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대의 도시적 삶은 우리에게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우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고 컴퓨터를 사용하고 은행이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노래하고 춤추며 노는 것까지 배워야 한다. 배우지 않으면 춤출 줄도 모르고 놀 줄도 모른다.

하지만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은 숨을 쉬고 물을 마시는 것처럼 배우지 않아도 되는 아주 단순한 것들이다. 생명과 직결되는 심장박동, 혈압, 체온 등은 우리가 신경 쓰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인다. 일부로 배운 적도 없고 그래서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숨 쉬고 먹고 마시는 것처럼 우리가 의도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들도 마찬가지이다. 당신은 숨을 빠르게 쉴 수도 있고 느리게 쉴 수도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안 쉴 수도 있다. 많이 먹을 수도 있고 적게 먹을 수 있으며 원하면 안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을 배운 적이 없다.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매우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삶의 가장 중요한 일들은 관리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진다. 만약 우리가 일일이 챙겨야만 심장이 뛰고 숨을 쉴 수 있다면 어떻게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사실에 대해 감사해 본 적이 있는가? 당신의 호흡이 편안할 때 그 호흡을 한번 지켜보라. 숨을 쉬는 것이 얼마나 신비롭고 감사한 일인지. 그리고 생각해 보라. 생명이 누구의 것이고, 그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누가 당신으로 하여금 숨 쉬게 하는지.

우리는 배우는 데 너무나 익숙해 있고 지도받는데 너무나 익숙해 있다. 배운 대로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때로는 죄의식까지 느낀다. 배움에 대한 이러한 태도가 그토록 많은 전문가들을 만들어내고 우리의 삶을 점점 더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고 있다. 배움에 대한 강박이 우리의 삶을 점점 더 조각내고 더 의존적으로 만든다. 이러다간 정말로 숨 쉬는 법을 배워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실제로 나는 사람들에게 바르게 숨 쉬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그 핵심은 복잡하고 정교한 기술이 아니라 그저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것이다. 깊고 가볍게 숨 쉬라는 것, 그것이 전부이다.

의식을 몸의 낮은 중심에 두면 숨은 절로 깊어진다. 감사하는 마음, 기쁜 마음을 지니면 숨은 절로 가벼워진다. 들이 쉴 때 몸에 감사하고 내쉴 때 하늘에 감사하면 숨은 절로 깊고 가벼워진다. 자연스러워진다. 그리고는 숨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호흡을 따라 몸의 안팎을 드나들면서 숨도 잊어버리고 자신도 잊어버리고, 그저 숨이 되는 것이다.

이 자연스러움이 창조성의 원천이다.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부터 자유가 창조적인 삶의 시작이다. 뭔가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 당신을 머뭇거리게 하는 생각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해 보라. 나는 아직 잘 모른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것을 배울 필요가 없듯, 인생에서 내려야 하는 중요한 결정들은 대개 전문적인 지식과는 무관한 것들이다.

지식이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올바른 판단과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목적 자체를 선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삶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하겠는가? 아직 잘 모르겠다고, 아직 지혜가 모지란다고, 그래서 더 배워야 한다고 할 것인가?

아직 모른다는 생각, 그래서 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그만둘 때 진정으로 삶의 주인이 될 수 있고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살 수 있다. 그때서야 비로소 당신 안에 있는 신성의 지혜가 빛나기 시작하고 무한한 창조성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 지구상에서 지속가능한 인류문명을 위해서는 우리의 성품과 습관과 기술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욕구의 종류와 수준을 결정하는 성품이 달라져야 하고, 그 성품의 뿌리인 습관이 달라져야 하고,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이 달라져야 한다.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은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그리고 숨 쉬고 먹고 자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다. 그러한 변화들을 체험을 통해 확인하고 자신의 체험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며 삶의 다른 영역으로 넓혀가다 보면 삶에 대한 태도가 바뀌고 세계관이 바뀌고 결국에는 우리 문명이 바뀌게 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생명에 대한 믿음과 생명전자를 체험하는 것을 통해 얻는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 그것을 통해 자신 안에 살아있는 생명의 힘찬 에너지를 느낄 때 그 생명을 우리 안에 깃들게 하고, 노력하지 않아도 생명이 스스로 유지되도록 한 섭리의 선의를 신뢰하게 된다.

생명을 신뢰하고 그 생명의 리듬에 귀 기울여 보라. 당신의 호흡과 맥박에 귀 기울이고 그 리듬에 공명하는 법을 배워보라. 아니, 배우려 하지 말고 배움을 멈추고 귀 기울이고 관찰해 보라. 숨이 어떻게 쉬어지는지, 심장이 어떻게 뛰는지. 그리고 숨을 쉬게 하고 심장을 뛰게 하는 생명에 감사하고 그 리듬을 자유로이 표현해 보라.

그 자유로움과 자연스러움 속에 진리가 있고 생명이 있고 창조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살겠다고 선택할 때 우리의 사회와 삶의 터전인 이 지구가 생동감을 얻고 치유되기 시작한다.