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힐링인가? - 몽골이 100년 다스리던 땅, 상처받은 제주를 힐링해야
전국 758개 지역축제 대부분 '적자'인데? - 지형지물을 잘 활용하면 '흑자' 가능하다
명상산업의 전망은? - 인도는 천막에서 명상을 해도 세계인이 찾는다

지난 15일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 제주국학원에서 만난 고성보 원장은 제3회 힐링명상페스티벌을 치르고나서 “확실한 비전과 성공 가능성을 보았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본보 10월 13일자 기사 바로가기 클릭)

국내 최초로 ‘힐링’을 주제로 대규모 명상축제를 기획한 고 원장은 “체육관이 아니라 열린 광장에서 대중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실내에서 우리끼리 하는 행사가 아니라 밖으로 나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고성보 제주국학원장

다음은 일문일답.

▲ 개회식에 3천 명이 몰렸고, 3일 동안 7천명이 다녀갔다.

“제주도에 많은 축제가 있지만, 개회식에 1천명 이상 모이기 어렵다. 한 도의원은 3천명이 모인 것에 놀라며 ”미안합니다. 제가 국학원을 다시 봤습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애월읍 주민만 1천명이 다녀갔다. 7천 명 중에 5천 명 이상은 도민과 관광객으로 보면 된다.”

▲ 홍보는 어떻게 했나?

제주국학원이 있는 애월읍 지역을 중심으로 직접 발로 뛰며 지역의 리더를 만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은 다 했다. 언론, 기관단체, 현수막, 인터넷 홍보도 했다. 올해는 늦어서 못했지만, 내년에 제주도 축제 일정에 반영되면 더 많이 알려지게 될 것이다.

▲ 행사라고 하면 교통이 편리한 시내에서 많이 하는데, 산간지역인 제주국학원으로 장소를 결정할 때 반대는 없었나?

물론 처음에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제주역사문화공원에서 행사를 치르는 것이 단군할아버지도 바르게 알리고 제주국학원도 홍보되는 등 여러 면에서 좋겠다고 판단해 설득했다.

- ‘힐링명상’을 축제로 기획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 ‘힐링명상’이라는 단어의 원산지는 세도나 일지명상센타라고 생각한다. 요즘 대한민국에 ‘힐링’이라는 말이 뜨면서 우리가 주연이 아닌 조연이 되어가고 있는 점에서 자각이 들었던 이유도 있다.

두 번째로 제주도는 탐라왕국이 멸망하면서부터 수많은 역사의 질곡 속에서 많은 상처를 받아왔다. 몽골이 100년을 다스리던 땅이었다. 일제는 아무것도 아니다. 4ㆍ3 항쟁 등 제주가 겪은 아픔을 먼저 힐링하면 대한민국도 힐링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세계적으로 힐링하는 축제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1회와 2회는 제주 본연의 정신을 회복하기 위한 '제주 하늘열림, 산방산 용머리 혈맥잇기' 축제였다)

▲ 제주국학원은 10월 12일~14일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 제주역사문화공원에서 제3회 힐링명상축제를 개최했다. 도민과 관광객 7천명이 다녀갔다. 사진은 13일 개막식.

- 3일 행사 중에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 총 10여 가지 명상프로그램 중 힐링생명전자명상, 힐링자연명상, 다이내믹율려명상 등의 인기가 가장 많았다. 이 중 힐링생명전자명상과 힐링자연명상은 평상시에도 유료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 이번 행사의 성공비결로 ‘개방성’과 ‘대중참여’를 꼽았는데?

▲ 어떤 행사를 치르더라도 실내에서 우리끼리 하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야 한다. 대중들이 참여하고 함께 어울리는 축제이었을 때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국학기공대회도 매년 같은 회원이 체육관에서 하고 있다. 외부인이 국학기공을 볼 때 어린아이부터 할머니까지 기공하는 모습은 신선하다. 이번에 제주국학기공대회도 축제 기간에 열어서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국학기공을 봤다.

행사는 실내에서 하면 안 된다. 공원에서 하던 밖으로 나가서 대중이 참여할 수 있도록 즉석 이벤트라도 해야 한다. 축제기간에 연 날리기를 하나 가지고도 도민들이 많이 왔다.

- 행사진행자가 중고등학생인 것도 눈에 띤다.

▲ 처음에는 100명 생각했는데 이번에 중간고사 기간이라 자원봉사도 겸해서 30명 정도 왔다. 우리는 항상 그렇게 했다. 학생들도 진행하면서 배워가는 점도 많다.

- 부스는 어떻게 운영했나? 외부인도 많이 참여한 것으로 안다.

▲ 30여 개 부스를 운영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영리가 아니냐고 불만이 없도록 힐링핸즈, 생명전자 방송국 체험 등 비영리가 영리보다 2배 더 많이 구성했다.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먹거리 부스인데, 술은 소주는 안 되고 막걸리만 준비해 최대한 건전하게 했다. 이번에 부스를 운영했던 한 부부는 행사 기간에 명상을 체험하더니 돌아가면 직접 배우겠다고 말했다.

- 힐링명상산업의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 인도의 명상지를 몇 년 전에 기회가 있어서 방문한 적이 있다. 시설은 천막 등에서 하는 등 대단치 않았으나, 문제는 프로그램을 탄탄하게 구성하고 이를 상품화하고 유명브랜드화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삼천리 금수강산이라 천혜의 자연경관이 있다. 이를 한민족의 전통수련법에 바탕을 둔 명상법을 체계적으로 상품화하고 브랜드화해나간다면 힐링산업 전망은 밝다고 본다. 그 중에서도 제주는 전망이 가장 밝다.

- 함평군 나비축제가 성공했다지만, 실제로 전국 758개 지역 축제 중에 적자가 상당하다. 힐링축제는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가?

▲ 하기 나름이라고 본다. 대부분의 축제들이 컨텐츠가 부족하고, 보여주기 위한 축제, 먹거리 축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적자가 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힐링명상축제는 국내외에 사전 홍보를 잘하고 3만평 규모의 제주역사문화공원, 일지기가든 등 시설을 잘 활용하고자 한다. 앞으로 3년 내에 행사를 10일로 확대해 5만 명 이상 방문, 흑자가 나는 축제로 발전시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