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김 찬)은 지난 11월 14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Tentative List)으로 등재 신청한 '한양도성'(사적 제10호)이 등재 확정되었다고 4일 밝혔다.

▲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 확정된 한양도성의 숙정문(도성의 북쪽 대문)과 도시경관.                                                                                        [사진제공=문화재청]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은 세계 유산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있는 유산들을 앞으로 충분한 연구와 자료 축적을 통해 세계유산으로 올리도록 하기 위한 예비목록이다. 최소 1년 전까지 잠정목록에 등재된 유산만이 세계유산으로 신청할 자격이 부여된다.

 이번에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한양도성은 조선 태조가 한양천도 후 1396년 백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의 정상과 능선을 따라 18.6km 규모로 축조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최장기간(1396~1910, 514년) 도성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양도성 북악 구간 모습                                                                                             <사진=문화재청>

또 평지성과 산성의 구조가 결합한 포곡식 성곽으로 성곽의 시기별 축조 형태와 수리기술의 증거가 잘 남아있으며, 자연적인 지형에 따라 축조되어 뛰어난 역사도시 경관을 보여준다. 성곽 구간마다 성곽 축조에 참여했던 장인의 실명을 새겨놓았다. 

조선왕조를 한양으로 천도한 후 도성을 쌓기 시작하였는데 전국에서 수많은 인원을 동원하여 공사를 하였다. 도성의 축성에 동원된 인원과 도성의 규모에 대해서는 『조선왕조실록』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 작자미상 한양도성도                          18세기말

" 도성(都城)의 둘레가 9천 975보(步)인데, 북쪽 백악사(白嶽祠)로부터 남쪽 목멱사(木覓祠)에 이르는 지름이 6천 63보요, 동쪽 흥인문(興仁門)으로부터 서쪽 돈의문(敦義門)에 이른 지름이 4천 386보가 된다.  정동(正東)을 흥인문, 정서(正西)를 돈의문, 정북(正北)을 숙청문(肅淸門), 동북(東北)을 홍화문(弘化門)【곧 동소문(東小門).】, 동남(東南)을 광희문(光熙門)【곧 수구문(水口門).】, 서남(西南)을 숭례문(崇禮門)【곧 남대문.】, 소북(小北)을 소덕문(昭德門)【곧 서소문(西小門).】, 서북(西北)을 창의문(彰義門)이라 하였다.

태조(太祖) 5년 병자 봄에 각도의 민정(民丁) 11만 8천 76명을 모아 도성을 쌓기 시작하였는데, 정월 15일에 역사를 시작하여 2월 그믐날에 역사를 파하니, 번와(燔瓦) 및 석회군(石灰軍)이 또 1천 759명이었다. 가을에 이르러 또 민정 7만 9천 431명을 모아서 8월 13일에 역사를 시작하여 9월 그믐날에 역사를 파하였다.  세종 4년 임인에 태종의 명으로 성을 수축하여 토성(土城)을 모두 돌로 바꾸었는데, 8도의 군사 총 32만 2천 4백 명을 모아, 정월 15일에 역사를 시작하여 2월에 마치었다. 성 동쪽에, 처음에 수문(水門) 3을 열었는데, 장마를 만나면 문이 막히는 것을 없애기 위하여 2문을 더 만들었다.

▲ 한양도성 낙산 자락의 성곽. <사진=문화재청>

 성터가 높고 험한 곳은 석성(石城)을 쌓아, 높이가 15척이나 되었으며, 길이가 1만 9천 2백 척이었다. 평탄한 산에는 토성(土城)을 쌓아, 아래의 넓이는 24척, 위의 넓이는 18척, 높이가 25척이며, 길이가 4만 3백 척이었다. 수구(水口)에는 구름다리[雲梯]를 쌓고 양쪽에다 석성을 쌓았는데, 높이가 16척, 길이가 1천 50척이요, 동대문(東大門)에는 지세가 낮으므로 밑에다가 돌을 포개어 올리고 그 뒤에 성을 쌓았으므로, 그 힘이 다른 곳보다 배나 되었다.

 문화재청은 지난 4월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회를 개최하여 '한양도성'을 세계유산 잠정목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이에 따라 서울특별시(시장 박원순)는 6월에 '한양도성 보존 ・관리・활용 종합 계획'을 수립하였고, 9월에는 한양도성 관련 전담 조직인 '한양도성조감'을 신설하는 등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해 왔다.

문화재청과 서울특별시는 앞으로 상호 긴밀히 협조하여 한양도성의 세계유산 가치 발굴을 위한 학술연구와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통해 한양도성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