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高句麗)’라는 글자를 읽을 때 [고구려]라고 발음하고 있으나 실은 [고구리]로 발음해야 한다.”

최기호 몽골 울란바토르 대학교 총장(사진)은 오는 24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출판문화협회 4층 강당에서 열리는 국학운동시민연합 역사특별강좌에 앞서 주최 측이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총장은 ‘고구려 강역의 진실과 한반도의 미래’라는 주제로 고구려의 국호, 추모와 주몽의 관계, 엄리대수의 위치 등에 관해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고구려를 고구리로 발음하는 이유에 대해  ‘려(麗)’자는 나라이름의 경우 [리]로 발음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는  <위서>, <북사>, <구당서>, <당서(唐書)> 등에 ‘고리(高麗)’로만 표기한 것에서도 찾을 수가 있다고 했다.

또한, 고구려의 시조 주몽은 광개토대왕비문에 ‘시조 추모왕(始祖 鄒牟王)’이라고 기록했기 때문에 추모왕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몽(朱蒙)이외에도 추몽(鄒蒙), 중모(中牟), 중모(仲牟), 도모(都牟), 상해(象解)' 등 여러 가지 한자로 표기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최 총장은 “‘추모(鄒牟)’를 다른 한자로 전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주몽’이라고 기록한 이유는 김부식이나 일연이 5세기 초(414년) ‘광개토대왕비’의 기록을 보지 못했다고 최 총장은 분석했다.

주몽의 의미는 중국사서 <논형>과 <위서>에서 ‘부여어로 활 잘 쏘는 것을 주몽이라고 한다(夫餘謂善射曰朱蒙)’고 하였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이것을 근거로 기록했다고 본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몽골어에도 ‘촐몽(Цолмон)’이라는 단어가 있다는 점이다.  주몽(朱蒙), 추모(鄒牟), 추몽(鄒蒙), 중모(仲牟)’라는 이름에서 거의 발음이 유사하다. 또한 촐몽이 샛별(동명성, 금성)이라는 단어인데 추모왕의 시호가 동명성이라는 것도 관련성이 있다.

중국 역사가들은 추모왕을 ‘천제의 아들’이 아니라, ‘해의 아들’이라고 낮춰서 불렀다. 이는 <논형>에서 고구려의 국호를  기술하는데 ‘하구리(下句麗)’라고 비하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 총장은 하구리(下句麗)로 기록 한 곳은 <삼국지(三國志)>를 비롯하여 <한서(漢書)>, <후한서(後漢書)>, <양서(梁書)> 등 여러 곳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광개토대왕비>에 나오는 엄리대수(奄利大水)는  지금의 ‘아무르(Амур)강’이라는 주장이다.

‘엄리(奄利)-’ 는 강의 이름을 나타내는 고유명사의 어근이고 ‘-대수(大水)’는 보통명사로 ‘큰 강물’을 이르는 말이다. 이렇게 본다면 엄체수(淹滯水), 엄사수(淹㴲水), 엄수(淹水) 등 모든 어휘에서 공통된 ‘엄(淹)-’ 이나 ‘엄리(奄利)-’ 는 강 이름을 표현하는 고유명사가 된다. 그리고 -대수(大水)나 -수(水) 등은 강물을 나타내는 일반 명사이다.

[엄(奄)-]은 [아무(Аму)-]와 대응되며, [-리(利)]는 [-르(-р)]와 대응되는 구조이다. 그러므로 [아무르(Амур)]를 한자로 전사한 것이 [엄리(奄利)-]이기 때문에 <광개토대왕비>의 엄리대수(奄利大水)는 지금의 ‘아무르(Амур)강’이 된다는 것이다.

최 총장은 “김부식과 이규보가 ‘엄리대수(奄利大水)’ 위치를 지칭하는 것도 압록강의 동북쪽에 있는 아무르강과 일치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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