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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돈만 버는 도시에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로"

▲ 울산국학원은 지난 3일 울산 태화강공원 오산광장에서 단기 4345년 개천축제를 개최했다.

단기 4345년 개천축제가 지난 10월 3일 울산 태화강공원 오산광장에서  개최됐다. 축제에는 고조선의 건국기념일인 개천절을 축하하고 반만년 전 국조 단군왕검이 나라를 세운 뜻을 기리기 위해 울산국학원에서 주최하고 울산광역시가 후원하여 시민 300여 명이 함께했다.

개천절을 축하하기 위한 단무도 시범 공연, 사물놀이, 대금산조 등 다양한 공연을 통해 울산시민들과 어우러져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였다.

행사를 주최한 울산국학원 문종수 사무총장은 "개천절은 역사를 초월한 우리 민족의 축제이자 제천행사이다. 까닭에 개천절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의 상징이자 반만년 역사를 정당화하는 토대가 된다", "우리 민족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이화세계라는 이념을 다시 한번 새기는 날을 울산 시민들과 함께 하고자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날만큼은 울산 시민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진심으로 대한민국의 생일을 축하했다.

먹고 살기 바쁘지만 그럼에도 해야 할 일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의미에서 자신도 모르게 세상이 달라진 모습을 보고 비유한 말인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은 지난 50년간 울산의 모습을 보면 고스란히 느껴진다.

울산은 지난 1962년 공업센터지정 전까지만 해도 동해안의 작은 소도시에 불과했다. 불과 50년 만에 울산은 근로 연봉 전국 1위로 올라설 만큼 눈부신 경제성장을 했다.

그동안 오일쇼크, IMF, 금융위기, 재정위기 등 숱한 위기가 있었지만 모든 도전과 시련을 뚫고 인구 100만의 도시로는 유례가 없는 1천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이야기할 때 울산을 빼놓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경제성장에 집중하면서 소홀했던 부분도 많았다. 울산은 인구 110만 명 중 80% 이상이 대규모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직장 때문에 온 사람들이다. 경제활동 쪽으로 치우치다 보니 각종 문화행사에 대한 인프라는 부족했다. 먹고사는 문제에 바빠 문화나 역사 문제에는 자연스럽게 무관심했다. 이렇듯 척박한 환경에서 울산국학원은 한민족의 전통문화인 선도문화를 복원하고 바른 역사를 알리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위) 2003년 9월 제3회 시장배 국학기공 대회 모습. 울산국학원은 매년 시군별 국학기공 대회를 개최한다.(밑) 2005년 8.15 광복절 기념 평화통일기원달리기

울산국학원은 1997년 컨테이너로 된 2층 사무실에서 국학원의 전신인 한문화 운동본부 울산지부로 출발했다. 당시 10여 명의 사람들이 뜻을 모아 성금을 내어 울산에 한민족의 정신과 정체성을 올바르게 알리고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규모는 미약했지만 그 열정만큼은 누구와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었다.

또한, 199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시·군별 국학기공 대회를 비롯하여 3·18.15광복절 기념행사를 열고, 바른 역사와 평화통일기원 전국달리기를 개최했다. 또한, 일본이나 중국 사이에 역사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발 벗고 나섰다.

2003년 중국이 유네스코에 고구려 유적을 자국 유적으로 등재하기 위해 동북공정을 일으키자 전국적으로 100만 서명운동이 시작되었고, 울산에서도 울산국학원 주축으로 서명에 동참했다. 2006년 또다시 중국이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주장을 펼치자 울산국학원은 1천 만 명 서명운동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개하며 중국대사관 앞 1인 시위, 백두산 지킴이 운동본부 발족 등의 활동을 펼쳤다.

▲ 2006년 중국의 고구려 역사침탈을 반대하는 시위가 울산국학원을 중심으로 열렸다.

