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후 3시 3분간 3명에게 힐링하자는 ‘333 캠페인’. 공교롭게도 숫자 3이 3번이나 겹친다. 1도 2도 아닌 3에는 어떤 비밀이 담겨있을까. 사람으로 비유할 때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된다. 세 사람이 모일 때 군중을 움직이는 법칙이 실제 지하철 사건과 횡단보도 실험에서 증명됐다.

지난 2005년 10월 17일 지하철 5호선 천호역에 한 남자가 열차와 플랫폼 사이에 몸이 낀 사고가 발생했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때 한 사람이 큰 소리로 지하철을 함께 밀어보자고 제안을 했다. 두 명 세 명이 밀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다. 이제는 구령에 맞춰 ‘밀어!’하면서 함께 힘을 냈다.

한 두 사람으로는 꿈적도 하지 않던 40톤 가까이 되는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열차에 몸이 낀 사람은 두 다리에 가벼운 타박상만 입고 빠져나올 수 있었다.

EBS 제작진은 흥미로운 실험을 감행한다.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횡단보도 한복판에서 어떤 사람이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도록 한다. 이때 과연 몇 사람이 동참해야 사람들이 하늘을 쳐다볼 것인가이다.

결과는 세 사람이 똑같은 행동을 할 때 주변에서 ‘뭐가 있다는 거야?’라며 쳐다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데 필요한 사람은 많은 숫자가 아니라 단 3명이면 된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대해 짐 바르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EBS와의 인터뷰에서 “3명이 모이면 그때부터 집단이라는 개념이 생긴다. 그것이 이제 사회적 규범 또는 법칙이 되고 특정한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나 그리고 나와 뜻을 같이 하는 한 사람 두 사람이 모이게 되면 전체를 바꿀 수 있는 놀라운 상황이 된다. 그것이 숨겨진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법칙은 기업 경영에서 조직혁신의 열쇠로도 적용된다.
최병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08년 CEO 강의에서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라고 하지만, 주변 사람들과 상황에 영향을 받아 ‘군중행동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군중을 움직이는 신비한 숫자 3에 주목, “비전을 같이 할 3명만 확보하라. 그리하면 전체가 움직일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하루 3명과 함께하는 힐링캠페인은 대한민국 사회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되는 이유다.

한편 세상을 바꾸는 숫자 ‘3’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면면히 이어져왔다는 점이다.
한상우 교수는 그의 책 <우리 것으로 철학하기>에서 “우리는 유난히 3이라는 숫자에 집착한다. 가위 바이 보를 해도 세 번은 기본으로 해야 한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삼년상을 치르고 장사를 지내면 사흘 전에 삼우제를 지낸다. 고사를 지내도 고수레는 세 번은 해야 하고 동제(洞祭)를 지내도 온통 3이라는 숫자와 연관을 짓는다”라고 밝혔다.

밥도 세 그릇, 나물도 세 가지, 술도 석잔 등 한민족의 정신세계는 3으로 대표될 수 있다. 그런데 그 3의 원형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고조선 건국 이야기에서도 찾을 수가 있다. 한웅이 가지고 온 천부인 3개, 풍백 우사 운사 3신하, 3천 무리 모두 ‘3’이기 때문이다.

한민족의 건국이념인 홍익철학으로 대한민국의 아픔을 힐링하자는 캠페인. 그 속에 세상을 바꾸는 법칙도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