에 이르죠. 우리 얼굴은 새로운 희망을 나타내고요.”

재지가 고개를 돌려 라번을 보며 활짝 웃었다.

- <집으로 가는 먼 길> 본문 중에서

첫 출간 후 24시간 만에 3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 현재까지 50만 건의 다운로드를 보이며 아마존 킨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캐런 매퀘스천의 대표작 '집으로 가는 먼 길'이 드디어 한국의 여성들을 만난다.

올봄 출간되어 미국 아마존 킨들북 판매 순위 8위에 선정되었던 '집으로 가는 먼 길'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출간된다.

▲ [자료제공=문예출판사]

저자 캐런 매퀘스천은 세 아이의 엄마로 평범한 주부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10년 동안 출판사를 돌아다니며 원고를 투고했지만 빈번히 퇴짜를 맞았다. 결국은 스스로 책을 내기로 결심했고, 그 방법은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책이었다.

작품을 올린 날 하루 만에 3만 부를 판매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1년 간 독자의 입소문을 타고 작품이 전해지며 아마존 킨들 부분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집으로 가는 먼 길'은 여행과 힐링을 주제로 한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4명의 여성이다. 10년간 함께 살던 남자 브라이언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 자신이 온 마음을 다해 돌보던 그의 아이 트로이마저 친엄마에게 빼앗겨버린 30대 마니, 사랑하던 할머니를 잃고 가끔씩 들리는 할머니의 목소리로 외로움을 달래는 20대 재지, 딸을 잃은 마음의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한 50대 리타, 애정을 나눠줄 대상이 아무도 없는 외로운 삶을 사는 70대 베너 여사가 그들이다.

이들은 '슬픔을 달래는 모임'을 통해 서로 알게 되었고 발랄한 재지에게 이끌려 함께 여행을 떠난다. 여행의 목적은 마니가 사랑했던 아이 트로이를 보러 가는 것이었다.

발랄한 20대가 시련을 겪는 30대로 성장, 자식을 키우는 50대가 되고, 인생을 마무리하는 70대가 되는 것. 이 네 명의 여자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과거 혹은 미래와 대화할 수 있다.

네 명의 캐릭터는 그녀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아이 때문에 자신만의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보통 여성의 마음을 보여준다.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듯한 그녀의 문장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따뜻한 치유의 메시지로 마음을 감싼다.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새로운 사람과 마음을 얻게 된다. 여행을 떠나는 순간, 우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걷기 시작한다. 이들의 여행은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는' 것이었다.

우리가 꿈꾸는 것은 유명해지거나 능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와 다른 새로운 모습을 만나는 것이다. 그 모습은 나와 만나는 관계 속에서 생겨난다.

'집으로 가는 먼 길'은 미국에서 전자책으로 먼저 출간되어 인기를 끌며 종이책으로 출간되기에 이르렀다. 캐런 매퀘스천 전자책 작품 중 '흩어진 삶(Scattered Life)'은 할리우드 제작사와 계약을 맺어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그의 책은 독일, 터키, 폴란드 등에서도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