울산국학원이 역사와 문화 및 철학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일을 벌일 때마다 그 뜻에 공감하고 함께하길 원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정신만 지키고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도 돌아보자고 뜻을 모아 국학평화봉사단을 설립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등 불우이웃돕기도 시작했다. 국학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모아 매년 반찬배달, 의류, , 전기매트 등을 구입하여 전달하기도 하고, 시민들이 보다 더 건강해질 수 있도록 양로원이나 병원, 요양원, 공원 등에서 국학기공을 지도했다. 그뿐만 아니라 학교, 기업, 문화센터 등에서 국학강의 및 인성교육도 꾸준히 하고 있다.

앞만 보고 달려온 10여 년의 세월 울산국학원 회원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10만 명 이상이 국학 활동에 동참했다. 현재 30여 명의 전문 국학 강사가 71곳에서 국학기공을 비롯하여 한민족의 정신을 전하고 있다.

"울산시민의 가슴에 국혼의 꽃을 피우리라"

지난 2006년은 울산국학원이 또 한번 크게 도약하는 해였다. 그해 4월 울산국학원 주최로 열린 '1만 스마일 울산 페스티벌'에서 박맹우 울산시장을 비롯한 5천여 명의 참석자들이 '꿈과 희망의 일류도시 울산'을 만들겠다는 선포한 것이다.

이날 울산국학원장은 "1만 스마일 페스티벌을 통해 우리 민족의 교육이념이자 중심철학인 홍익인간이 밝은 에너지로 공명을 이루어 언제나 웃음이 떠나지 않는 가정과 더 나아가 환한 사회를 만들어 21세기를 선도하는 문화도시 울산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페스티벌 특별강연회에서 국학원 설립자인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은 "21세기는 국혼이 살아있는 도시, 국혼이 살아있는 나라가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울산시민의 가슴 속에 국혼이 살아나고, 뇌를 잘 활용해 세계에서 가장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참석자들이 크게 호응했다.

문종수 울산국학원 사무총장은 "1997년 이후 꼬박 10년간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홍익철학인 국학을 알리기 위해 뛰었다. 20061만 스마일 페스티벌을 통해 울산국학원이 울산 시민들에게 크게 알려진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 울주군 언양읍 자수정 동굴나라에 건립된 '천부경비'

지난해 10월 울산국학원은 그동안 종교적 편견으로 국조 단군의 뜻이 바르게 전달되지 못함을 반성하고 참다운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찾자는 취지로 울주군 언양읍 자수정 동굴나라에 '천부경비'를 세웠다.

천부경은 81자의 짧은 글 안에 우주의 생성, 진화, 완성의 원리와 조화와 상생의 철학을 담고 있는 한민족의 3대 경전 중 하나이다.

문종수 사무총장은 "천부경비는 울산국학원의 뜻에 동참한 사람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성금으로 세워진 것"이라며, "천부경비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에 대한 자각과 민족의 통일과 평화, 번영, 그리고 인류를 향한 조화와 상생의 기운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원"이라고 전했다.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은 한민족의 전통문화인 선도문화를 복원하고자 국학원 설립을 제안했다. 이 총장의 뜻에 동참한 전국의 국학회원들은 국학의 정신을 전국으로 전하고자 서울 인천 광주 대구 부산 제주 등 전국 16개 광역시도에 지역 국학원을 설립하여 국학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울산국학원은 이처럼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유산인 국학정신을 계승하여 한민족 고유의 역사와 문화 및 철학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 하나 지원도 지지도 해주지 않은 상황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문종수 사무총장은 그럼에도 해야만 할 일이라며 오늘도 한 명이라도 더 국학을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부정적인 것만 보고자 한다면 그것밖에 안 보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울산 시민 80% 이상이 외지인들이라 하나로 모이기 힘들다며 우리 활동에 한계가 있을 거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속을 보니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의지하기 위해 각종 향우회나 동호회들이 활발하고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저희 활동가들은 더 열심히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먼저 찾았고 그 노력의 결과가 오늘의 울산국학원을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