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71주년 기념식이 1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려 김영관 한국광복군동지회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국가보훈처 제공)

한국광복군동지회(회장 김영관)는 한국독립유공자협회(회장 임우철)와 공동으로 10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71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김영관 한국광복군동지회상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기념사 전문]

오늘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제71주년 기념식에 많은 내빈께서 참석하시어 기념식을 축하하여 주신데 대하여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이 자리를 빛내주신 박승춘 국가보훈처장님, 박유철 광복회장님, 박세환 대한민국 재향군인회장님, 김신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장님, 그리고 각급 단체장님, 감사합니다.

오늘은 71년 전인 1941년 12월 10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숙적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여 대한민국의 대일 투쟁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린 날입니다. 폭력과 갖은 술수로 우리나라를 강탈한 일본에 대하여, 우리는 잃어버린 국권을 회복고자 지속적으로 항거하였는데, 의병, 독립군으로 이어지는 활동이 그 대표적인 항일 무장투쟁이었습니다.

그러나 총체적이고 통일된, 조직적인 항전이 아니었기에 여러 어려움과 애로가 있었던 상황에서,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1940년 12월 8일 무모하게도 미,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여 태평양 전쟁을 도발하였던 것입니다. 임시정부는 때를 놓치지 않고 즉각 12월 10일 대일선전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본을 위시한 축심국(軸心國)에 선전포고를 하였는데, 이미 지속적으로 투쟁 중이었던 임시정부는 일본에 대하여 정식으로 전쟁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선포한 것입니다.

대일선전 성명서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전문(前文)에서, 우리 3천만 동포를 대표해서 임시정부는, 중국 영국 미국 등 연합국의 전쟁선포를 축하한다고 하고, 1~5항에서는 일본을 위시한 추축국(樞軸國)에 전쟁을 선포하고, 최후의 승리를 거둘 때까지 혈전한다고 하였으며, 합방조약과 일체의 불평등 조약은 무효이고, 일본의 괴뢰정권인 만주국과 남경의 왕조명(王兆銘)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루즈벨트 대통령과 처칠 수상 사이에 합의된, 해방 후의 한국문제 처리와도 관련된 상황이 있는, 대서양 헌장의 내용이 실현되기를 요망한다고 했습니다. 이 성명서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연합국의 일원으로 참여함으로써, 일본 패망 후 영토와 주권 그리고 통치권을 온전히 회복하려는 깊은 의도가 내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일선전포고에 따른, 일본과의 혈전에는, 상응하는 조직된 무력이 필요하였는데, 바로 광복군이 이를 수행한 것입니다. 광복군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대일선전포고도 불가능했을 것임을 감안할 때, 임시정부의 적절한 대비 - 역사적인 광복군 창설은 선견지명의 조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일선전포고 단행 후 광복군은 기존 조직을 새롭게 정비하고, 조선의용대도 광복군으로 편입하여 전력을 강화하였으며, 한국광복군 행동 9개 준승의 해제 문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을 뿐 아니라, 연합국의 일원으로서 미국과는 본토 침투훈련(OSS)을 같이하고, 영국과는 인도, 버마(지금의 미얀마) 전선에서 협동작전을 수행하였으며, 중국과는 이미 대일항쟁을 수행중인 작전을 더욱 활발하게 계속 추진할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때를 놓치지 않고 시기적절하게 일본의 도발에 즉각 대응하여 선전포고를 함으로써 연합국의 일원으로서의 투쟁을 할 수 있었고, 우리의 독립의지를 국제사회에 널리 인식게 했을 뿐 아니라, 국․내외 동포들에게 임시정부의 존재와 활동을 각인(刻印)시켜 대일 항쟁과 독립희망을 고취케 하였는데, 1943년의 카이로 선언에서 독립을 보장 받을 수 있게 한 것도 광복군 활동성과의 하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광복군의 이와 같은 역할은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더욱 빛났고, 크나큰 업적을 남기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합니다.

조국 독립전쟁에 참여했던 광복군 동지 여러분, 오늘의 혼란스럽고 흐트러진 사회상을 보면서, 망국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꼈던 우리로서는, 우려와 개탄을 금할 수 없는데, 비록 몸은 노쇠 하였지만, 지난 독립전선에서 발휘하였던 독립정신과 호국정신, 나라사랑정신의 기백을 되살려, 이 난국을 돌파하는데 솔선수범 앞장설 것을, 대일선전포고 기념일에 즈음하여 다시 한번 기약합시다.

끝으로 대일선전포고 71주년을 축하하기 위하여 바쁘신 데도 불구하고 참석하여 주신 내빈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합창과 군악으로 기념식을 빛내주신 3․1여성동지회 합창단원과 군악대원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 한국광복군동지회 회장 김 영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