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예로 들어 멘탈헬스산업의 규모는 10년 사이에 2배씩 증가했다. 1980년대 200억 달러에서 1990년대 550억 달러, 2000년대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잘 가늠이 되지 않을 텐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조선산업이 세계 1위를 하고 있다. 그 규모가 1천억 달러이다. 메모리반도체산업도 전 세계 1천억 달러이고 대한민국은 5백억 달러를 하고 있다.”

이민화 한국디지털병원 수출사업협동조합 이사장(KAIST 교수)은 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가야금 홀에서 열린 ‘2012 국민정신건강 대강연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멘탈헬스 시대로의 초대’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강연회는 글로벌사이버대학교(총장 이승헌)가 주최한 행사로 의학, 대체의학, 명상, 연예인 등 정신건강 전문가와 대중적인 연사들이 국내외 멘탈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제시했다.

이날 이민화 이사장은 '21세기 새로운 트렌드, 멘탈헬스산업의 미래전망'을 주제로 "최근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정신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는데 이것이 실제 생활 속에 반영되려면 산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지금 이 시대가 멘탈 산업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가야금 홀에서 ‘2012 국민정신건강 대강연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이민화 한국디지털병원 수출사업협동조합 이사장(KAIST 교수)은 '21세기 새로운 트렌드, 멘탈헬스산업의 미래전망'을 주제로 강연했다.(사진=이효선 기자)

멘탈헬스에서 주목받는 직업, ‘브레인트레이너’

“한국 두뇌산업은 급속하게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치매 등 뇌 질환이 많아지고 있다. 2050년이 되면 전 세계에서 2번째로 늙어가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이사장은 멘탈헬스를 일리스(illness: 질병)와 웰니스(wellness: 건강)로 구분, 이를 전문적으로 지도할 트레이너 육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로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가 멘탈헬스에 주목받는 직업군이라고 소개했다.

“근육을 키우려면 피지컬 트레이닝(Physical Training)이 필요하듯 뇌를 키우려면 멘탈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멘탈헬스와 달리 멘탈질환은 뇌가 잘 작동하지 않아서 사고, 인지, 감성, 신호전달, 육체적 행동의 문제들이 생긴 것을 말한다. 이러한 문제는 사고력 및 집중력 장애, 감정의 기복, 수면 장애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멘탈헬스는 성공적인 두뇌 활동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또한 일상생활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며 스트레스에 대한 대응력도 포함된다.

흥미로운 것은 정신건강을 통해 보다 창조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민화 이사장은 현 학교 교육이 사회가 요구하는 창조적인 인재상과 상관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8년 동안 정체하고 있는 대한민국, 왜?

“천 명의 학생에게 앞으로 뭐가 되고 싶으냐고 물어봤다. 60%가 공무원, 교사 등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소는 누가 키우느냐고 했다.(청중 웃음) 공무원과 교사가 국가의 부를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공무원 신드롬이 크다. 신랑감 1위는 잘생긴 공무원이라고 한다. 2위는 못생긴 공무원, 3위는 이혼한 공무원이다. 나라가 이래서 되겠어요? 멘탈헬스가 필요한 이유는 멘탈 일리스(mental illness)를 치료하는 것도 목적이지만,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사람을 키우는 데 있다.“

그는 전자공학 박사이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고 아는 문제가 별로 없었다며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런 문제를 모른다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 즉 학교 교육은 실생활에 쓰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래사회의 움직임을 봤을 때, 이제는 정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부딪칠 때 창조적으로 해결해나가느냐가 중요하다.”

그는 수능 언어영역에서 한 문제를 틀리면 2등급이 된다는 것만 보더라도 우리 교육시스템은 누구나 정답 공포증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양성되는 인재의 두뇌 속을 살펴보면 안정적인 사고, 정답 신봉, 실패 공포증이 가득하다. 이를 도전적인 사고, 기업가 정신, 호기심, 모험심, 긍정성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두뇌 속의 일부는 빈칸으로 한 것에 대해 이 이사장은 “사라진 공간에 무엇을 집어넣느냐?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 모든 것이 꽉 찬 상태에서는 창조성이 나오지 않는다. 한 마디로 ‘비움’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8년 동안 국민소득 2만 달러 근처에 머물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10년이 더 걸려야 3만 달러가 된다고 말했다.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갈 때는 열심히 따라잡는 패스트 팔로우(fast follower, 빠른 추격) 전략이 효과적이었을지 모르겠지만, 그 이상 나갈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한국이 추구해야할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선도자)를 위해 내용이 아니라 생각하는 교육, 융합교육에서 창조적인 인재가 나올 수 있다.

천지인의 융합으로 나아가야

한편 이민화 이사장은 멘탈헬스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으로 대립이 아니라 선순환구조를 갖춘 천지인 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태초에는 혼돈(無極)이 있었다. 그다음에 천지(天地)로 분별된다. 음과 양, 낮과 밤, 여자와 남자들이 나온다. 이러한 양극체제는 효율적이지만 갈등이 심화되면 함몰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성장 없는 분배가 없고 분배 없는 성장이 없다. 회사가 직원에게 월급을 적게 주면 사장은 돈을 많이 버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대기업이 하청업체를 쥐어짜면 대기업이 잘될까요? 지속가능하지가 않다. 이제 우리는 그 지속가능성을 풀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선순환구조는 양극에서 천지인 태극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집에서 콩나물을 키워보셨죠? 콩나물은 양극의 모양인데 막 싹이 트기 시작하면 태극모양이 된다. 생명은 갖는 형태가 된다. 태아의 모양도 태극이다. 요즘 경제민주화 논의도 성장과 분배라는 양극의 문제가 아니라 선순환 구조로 봐야 한다.”

올바른 세상은 다른 사람을 일방적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나의 발전이 타자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선순환으로 흘러야 한다.

따라서 건강이란 순환구조에서 나올 수 있다. 사회가 순환하지 않으면 건강하지 않는 것과 같다. 이는 공산주의와 독점자본주의가 순환을 파괴한 것에서도 찾을 수가 있다.

이러한 선순환은 우주와 나 그리고 몸이 하나라는 것. 인간은 영성으로 통합되는 과정으로 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세상의 지식은 스마트폰에 맡기고 사람은 그 위의 직관력과 영성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강의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