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전 경남국학원 정한욱 운영이사를 찾았다. 정 이사는 다음날 있을 국학기공대회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게다가 올 8월 경남국학원을 양덕동으로 이전시키며 벌써 사무실 월동준비까지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서글서글한 인상 뒤로 꼼꼼한 성격이 엿보였다. 

▣ 오직 한마음으로 걸어온 국학 15년의 길, 이제부터 진짜 시작입니다!

"국학을 시작한 지도 벌써 올해 16년째로 접어드네요. 국학을 알게 된 건 신문광고 때문이었어요. 신문을 보고 있었는데, 한 면에 크게 국학강사를 모집한다는 광고가 났더군요. 그때는 국학이 뭔지도 몰랐지만, 강사라고 하니까 왠지 해보고 싶더라고요. 하하하. 그래서 시작하게 됐죠."

▲ 경남국학원 정한욱 운영이사

정 이사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서 살고 있을 때 신문을 통해 국학을 알게 되었다. 교육을 받은 지 한 달 만에 아파트 단지 부녀회 10명을 대상으로 국학지도를 나서며 국학강사로서의 첫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자신도 생각지 못한 초스피드 입문식이었다.

그로부터 2년 후 고향인 진주로 내려오게 되었지만, 국학에 대한 그의 열정은 사그라질 줄 몰랐다. 그 당시 경남지역에서 매주 '우리 얼 찾기'란 역사강의가 열리고 있었는데, 강의를 꼬박꼬박 들으면서 국학에 대한 확신이 더 깊어졌다고 한다. 정 이사는 지역국학활동을 묵묵히 해오며 쌓은 크레딧으로 올 2월 운영이사로 발탁되었다. 오직 국학을 알려야겠단 그 한마음이 만들어낸 자리였다.


▣ 국학을 이야기할 때마다 가슴이 뜨거워져야 합니다!

국학이 대체 어떤 의미이길래 이렇게 오랜 시간 마음을 지키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냐고 물었다.

"국학이 제게 무슨 의미냐고요? 국학은 바로 나의 뿌리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국학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마다 가슴이 뜨거워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 요즘처럼 민족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이때, 뿌리를 제대로 다시 찾는 것만큼 가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학원이 더 큰 활동을 해야 합니다."

정 이사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참 많이 변했다고 했다. 원래는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국학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는 관공서 초청 건강강의와 교도소에서 국학강의 등을 하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태어나 타고난 성격 바꾸는 것만큼 힘든 건 없다던데, 그가 가슴으로 느낀 보람이 얼마나 컸기에 성격이 바뀌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 이사는 올 8월 말부터 진주시에서 일반인에게 국학을 더욱 알려 나가기 위해 매주 시민강좌를 시작했다. 지금은 창원시에서도 시민강좌를 열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한다.

"아직은 국학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아서 쉽지는 않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이 길이 얼마나 소중한 지 알았기 때문에 꼭 가야 할 길이고요. 큰 뜻을 품고 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간다면 언젠가 꿈은 이루어질 겁니다."

▲ 경남국학원 활동가들. 오른쪽부터 정한욱 운영이사, 장인숙 교육국장, 우문택 사무처장, 정성희 회계팀장, 정정삼 활동가


▣ 나의 꿈은 홍익도시를 만드는 것입니다!

정 이사는 국학을 알리기 위해서 가장 먼저 시군구에 국학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행해 옮긴 곳이 경남지역이라고 한다. 경남지역은 총 8개 시 10개 군으로, 현재 창원시, 김해시, 거제시, 진주시, 통영시, 창녕군 등 5개 시 1개 군에 국학원 거점이 마련되어 있다. 국학을 알리기 위해 국학강사,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인국학강사, 학교 학생을 위한 인성강사 양성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경남은 민족역사에 대한 정체성이 강한 지역이에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에서 김시민의 지휘 아래 3,800명의 조선군이 2만 명의 왜군과 싸워 이겼어요. 후에 김시민이 전사하면서 성이 함락되었지만요. 마산은 민주화의 최선봉에 섰던 곳이에요.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대해 1960년 3월 15일 마산에서 시민과 학생들이 이를 규탄하는 시위를 일으켰죠. 통영은 잘 아시다시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얼이 서린 곳입니다. 이런 경남의 역사적 영광과 아픔을 함께 껴안고 그 민족의식에 국학의 불을 붙일 겁니다."

경남국학원은 국학의 불을 활활 태우기 위해 매년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행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기연호 복원운동, 만리장성 서명운동 등을 추진 중이다.

정 이사는 내년 지역 개천절 행사를 크게 열어 국학을 알리고 싶다며 벌써 구상 중이다. 경남도민 3천여 명이 참여할 수 있는 개천행사를 열고 싶다며 홍익의 뜻을 전할 수 있는 국학강사도 더욱 많이 만들어낼 거라고 다짐한다. 또한, 그분들이 각 시의 국학시민으로서 지역 봉사활동에 앞장설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한다.

"앞으로 국학원이 시를 위한 자문역할로 톡톡히 자리매김하게 하는 것이 저의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 역할을 하기 위해 여기까지 오게 됐고, 그 기회를 통해 저 역시 제 꿈을 위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홍익의 문화와 정신을 통해서 진정한 평화도시를 만드는 것, 여기 경남지역에서 시작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氣'를 살리는 전국 국학원 탐방] 연재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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