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독립문초등학교는 이른 아침 부터 학교 건물 사이의 좁은 공간에서 남학생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골대도 없지만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자리 쟁탈전은 치열하다. 이 학교엔 운동장이 없기 때문이다.

1957년 개교할 때만해도 소규모 운동장이 있었지만, 2000년 학생 수가 늘어 건물을 증축하면서 운동장을 없앴다. 서울의 운동장 없는 초등학교는 모두 네 곳. 한창 뛰어놀아야 할 나이의 아이들에게 운동장이 없어도 되는 걸까? 서울의 운동장 있는 초등학교와 비교했을 때 운동장 없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평균 신장은 1.2cm작고, 체중은 1.8kg 더 나가는 걸로 나타났다.

매일 점심시간마다 축구경기가 벌어지는 서울 광문고등학교. 몇몇 학생들의 경기가 아니라 1~2학년 전체가 참여하는 리그전이다. 입시를 앞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점심시간마다 학교가 들썩일 정도로 리그전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처음엔 학부모로부터 반대의 목소리도 높았다. 수업이나 공부에 방해될 거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운동하는 학생들의 성적은 오히려 상승했다. 또 한 가지 놀라운 변화는 흡연, 가출, 폭력 문제 등의 문제로 징계 받은 학생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운동의 어떤 점이 아이들을 달라지게 한 걸까?

운동도 좋지만 더 중요한 건 입시와 학업이라는 것이 대부분 학부모들의 생각이다.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교스포츠클럽 등록율은 45%에 달한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중학교는 13%, 고등학교는 5%만이 참여하고 있다. 운도에 대한 학부모들의 생각은 달라질 수 있을까?

 

티볼팀을 운영하는 문백초등학교, 학교스포츠클럽이 활성화 된 덕산중학교, 매일 점심리그를 벌이는 광문고등학교. 세 학교 역시 처음엔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학교 운동의 필요성을 이해시키기 위해 학교들은 각각의 방법을 찾아냈다.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학부모들을 위한 모임을 갖고, 아이들의 경기모습을 중계방송 하기도 했다. 운동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을 짚어본다.

KBS 1 <수요기획> '당신의 아이, 얼마나 운동하나요?'편에서는 최근 학교를 넘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왕따 등을 운동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 방송은 12일 밤 12시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